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측 "러시아로부터 '분단 한국 시나리오' 제안받아"

김당

dangk@kpinews.kr | 2023-01-09 11:00:58

다닐로프 안보보좌관 "러측이 38선 한국 시나리오 따른 합의 제안"
우크라 군정보국, 침공 한달여 뒤 러의 '한국 시나리오 예상' 전망
전 美국무-국방장관 "휴전시나리오 피할 방법은 충분한 군수지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분단 한국 시나리오'를 제안했다는 언급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나와 주목된다. '한국 시나리오'가 다양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시나리오의 하나가 아니라 러시아의 구체적 제안으로 언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국영통신 '리아 노보스티'는 8일(현지시간)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한국형 해결 시나리오에 따른 합의(корейский сценарий урегулирования)를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리아 노보스티 캡처]

러시아 국영통신 '리아 노보스티'는 8일(현지시간)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한국형 해결 시나리오에 따른 합의(корейский сценарий урегулирования)를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다닐로프 보좌관이 "우리는 현재 이른바 조건부 '38도선'이라는 한국 시나리오를 제안받고 있다"면서 "38도선"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국영 라디오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통신은 "한국전쟁(1950~1953년)은 평화협정이 아닌 휴전으로 끝났기 때문에 한반도는 엄밀히 말해 전쟁 상태다"면서 "비무장지대(DMZ)는 38도선을 따라 이어져 한반도를 거의 같은 크기로 분할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과 관련 한국 시나리오가 언급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시나리오'가 다양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시나리오(전망)의 하나가 아니라 러시아의 구체적 제안으로 언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다닐로프 보좌관의 '한국 시나리오 제안' 언급은 그가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측의 갑작스러운 '성탄절 36시간 휴전' 제안과 관련해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지 사흘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성탄절 일시 휴전 제안은 우크라이나 측이 일축해 없던 일이 되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한국 시나리오'가 언급된 만큼, 그 이후 휴전 협상을 위한 양측의 물밑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여만인 지난해 3월 당시 튀르키예(터키)에서 러-우 평화협상이 진행 중일 때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GRU)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동∙서로 둘로 쪼개는 이른바 '한국 시나리오(Korean scenario)'를 모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GR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개월여 뒤인 2022년 3월 27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동∙서로 둘로 쪼개는 이른바 '한국 시나리오(Korean scenario)'를 모색 중이라는 분석을 누리집에 공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누리집 캡처]

당시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군정보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하지 못하자 러시아가 지배하는 지역을 만들어 우크라이나를 둘로 쪼개려 한다"면서 "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에서 북한과 남한을 만들려는 시도다"라고 분석했다.

부다노프 준장은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려는 작전이 실패하는 바람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를 전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군정보국이 예상하는 러시아의 동∙서 분할 시나리오는 먼저 동부 점령지역에 괴뢰 당국을 세우고 주민들이 흐리우냐(우크라이나 화폐)를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이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하나의 준국가 독립체로 통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쟁이 해를 넘겨 장기화되고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휴전 협상 압박이 커질 것이기에,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군수물자 제공을 급격히 늘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미국 전직 외교·안보 장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공동 기고에서 "시간은 우크라이나 편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돌파구와 러시아군에 맞선 성공이 없이는 휴전 협상을 위한 서방의 대(對)우크라이나 압박은 군사적 교착이 수개월 지나며 커질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어떤 협상에 의한 휴전도 언제든 침공을 재개할 수 있도록 러시아군을 강력한 위치에 둘 것이기에 이는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시나리오를 피할 유일한 방안은 러시아의 새 공세를 저지하기에 충분한 군수물자 제공을 미국과 동맹이 급격히 늘리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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