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과 '혁신' 택한 대기업들, 미래 사업에는 오너 일가 배치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2-12-30 14:47:38
미래 핵심 사업엔 오너 일가들 배치
젊은 리더 발탁으로 혁신과 경영 승계 동시 추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안정과 혁신 기조 속에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올해 인사는 안정과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핵심 미래 사업이나 전략에는 오너 일가를 배치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SK와 롯데, 한화, HD현대, 두산, CJ, 오리온 등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임원 인사에서 오너 일가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수의 전문 경영인은 유임, 글로벌 경제 위기와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되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핵심 사업에는 오너 일가를 투입해 경영 승계를 표면화한 것.
오너 일가들은 초고속 승진을 하며 그룹의 요직에 전진배치됐다. 이들이 속한 집단에는 오너 3세나 4세와 호흡을 맞출 젊은 리더들도 대거 투입됐다. 혁신과 경영 승계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이미 그룹의 중추로 자리잡았다. 83년생인 김 부회장은 올해 9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한화솔루션과 (주)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 대표를 겸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의 역할은 한화그룹 미래사업 추진 총괄. 그는 지난 10월 김승연 회장과 삼성 이건희 선대회장의 추모식에 모습을 드러냈고 11월에는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차담회에 한화그룹 대표로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STX중공업 인수전도 주도하고 있다. 조선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후 한화가 주력으로 꼽는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앞서 2021년 10월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3월부터는 그룹 지주사 HD현대와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 역시 미래 사업에서 존재감이 크다. 82년생인 정 사장은 이달 27일 그룹명 변경(현대중공업→HD현대)과 제조업 중심에서 자율주행 미래 선박, 에너지 분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도 주도하고 있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선박 엔진 분야 강자인 STX중공업 인수전에서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이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은 올해 12월 1일 사장으로 승진했다. 81년생인 최 사장은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구축 등 신사업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장남 최인근씨는 SK E&S 전략기획팀 평사원(매니저)으로 근무하고 있다. 95년생인 그는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이에서 태어난 유일한 아들이다.
최인근 매니저가 속한 SK E&S는 SK그룹의 청정수소·에너지 계열사로 SK가 미래 주력 사업으로 꼽는 그린 비즈니스의 한 축이다.
박정원 두산 회장에서 시작한 두산그룹의 4세 경영은 이달 16일 박인원 대표가 두산로보틱스 각자 대표로 선임되며 힘을 보탰다.
73년생인 박인원 대표는 박승직 두산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박용현 두산연강재단·중앙대 이사장의 3남이다.
그는 '98년 ㈜두산에 입사해 전략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박 대표는 오랜 비즈니스 경력을 통해 쌓은 경영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장기에 접어든 협동로봇 분야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롯데그룹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가 초고속 승진했다. 지난 5월 일본지사 상무가 된 지 7개월만에 한국 롯데케미칼의 기초소재사업 상무를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86년생인 신 상무의 승진 이유는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과 수소 에너지, 전지 소재 관련 사업 발굴 공로였다. 이들 사업은 식품·유통·서비스 기반 사업에 더해 롯데가 미래 경쟁력 창출을 목표로 신성장 동력으로 꼽는 분야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도 올해 인사에서 보폭을 넓혔다. CJ는 올해 인사에서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를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발령했다. 2021년 말 식품전략기획1담당 경영리더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또 승진했다.
90년생인 이 실장은 CJ의 글로벌 식품사업 전략 전반을 지휘하는 중책을 맡는다. 그는 글로벌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과 신사업 투자 등을 담당하고 사내벤처와 외부 스타트업 협업도 지휘할 예정이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 담서원 상무의 승진도 화제였다. 담 상무는 89년생으로 입사 1년 6개월만에 그룹 국내법인의 수석부장에서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올라섰다. 3세 경영의 본격화로 풀이된다.
담 상무는 제과 중심의 사업군을 글로벌 식품업으로 확대하는 등 오리온 그룹의 미래 먹거리 확장을 위한 업무를 맡는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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