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태나주 상공서 발견 "고고도 정찰기구 추적중"…한때 격추 검토
오스틴 국방, 필리핀 방문중 긴급회의 소집…바이든에 즉각 보고
美 4성장군의 '2년후 美中전쟁' 경고 메모 맞물려 미중 갈등고조미국 상공에 중국의 정찰용 무인 풍선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목격돼 미군 수뇌부 긴급 회의가 소집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 2일(현지시간) 미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 풍선이 떠 있다. 미 국방부는 미 영공에 버스 3대 크기의 중국의 고고도 감시용 풍선이 발견돼 추적 중이라면서도 사진 속 풍선이 해당 풍선인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AP 뉴시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풍선폭탄을 보낸 이후 외국의 군사용 무인 비행체가 미 본토 상공에 침입해 비상이 걸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즉각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등 진의 파악에 나섰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州) 상공에 중국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정찰용 풍선(spy balloon)'이 목격돼 미군이 대응에 나섰다고 NBC 방송이 두 명의 미국 관리와 고위 국방 관계자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NBC 방송에 따르면 미 국방 당국은 풍선이 중국 본토에서 알류샨 열도와 캐나다를 거쳐 미국 북부 상공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현재 이 비행체가 여전히 미국 상공을 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고고도 감시 비행체를 계속해서 면밀히 추적하고 모니터링 중"이라고만 방송에 말했다.
스파이 풍선이 발견된 몬태나주 빌링스는 같은 주 내의 맘스트롬 공군기지(Malmstrom Air Force Base)에서 남동쪽으로 약 280㎞ 정도 떨어져 있다. 맘스트롱 기지에는 미국 공군지구권타격사령부 산하 제20공군 소속의 제341 미사일 비행단이 주둔해 있다.
제20공군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부대로서, 3개의 공군기지에 ICBM 450발이 배치되어 있다. 이에 일각에선 해당 기지에 ICBM 지하 사일로(고정식 발사장치)가 설치돼 있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둔 정찰 활동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 미 NBC 방송은 2일(현지시간) 전날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州) 상공에 중국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정찰용 풍선(spy balloon)'이 목격돼 미군이 대응에 나섰다고 두 명의 미국 관리와 고위 국방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NBC 화면 캡처] 필리핀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관련 보고를 받자마자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글렌 밴허크 미 북부사령부(NORTHCOM) 사령관 겸 북미방공사령부(NORAD) 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를 소집해 비행체 요격 등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후 회의에서 나온 성층권 풍선 위협에 대한 몇 가지 군사적인 옵션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이어 "풍선을 격추시키지 말라"는 '강력한 권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 정찰용 풍선의 정보수집 역량이 한계가 있고, 요격 시 파편이 인근 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일단 공격을 하진 않기로 판단했다"며 "계속해서 감시하면서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NBC에 말했다.
미군은 요격에 나서진 않았지만, 네바다주 넬리스 공군기지에서 F-22 스텔스 전투기를 출격시켜 비상 대응했다. 또 비행선의 동향을 감시하기 위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도 띄웠다. 이 때문에 빌링스 공항에선 한때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지상에서 대기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NBC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는 중국의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며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와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 지구를 둘러싼 대기권 중에서 성층권은 약 10~17km 고도에 있는 대류권 꼭대기부터 50km 고도에 있는 중간권 밑면까지의 층을 말한다. 그러면서 고도 때문에 풍선이 민간 항공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구를 둘러싼 대기권 중에서 성층권은 약 10~17km 고도에 있는 대류권 꼭대기부터 50km 고도에 있는 중간권 밑면까지의 층을 말한다.
고위 국방 관계자는 중국이 이전에 성층권 풍선을 날리는 유형의 활동이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풍선이 평소보다 더 오래 미국 상공에 머무르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NBC에 말했다.
중국이 정찰용 풍선을 보낸 의도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대만 군사지원과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 중인 필리핀에서의 군사거점 확대 등에 대한 반발 성격이란 풀이가 나온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2일 필리핀 정부와 미군이 필리핀 내 군사기지 4곳을 추가로 사용하는 데 합의했다. 현재 미군이 사용할 수 있는 기지들(5곳)과 합치면 남중국해에 가까운 필리핀 내 전략 거점이 총 9곳으로 늘어난다.
이같은 미군의 움직임과 관련, 중국은 무인 비행체를 이용해 남중국해에서 정찰·감시 역량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필리핀 북부 루손 섬 인근 상공에서 거대 비행선이 포착되기도 했다.
▲ 로이드 오스틴(오른쪽) 미 국방장관이 2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대통령궁을 예방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AP 뉴시스] 한편 NBC 방송은 지난 1월 27일(현지시간) "2025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으니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시가 담긴 마이클 미니헌 미 공군기동사령관(공군 대장)의 메모를 공개해 파문이 일어났다.
미니헌 사령관은 지휘관에게 이미 배포된 메모에서 "내 예상이 틀리길 바란다"면서도 "내 직감은 우리가 2025년에 싸우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 번째 임기를 확보했고 지난해 10월 전쟁자문위를 구성했다"며 "2024년 대만 총통선거와 같은 해 치러지는 미 대선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중국에 대만 침공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니헌 사령관은 2019년 9월부터 2년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내는 등 중국 인민해방군 동향과 관련 정보에 밝은 인물이다. 미 공군기동사령부는 전장에 있는 미군의 보급-수송을 총괄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