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보상도 장삿속…카카오사태의 핵심은 '독점'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01-07 13:13:58

논란 부른 카카오 장삿속 보상안
근본적인 문제는 카카오의 독점
정부와 이통3사, 경쟁체제 마련해야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먹통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전 국민 이용자에게 지난 5일부터 이모티콘 3종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또 '카카오메이커스' 쿠폰 2종(2천 원, 3천 원)과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이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이다. 일단 무료로 제공되지만 1개월 뒤 자동 정기 결제로 넘어가도록 설정돼 있어서 보상이 아니라 미끼라는 말까지 나왔다. 카카오 측은 무료 이용 기간이 지나기 전에 별도로 안내를 해 해지를 가능하게 도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개운치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 카카오의 무료 보상 서비스를 소비자 가격으로 계산하면 이모티콘이 3120억 원, '카카오메이커스' 쿠폰이 2400억 원, '톡서랍 플러스' 이용권이 57억 원 정도로 전체적으로 5천5백억 원이 넘는다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카카오 입장에서 계산해 보면 이모티콘은 제작할 때만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또 '카카오메이커스' 쿠폰은 실제 상품 결제가 이뤄져야 카카오가 부담을 하게 되겠지만 신규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손해 볼 게 없는 부분이다. 무료로 한달간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정기 결제로 넘어가는 '톡서랍 플러스' 역시 마케팅,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 마디로 보상안이라고 내놓긴 했지만, 장삿속이 진하게 배어들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카카오의 다중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건 작은 문제

카카오의 보상안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것이다. 그래서 두 달 하고도 보름이 더 지난 일이지만 왜 먹통사태가 빚어졌고, 카카오의 먹통이 어떻게 국민 모두에게 불편을 끼쳤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태 초기에 중점적으로 거론된 것이 카카오의 다중화 시스템 문제였다. 한 곳의 서버가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서버가 대체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 기본에 해당하는 문제였다.

IT기업이라면 어느 기업이든 서비스 장애라는 문제를 떠안고 있다. 카카오가 아니라 구글이나 메타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카카오의 다중화 시스템이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는 것은 카카오 내부에서 가장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문제를 안고 공룡으로 행세했다는 것은 오직 돈벌이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 지난해 10월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처]

더 큰 문제는 카카오의 독점
 

카카오의 다중화 시스템 문제는 사태 발생 초기부터 여러 차례 지적이 돼 왔지만, 어찌 보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카카오가 문제가 생겼다고 전 국민이 영향을 받는 우리의 IT 생태계가 근본적인 문제일 것이다. 카카오톡은 우리나라 메신저 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카카오톡에 대항할 2인자가 없다. 라인과 텔레그램, 왓츠앱 등 대체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점유율은 1%대 수준으로 카카오톡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는 생태적으로 이윤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이다. 막강한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택시에서부터 대리운전, 꽃배달 같은 소상공인에 이르기까지 돈이 되는 곳이면 문어발식 확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계열사가 136개에 달한다.

택시를 예로 들면 카카오는 택시기사에게 월정액의 유로 프로그램 가입을 권장한다. 가입하면 배차 우선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택시기사들은 이 프로그램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는 월정 가입비와 별도로 운행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 대리기사나 카카오 배달을 통해 주문을 받는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다.

경쟁체제 구축 위해 정부가 나서야 

카카오가 메신저 시장의 독점을 바탕으로 택시, 대리기사,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은 일이다. 경쟁이 배제된 상태에서 가입비나 수수료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따지기 힘들고 카카오가 과도한 이익을 챙기더라도 제어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이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먹통사태를 계기로 이제는 비뚤어진 카카오의 독점을 정부가 나서서 바로잡아야 할 시점이다. 일부 지자체가 택시 호출 앱을 만들어 택시기사나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데 성공한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전국망의 호출 앱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이동통신 3사와 광역 지자체가 힘을 합친다면 카카오의 독점을 깨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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