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M&A 재시동 기대감…성사 관건은 '추가 비용'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6-02-02 17:46:47

예별손보 '의외의 3파전'에…장기매물 적체 해소 기대
"표면 가격보다 '자본 정상화 비용 부담'이 핵심 변수"

예별손해보험(MG손해보험의 가교보험사) 공개매각에 예상 밖의 3파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보험사 매물의 잠재수요를 확인한 만큼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등 장기 적체 매물도 차례로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다. 다만, 이들 모두 적잖은 부실을 안고 있어 경영 정상화 비용까지 감안한 가격 책정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 MG손해보험(現 예별손해보험),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사옥. [각 사 제공]

 

2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예별손보 예비입찰자로 한국투자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외국계 사모펀드(PEF)인 JC플라워 3곳이 선정됐다. 예보는 약 5주간 실사기회를 부여한 뒤 다음달 말께 본입찰을 진행한다. 최종 거래가 성사되면 2024년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결정 이후 약 2년만의 사례가 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예별손보는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를 정리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설립된 가교보험사로, 지난해 2분기 기준 3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자본총계는 -2518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그간 다섯 번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럼에도 예상보다 많은 입찰자가 나타난 것은 선제적인 구조조정 효과로 풀이된다. 예보는 MG손보 승계 과정에서 임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급여도 조정해 연 300억원 이상의 인건비를 절감했다. 전체 122만건 보험계약 중 90% 이상이 장기보험으로 구성돼 있고, 보험계약마진(CSM)도 4000억~5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번 입찰에 대형금융지주와 외국계 사모펀드가 관심을 보인 점은 KDB생명과 롯데손보 등 다른 보험사 매물에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KDB생명과 롯데손보는 예별손보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매각을 시도했지만 무산된 장기 매물이다. 지급여력비율 등 재무 안정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점도 비슷하다. 

 

▲ 예별손해보험(MG손해보험),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자본적정성(경과조치 미적용 기준) 현황.(금액 단위: 억 원) [각 사 경영공시 자료 취합(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은 2025년 3분기말 기준. 예별손해보험은 3분기 말 기준 공시가 부재하므로 2025년 2분기 MG손해보험 경영공시 기준 참조).]

 

다만 실제 매각 성사까지는 고려할 요인이 많다. 예별손보의 경우 예보의 공적자금 지원 규모가 관건이다. 금융당국의 킥스 권고치인 130%를 충족하려면 약 1조3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금융권에서는 예보가 7000억~8000억 원을 지원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인수자는 최소 5000억 원 이상의 추가 자본을 부담해야 한다.

 

일곱 번째 매각을 추진하는 KDB생명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지난해 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그럼에도 킥스비율 정상화까지는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산업은행으로서는 추가로 자본을 수혈해 매물가치를 높이거나, 아니면 아예 매각가격을 낮추는 두 가지 선택지가 열려 있다.

 

롯데손보는 상황이 조금 더 복잡하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라서다. 수익률을 따져야 하는 사모펀드로서 유상증자는 쉽지 않은 옵션이다. 지난 2024년 2조 원의 매각가를 고집하다 협상이 결렬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인수자가 매력을 느낄 만한 가격 책정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롯데손보가 금융당국 권고수준으로 기본자본을 높이려면 약 10년간 1조2000억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더 필요하다.

 

결국 이들 보험사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는 인수 후 킥스(K-ICS·지급여력) 비율 정상화 비용까지 고려한 '가격표+α'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형 보험사 경영전략 실무 담당자는 "표면 가격보다 향후 추가 자본 부담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어떤 회사의 예비입찰이 있었더라도 매도자와 매수자의 의견 차이가 크다면 본입찰 단계에서 거래가 무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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