미국, 中 '스파이 풍선' 격추…미중 관계 어찌 되나

김당

dangk@kpinews.kr | 2023-02-06 15:53:39

주펑 "핑퐁으로 시작된 미중 관계, 큰공(풍선)으로 위기 처해"
NYT "민주-공화, 누가 더 강경한지 경쟁하는 때 '풍선' 터져"
미 국방부는 5일(현지시간)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상공에서 격추한 중국 정찰 풍선의 잔해를 수거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마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은 5일(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은 카메라 앞에서 이번 일을 초기에 설명할 수 있었는데도 왜 그리 안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이는 직무 유기의 시작"이라고 비판했다.

루비오 의원은 "미 영공의 풍선을 막을 수 없다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인도의 땅, 필리핀과 일본의 섬을 빼앗는다면 미국이 어떻게 도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베이징도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도 성명에서 미국 측의 과잉조치에 엄중히 항의한다며 "(우리는) 유사한 여건에서 필요한 수단을 사용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베이징 외교 당국은 미국이 정찰 풍선이라고 지목한 비행체가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며 미국 진입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했다. 중국측은 편서풍과 비행선의 통제력 상실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미국 진입이었다며 적절한 처리를 위해 미국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기상 관측용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국방부는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풍선의 잔해와 정찰용 장비 등 정보 가치가 있는 모든 물체를 최대한 수거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해명처럼 기상 관측 비행선인지 미국의 주장처럼 고고도 정찰 비행선인지는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미스터리 스파이 풍선과 그 격추 사건은 미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 4일(ㅎ녀지시간) 미 국방부가 중국이 띄운 '스파이 풍선'을 전투기로 격추하는 모습. [ 미 해군연구소 트위터 캡처]

미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풍선 사건은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이 중국에 누가 더 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경쟁하는 순간에 발생했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입장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을 정하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시아태평양 정책 담당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특히 중국이 미국 등 다른 주요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기를 원하는 이 시점에 이 사건이 발생해 더욱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고 NYT에 말했다.

주펑(朱锋) 난징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50여년 전에 우리 관계(미국과 중국의 관계)의 해빙(解氷)은 핑퐁(탁구) 외교로 시작됐다"며 "(미중 관계의 해빙) 시작은 조그만 공이었고, 이제 우리 관계는 큰 공, 즉 풍선 때문에 위기에 처했다"고 NYT에 말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매튜 크로닉 선임연구원은 4일 "미국은 풍선에서 민감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중국의 능력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미국은 또한 중국 공산당이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경하고 원칙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아룬 아이어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미국은 정찰 풍선에 대한 중국의 '그럴듯한 부인'을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이러한 뻔뻔스러운 행동에 대해 적절하고 단호하며 관련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비슷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같은 강경한 분위기 속에 이번 중국 정찰 풍선 사건으로 미중관계가 다시 최악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한 뒤에 처음 열린 회기에 터진 풍선 사건은 NYT 지적처럼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이 중국에 누가 더 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경쟁하는 순간에 발생해 정치권에선 당분간 대중 강경 모드가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은 격추 자체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민간용'을 거론하며 정면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다시 화해 모드로 돌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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