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새해 소망, '흉년에 부자 난다'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1-23 21:29:35

부동산, 주식시장 등 비관 일색의 전망
반포자이도 분양 당시 계약률 60%불과
주가 전망, 맞기는커녕 틀리는 게 상식
'흉년'일수록 자산 매각은 신중해야 

양력으로든 음력으로든 진정한 새해가 시작됐다. 그러나 온통 암울한 전망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역대급 경기 침체','보지 못한 부동산 하락 전망' 등등 새해의 활기를 기대할만한 전망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과연 그럴까? 진정으로 우리 경제가 길고도 어두운 터널에 접어든 것일까?

부동산 거대 하락의 전조? 

정부의 전방위 규제 해제에도 불구하고 둔촌주공 계약률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조합이나 시공사업단이 정확한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계약률이 70% 정도이고 대략 1400가구 정도가 미계약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가 이 정도 수준이나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길고도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에 따라서 견해가 엇갈리지만, 앞으로 4년 동안은 부동산이 떨어질 것이라는 극단적 비관론까지 등장했다.

물론 전문가들의 혜안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과거를 돌이켜 보면 지나친 비관론에 치우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의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반포자이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2008년 분양된 반포자이는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가 속출해 초기 계약률이 60%에 그쳤다. 그러나 반포자이는 작년 분양가의 3배가 넘는 시세에 거래됐다. 서울의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뚝섬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도 마찬가지다. 2017년 분양 당시 역시 미달하는 수모를 겪었다.

부동산 경착륙을 막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확고해 보인다. 전매제한, 중도금 대출 제한과 같은 분양시장의 족쇄를 풀어주고 있다. 비관론에 휩쓸릴 필요도 없고 그렇다고 지나친 기대도 자제해야 하겠지만 분양시장 중심으로 부동산의 반등을 예의 주시해야 할 시점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언제까지,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가. 시장에 비관론이 팽배하다. 서울 반포 일대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비관론 일색인 주가 전망


주가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국내 증권사의 코스피 전망을 보면 올해 최저점이 작년 종가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한 증권사는 BNK투자증권(2364p), 유진투자증권(2300p), 유안타 증권(2250p) 등으로 단 세 군데에 불과하다.

사실 이들 증권사의 전망마저도 설 연휴 직전 코스피 2395.26p에 미치지 못한다. 말하자면 모든 증권사가 올해 코스피 지수의 최저점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최고점에 대해서는 3000p 이상을 제시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초보 투자가라고 해도 증권사의 주가 전망을 믿지는 않을 것이다. 작년 초 증권사들이 내놓은 2022년 코스피 전망은 2800p에서 3400p에 달했다. 그러나 작년 코스피 종가는 2236.40p에 불과했다. 실수라고 그냥 넘어가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개별 종목의 전망은 더욱 처참했다. 관심 종목이라고 추천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네이버, 하이브 등은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작년 초에 증권사 추천을 믿고 주식의 포트폴리오를 짰다면 반토막 수준의 투자성적표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오를 때는 마냥 오를 것처럼 선동하고 떨어질 때는 끝없는 비관론을 제기하는 소위 증권 전문가들의 말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지나친 비관론보다도 다시 올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주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 금리가 어찌 전개될지, 우크라이나 전쟁은 계속될지, 코로나 사태는 이대로 수그러들다가 끝나게 될지, 일본의 금리 방향은 어디로 향할지, 등등. 이러한 모든 게 주가에 메가톤급 재료로 작용하겠지만,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주가에서 가장 큰 호재는 가격이 떨어졌을 때라는 것이다.

흉년에 자산을 처분하지 말아야

경주 최부자 집안의 가훈 중에는 흉년에 땅을 사지 말라는 내용이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한 마디로 축약한 것이다. 흉년에는 당연히 땅값이 떨어지게 되고 이 기회를 이용해 부자가 더 싼값에 땅을 사모아 부를 늘리면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기 때문에 남의 불행을 부의 축적 기회로 삼지 말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를 땅 한 뙈기 가진 사람 입장에서 해석하면 흉년이 들어도 땅을 팔지 말라는 얘기다.

많은 전문가들이 어려운 경제를 예상하면서 빚부터 갚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빚 갚을 돈이 있으면 무슨 걱정을 하겠는가? 빚을 갚을 능력이 있다면 오히려 버텨보라는 충고를 소개해 주고 싶다. IMF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내로라하는 부자들이 나가떨어졌지만 반대로 새로이 등장한 신흥 부자들도 많았다.

풍년만 이어지면 새로운 부자가 등장하기 어렵다. 새로운 부자는 흉년에 등장한다. 큰 부자를 꿈꾸지 않더라도 자신의 자산을 지키겠다면 이 어둡고 엄혹한 현실을 버티면서 땅, 자산을 팔아치우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경제 전망은 가장 어둡다고 할 때,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새해에는 흉년에 부자가 되는 꿈을 가져보자.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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