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완화, 소상공인 생존권 위협"
김지우
kimzu@kpinews.kr | 2023-01-03 16:28:09
"대형마트 주변 상권에 집객효과 의심…객관적 데이터 없어"
"대구 일부 단체와 협의…전체 의견으로 포장해선 안돼"
"대형마트 집객효과요? 소상공인들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완화를 원한다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소상공인도 원한다는 이유로 지난 10년간 지속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 완화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소상공인들은 다시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형마트의 진격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 3일 UPI뉴스 인터뷰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뀔 경우 소상공인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대형마트 운영 시 주변 상권에 집객 효과가 나타난다는 주장에는 "객관적 데이터가 없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대구시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변경한 것은 소상공인 단체의 요청에 따른 것이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일부 소상공인의 의견을 전체로 포장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가장 큰 서문시장 상인들 다수가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ㅡ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에 대한 소상공인들 반응은 어떤가.
"다들 우려가 크다. 생존권에 위협까지 느끼는 소상공인들이 많다.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큰 데다 '코로나 사태'로 2년여 간 매출 급감에 시달렸다. 올해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중고를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까지 변경하는 건 소상공인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모는 행태다."
ㅡ 대형마트 운영 시 주변 상권에도 집객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실제 그런가.
"대형마트 영업이 주변 상권에 집객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대형마트 주변에 500m, 1㎞, 3㎞ 등 주변 상권의 의무휴업일과 평상시의 매출 차이를 파악해야 한다. 객관적 데이터 없이는 집객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 산업통상자원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의무휴업일 효용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이를 먼저 조사하고 객관적인 데이터가 나온 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ㅡ 대구 소상공인들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지지한다는 게 사실인가.
"일부 단체와 협의한 것을 전통시장 상인이나 소상공인 전체의 의견인 것으로 호도해선 안된다. 대구의 가장 큰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상인들도 상당수가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 전국상인연합회 대구지회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찬성한 상인회는 61개로, 대구시 상인연합회에 가입한 상인회만 동의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구에 있는 전체 상인회 수는 101개로 의견 수렴에서 빠진 곳이 많다. 서문시장 상인회는 총 8개인데, 그중 연합회에 가입한 3개만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전환에 찬성했다.
ㅡ 대구시가 상생방안으로 대형마트 전단광고에 중소유통 홍보, 판매기법·위생관리 등 소상공인 교육, 전통시장·슈퍼마켓 이용고객 대형마트 주차장 무료이용 등을 제시했는데.
"전통시장 주차장 확보의 경우 그간 요청했던 사항이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시의 상생방안은 기존보다 진일보한 대책이라고 본다. 하지만 보다 지속가능한 상생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사례를 보면, 스페인에선 신규 출점하는 대형마트 출입구는 전통시장을 지나가도록 돼 있다. 시장을 통과해야 대형마트에 갈 수 있다보니 자연스레 소비자들이 시장에 방문하게 되는 식이다."
ㅡ 우리나라에서 시행하려면 기존 점포들의 위치나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가능한가.
"물론 현 상황에선 제한적이다. 소상공인들의 기존 터전이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신규 출점 시 시도해볼 수 있다. 또 다른 상생방안은 '정보 공유'다. 어느 요일에 어떤 상품이 많이 나가는지 등 소비패턴을 파악할 수 있는 매출 데이터나 주간·월별·연간 날씨 데이터를 소상공인에게도 공유하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재고를 미리 확보하고 가격 경쟁력을 형성하는데, 소상공인들은 이러한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어려움을 겪는다. 정보가 공유된다면 소상공인들도 전략적으로 재고 관리를 할 수 있고, 직매입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ㅡ 변화한 유통환경에서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전통시장도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한다. 가게명 등록, 상품 업로드, 판매 운영·관리 시스템 확립, 사후관리 등 단계별 지원이 필요하다. 또 대형유통기업 플랫폼 내에 소상공인 채널을 카테고리로 넣거나 지역 특산물 브랜딩을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대기업이 지역 상품을 빼앗아 가는 게 아니라, 브랜딩을 돕는 거다."
K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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