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해외로 보내도 되나?" 금융위 고민에 미뤄지는 애플페이 론칭
김해욱
hwk1990@kpinews.kr | 2023-01-12 15:54:45
IT업계 "금감원 심사는 통과했으니 늦어도 1분기 중 론칭할 것"
애플페이 국내 론칭이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 5일 금융감독원 약관심사를 통과하면서 그 달 내로 론칭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금융위 검토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올해 1월로, 다시 2월 초로 계속 연기됐다.
가장 큰 원인은 애플페이 결제방식이 개인정보를 해외 결제망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개인정보 해외 이전을 엄격히 제한하는 국내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어 금융위의 고민은 길어지고 있다.
애플페이는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가 만든 EMV 기반 결제방식을 사용한다. EMV 방식을 사용할 때는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 해외 결제망으로 결제정보 등 개인정보를 보내야 한다. 삼성페이 등이 국내 결제망만 써 개인정보가 해외로 나갈 일이 없는 것과 다른 부분이다.
결제정보 등은 국내법상 '개인 식별이 가능한 금융거래정보'에 해당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이 정보의 해외 이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개인정보법은 "금융회사가 개인고객의 고유식별정보 처리를 위탁하는 경우 각 관련 법령상의 안전성 확보조치를 충실히 이행하여야 한다. 이때 개인고객의 고유식별정보는 암호화 등의 보호 조치를 해야 하며, 특히 국외로 이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몇 가지 조건을 갖췄을 때 개인정보 해외 이전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긴 하지만, 조건이 꽤나 까다롭다. 개인정보를 해외로 보내야 하는 필요성이 입증돼야 하고, 보안성과 안정성이 충실해야 한다. 또 개인정보 유출을 대비해 피해자 구제 절차가 미리 마련돼 있어야 하고, 감독당국 사전보고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애플페이 EMV 방식이 개인정보법에 저촉될 수 있는 점을 금융위는 염려하는 것이다. 현재 금융위 내 금융정책과·중소금융과·전자금융과 3개 부서가 합동으로 법률·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애플페이·현대카드와도 논의 중이다. 현대카드는 국내 애플페이 독점제휴사다.
하지만 아직도 결론은 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애플페이 측과 계속 논의 중이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측도 공식적으로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EMV 방식을 고집하고 있으므로 결국 금융위가 인정할 수 있는 수준의 보안 인프라를 구축하고 피해자 구제절차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페이·현대카드도 나름의 안을 제시했으나 아직 금융위를 만족시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 회장은 "애플페이 론칭 시기가 다시 미뤄질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론칭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구글페이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017년 국내 론칭을 추진하던 구글페이도 역시 EMV 방식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금융당국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대체적으로 애플페이 론칭에 긍정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이미 금감원 약관심사를 통과한 점을 강조하면서 "늦어도 1분기 안에는 론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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