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오피스텔 덮친 불황…공매, 경매 동시에 나온 롯데시그니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12-30 15:19:46

기흥세무서 공매·우리은행 등 경매 신청…세금 체납에 빚도 갚지 않아
"낙찰금으로 세금부터 받아가…우리은행, 신보 등 채권자들 손해 클 것"

'롯데 시그니엘'(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42~71층)은 대한민국 최고가·최고급 오피스텔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여기는 다르다. 실거래가나 매도 호가가 100억 원이 넘는 곳이 여럿이라 웬만한 강남권 아파트는 눈 아래로 굽어본다. 

최고급 호텔 수준의 주거·업무시설과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식사, 청소, 보안 등 호텔식 생활서비스도 제공한다.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출신 배우 김준수, 배우 조인성, 방송인 클라라 등이 소유하고 있으며, 입주자들 중 기업 대표나 임원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롯데 시그니엘에서 최근 한 오피스텔이 공매와 경매로 동시에 나와 눈길을 끈다. 기흥세무서 신청으로 지난 7월 22일 롯데 시그니엘 65층 6506호(전용 245㎡) 공매가 개시됐다. 감정가는 93억6000만 원이다. 

거의 동시에 경매 절차에도 돌입했다. 우리은행이 임의경매를, '㈜케이엠케이 외 6인'이 강제경매를 신청함에 따라 지난 8월 19일 경매가 개시됐다. 감정가는 89억9000만 원이다. 

공매는 세금 체납이 발생했을 때 세무서, 지방자치단체 등이 체납자의 재산을 압류·매각해 체납세금을 회수하는 절차다. 경매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았을 때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매각해 채권을 회수하는 절차다. 

해당 오피스텔 소유주는 세금 체납과 함께 빚도 갚지 않은 것이다. 공·경매 정보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소유주에게 91억7000만 원을 빌려줬다. 신용보증기금은 42억2000만 원, ㈜케이엠케이 외 6인은 10억 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 롯데 시그니엘이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물산 제공] 

해당 오피스텔 소유주는 ㈜에스엠케이글로벌이다. 사람인에 따르면, 회사 주소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이며, 업종은 여행업이다. 

㈜에스엠케이글로벌은 2019년 9월 18일 롯데 시그니엘 65층 6506호를 115억 원에 매수했다. 같은 날 우리은행에서 91억7000만 원 대출을 받았다. 대출금을 오피스텔 매수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 당시에는 사업이 잘 나갔을 것"이라며 "그러나 2020년 '코로나 사태' 발발로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큰 타격을 받은 듯하다"고 진단했다. 

경영 부진 흐름은 2년 전부터 잡힌다. ㈜에스엠케이글로벌 감사를 맡은 한라공인회계사 감사반은 2020년 감사보고서에 '의견거절'이라고 표시했다. 감사의견을 거절한 사유에 대해선 "회사의 선급금, 예수보증금 등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고, 채무 누락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2021년 감사보고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공매와 경매 중 경매 입찰이 먼저 진행됐다. 지난 10월 31일 마무리된 입찰에서 94억6000만 원을 써낸 사람이 낙찰받았다. 단독 입찰이었다. 11월 3일 마무리된 공매 입찰은 유찰돼 경매 낙찰자에게 해당 오피스텔 소유권이 넘어갔다. 

공매와 경매가 동시에 진행될 때는 어느 한 쪽만 낙찰자가 있을 경우 그 사람에게 매각된다. 양 쪽 모두 낙찰자가 나올 경우는 매각결정기일 후 잔금을 먼저 치른 사람에게 소유권이 넘어간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동일평형 오피스텔 매도 호가는 130억 원 수준이다. 낙찰자는 94억6000만 원을 지불하고도 충분한 이익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경매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채권자들은 상당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은행, 신보 등이 소유한 채권은 총 140억 원이 넘어 낙찰금을 크게 상회한다. 

특히 최우선순위는 체납세금 회수다. 체납세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액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세무법인 관계자는 "얼마 안 되는 체납세금에 대해 세무서가 공매를 신청하진 않는다. 이번 건은 수십억 원 규모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공매와 경매 중 어느 쪽에서 낙찰되더라도 낙찰금에서 세금 체납분을 제일 먼저 회수한다. 여타 채권자들은 남은 돈을 나눠가진다"고 설명했다. 

공매나 경매 진행 시 법원은 해당 부동산 소유주에게 받을 돈이 있는 사람은 모두 신고하라고 알린다. 따라서 경매 절차 도중 세무서가 체납세금에 대해 신고하면, 최우선으로 회수할 권리를 지니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후순위가 되더라도 이번처럼 공매는 유찰되고 경매가 낙찰되는 경우까지 대비해 금융사들은 다들 경매를 신청한다. 채권을 아예 회수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라고 했다. 

낙찰자에게 따로 돈을 받을 수도 없다. 우리은행, 신보 등은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해당 오피스텔에 근저당과 가압류를 걸어놨지만, 공매 절차 개시로 소멸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체납세금을 회수하려면 부동산이 팔려야 한다. 입찰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다른 채권자들의 근저당, 가압류 등은 공매와 동시에 소멸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낙찰자는 채권자들에게 1원도 줄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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