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차에 탄 광대되지 마라"? …머스크 기행에 무너지는 테슬라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12-28 16:33:16

올해 69% 폭락…주주들 절망하는데 머스크는 비웃듯 트윗 날려
거듭된 기행에 머스크 팬덤 식어…"테슬라 주가 100달러 밑돌 것"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기행의 끝은 어디일까. 테슬라 주가가 폭락한 날, 그는 자사 주주들을 비웃는 듯한 트윗을 날렸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일 대비 11.41% 떨어진 109.1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6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해 2020년 8월 13일(108.07달러)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테슬라 주가는 12월에만 44% 빠졌으며, 올해 들어 69% 폭락했다. 나스닥 하락폭(34%)의 두 배가 넘는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광대차에 광대가 되지 마라. 너무 늦었다, 하하하"란 내용의 트윗을 날렸다. 테슬라 주주들을 비웃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머스크 트위터 캡처]

재산이 반토막난 테슬라 주주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다. 그런데 이날 머스크는 "광대 차에 탄 광대가 되지 마라. 너무 늦었다, 하하하"란 내용의 트윗을 날렸다. 트윗을 본 이들은 "테슬라 주식을 산 사람들이 잘못이란 뜻 아니냐"며 테슬라 주주들을 비웃는 내용으로 해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전기차 수요 둔화, 경쟁자 증가 등도 있지만, 이처럼 머스크의 거듭된 기행이 시장 신뢰를 잃은 주 요인으로 꼽힌다. 

골드만삭스는 "일론 머스크 CEO의 실언이 테슬라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머스크에 열광하던 미국 소비자들의 팬덤이 식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때 테슬라와 머스크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소비자 대부분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팬이었다. 이들은 테슬라와 머스크가 내세우는 비전과 가치를 열정적으로 추종했다. 테슬라 팬덤이 워낙 강력해 '테슬람'(테슬라와 이슬람의 합성어. 테슬라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을 뜻함)이라는 용어까지 탄생할 정도였다. 

그런데 열정적인 팬덤을 만들어내 테슬라 급성장을 이끈 머스크 CEO가 지금은 테슬라 발목을 잡는 '짐덩어리'로 전락한 것이다. 

팬들을 실망시킨 건 지난 10월 트위터 인수 후 머스크가 거듭 보인 기행이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전체 직원의 50%인 3700명을 해고했다.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이례적인 수준이었다. 

또 표현의 자유를 들어 트위터에서 혐오 표현 등을 점검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했던 진실·안전위원회를 해체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쓴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CNN 소속 기자들 트위터 계정을 무더기로 정지시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트위터 드라마'가 시작된 후 잔인한 방식으로 고통받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 악몽'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트위터 CEO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지만, "트위터 CEO를 맡아줄 만큼 어리석은 사람을 찾으면"이란 단서를 달아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 후에도 테슬라 주가는 지속 하락세다. 

그 와중에 머스크는 자사 주주들을 비웃는 듯한 트윗까지 날린 것이다. 왜 이런 기행을 일삼는 걸까.  배경으로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란 점이 거론된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뉴시스]

머스크는 지난해 5월 미국 코미디쇼에 출연,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장애의 일종으로, 관심 분야에 대한 집중도는 매우 높지만, 정서적 발달에 결함을 나타내 사회적 소통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실제로 머스크의 기행은 과거에도 끊이지 않았다. 2020년 5월에는 뜬금없이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고 발언해 하루 만에 주가가 10% 급락하는 사태를 야기했다. 같은 해 7월엔 "이집트 피라미드는 분명히 외계인이 만들었다"고 했으며, 올해 3월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일대일 결투를 신청한다"고 했다. 

페이팔 성공에 이어 테슬라 급성장까지 이끈 데에는 머스크의, 자기 분야에 대한 높은 집중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머스크의 사회적 소통 능력 부족이 더 큰 악재로 떠오른 상황이다.

테슬라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305달러에 235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일본 다이와캐피털마켓도 240달러에서 177달러로 낮췄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시장에서 테슬라 'CEO 리스크'를 심각하게 보는 듯 하다. 테슬라 주가는 1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대표는 또 "전기차가 혹한기에 문제될 수 있다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전기차 미래에 불안감을 표했다. 

전기차는 추운 날씨에 배터리 성능이 저하돼 주행거리가 10~20% 정도 감소한다. 원인 미상 전기차 화재 사고도 잇달아 "전기차 자체의 결함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테슬라 주가는 이미 충분히 떨어졌다. 100달러를 하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급격한 경기침체로 가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테슬라 실적은 견고할 것"이라며 예측했다. 임 연구원은 "테슬라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테슬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은 12월 들어 지난 23일까지 테슬라 주식을 1억4943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4분기 순매수 규모는 11억1083만 달러에 달한다. 

테슬라가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 서학개미들은 오히려 테슬라 주식을 쓸어 담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미래를 여전히 밝게 판단,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박지은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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