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나경원…'반윤 낙인' 찍히고 김기현에 당심 밀려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3-01-18 10:53:28

羅 "尹 본의 아냐" 역풍에 사면초가…비난 쇄도
3개 여론조사…金, 당심 11.5%p~13.9%p 앞서
羅, '尹·친윤 분리전략' 실패…일정취소·장고돌입
金, 羅·安 지지율 합에 뒤져…결선투표 최대 변수
'尹心 마케팅만'으론 부족…확장성으로 과반 얻어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선택의 기로에 처했다. 3·8 전당대회 출마 문제가 여전히 딜레마다. "고"를 외치다가 난관에 빠졌다. 

안 그래도 고립무원이었다. 그런데 페이스북 글로 상황이 더 나빠졌다. "저의 해임은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는 내용은 거센 역풍을 불렀다. 대통령실, 친윤계는 물론 초선들도 적으로 돌아섰다.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7일 대구 동화사를 방문해 대웅전으로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믿었던 '당심'도 흔들리고 있다. 18일 나온 여러 여론조사 결과 김기현 의원이 1위로 떠올랐다. 그간 나 전 의원은 당 지지층 대상 당대표 적합도(당심)에서 선두를 독주해왔다. 그러나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이 격화하며 지지율이 떨어졌다.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당심에서 35.5%로 1위를 차지했다. 나 전 의원은 21.6%에 머물렀다. 안철수 의원은 19.9%. 나 전 의원과 안 의원은 2위권으로,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였다.

직전 조사(12월 27∼29일)에서 31.8%였던 나 전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9.2%p 급락했다. 반면 15.2%였던 김 의원은 20.3%p 급등했다. 두 사람 등락의 폭은 무려 30%p에 가깝다.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서도 김 의원이 당심에서 34.3%로 가장 높았다. 나 전 의원 22.8%로 2위, 안 의원 15.4%로 3위였다.

알앤써치 여론조사에선 김 의원 35%, 나 전 의원 23.3%, 안 의원 18%로 집계됐다.

세 조사에서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의 지지율 격차는 11.5%p~13.9%p였다. 모두 오차범위 밖이다. '윤심 논란'으로 나 전 의원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나경원=반윤' 낙인을 찍은 게 먹혔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심 마케팅'에 열심인 김 의원은 반사이익을 챙겼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대전시장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려다 취소했다. 공식 일정 없이 출마 여부를 숙고하는 것으로 비친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할 말이 없다"며 침묵을 지켰다.

윤 대통령과 친윤계를 '분리 대응'하려던 전략은 실효성을 잃었다. 대통령실이 찬물을 끼얹어서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못 박았다.

또 "나 전 의원은 사과하라"는 초선들 집단 공격은 큰 부담이다. 재선들도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은 통화에서 "국민밉상(윤핵관 장제원과 그 주변) 편들어주기 싫다고 마냥 엇나가는 당원밉상(나 전 의원)을 두둔할 수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당권 주자들은 나 전 의원을 압박했다. 김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해임 결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 있는 정치인의 길을 걸어온 분 답게 책임 있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을 주변 상황을 잘못 판단하는 지도자로 비하한 격이 돼버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은 친윤이 아니라 반윤의 이미지가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도 대통령실을 편들었다.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대기 실장이) 사실을 정확히 알리는 의도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곽에서도 포탄이 날아왔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통해 나 전 의원을 겨냥해 "몇 달 만에 자신의 이익을 좇아 자리를 선택하는 사람. 어찌 당 대표로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며 "가볍게 행동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쏘아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들리는 말로는 지난해 (장관 후보) 검증 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것부터 해명하는 게 우선순위가 아닌가"라고 저격했다.

나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결선투표제'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이날 여론조사를 보면 김 의원 지지율은 2, 3위 주자의 합에 뒤진다. 나 전 의원이나 안 의원이 결선에 나서면 뒤집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결선투표를 가장한 일대일 대결에서 김 의원은 안 의원에게 지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반윤 유승민 전 의원 지지율까지 고려하면 김 의원 승리 확율은 더 떨어진다. 유 전 의원 표가 친윤계 김 의원보다 비윤계 주자에게 쏠릴 가능성이 크다. 김 의원에게 '표 확장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야 과반을 얻어 결선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심' 마케팅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 조사는 뉴시스 의뢰로 지난 14∼16일 국민의힘 지지층 39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알앤써치 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15, 16일 국민의힘 지지층 4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4∼16일 국민의힘 지지층 83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세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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