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러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에 로켓·미사일 판매"
김당
dangk@kpinews.kr | 2022-12-23 12:32:09
미 "北, 추가로 군사장비 공급 계획해 우려…안보리 결의 위반"
와그너그룹, 죄수 등 5만명 우크라 배치…"푸틴, 점점 더 의존"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PMC)인 와그너 그룹(Wagner Group)에 무기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와그너 그룹은 이에 대해 "소문과 억측(gossip and speculation)"이라며 부인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달에 와그너 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며 "우리는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대금을 지불한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인도한 무기의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전달한 무기의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의 추가 무기 공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커비 백악관 조정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커비 조정관은 "북한 정부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인도했다"면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북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인도를 북한은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와그너의 북한 무기 구매는 북한에 금지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가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대줌으로써 한반도 불안정에 기여한다"고 우려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향후 안보리 회의에서 제기할 계획"이라며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수장으로 있는 와그너 그룹은 2014년 설립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는 등 비공식적으로 활동해 왔다.
러시아군 참전 용사로 구성된 와그너 그룹은 리비아, 시리아,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말리 등 여러 국가에서 전투에 참여했다.
와그너 그룹을 창립한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대 및 국가기관의 케이터링 계약으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인 후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갈수록 와그너 그룹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이 계속되면서 이 용병 회사의 위상이 높아져 일부에서는 러시아 장교들이 바그너 사령관의 부하로 복무하는 사례도 있다며 "와그너 그룹이 러시아 군대 및 다른 러시아 부처와 경쟁하는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 용병회사, 우크라에 죄수 4만명과 계약직 1만명 등 5만명 배치
미국은 이 용병 회사가 현재 우크라이나에 계약직 1만 명과 죄수 4만 명 등 5만 명의 전사를 배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전투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커비 조정관은 "장비가 부족하고 훈련이 제대로 안된 러시아 부대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는 전투현장에서 실제로 와그너 그룹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용병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약 1000명의 전사가 사망한 바흐무트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리고진은 바흐무트의 '고기 분쇄기'에 러시아인의 시체를 그냥 던질 용의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프리고진이 매달 1억 달러가 넘은 돈을 써가며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지만,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더 많은 신병을 데려오기 위해 러시아 감옥을 돌면서 죄수를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와그너 그룹에 전달된 무기의 규모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꿀 것이라고 믿지 않지만, 우리는 북한이 더 많은 군사 장비를 제공할 계획임을 분명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인 2017년 무역 블랙리스트에 추가된 와그너 그룹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했으며, 향후 와그너그룹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커비 조정관은 지난달 초 기자들에게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에 "상당한 수"의 포탄을 은밀하게 공급하고 있으며 북한이 선적 목적지를 모호하게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와그너 그룹은 성명을 통해 "커비가 추측에 근거해 발언하는 버릇이 있다"며 북한으로부터 지난달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인도받았다는 미국 정부 발표를 부인했다.
와그너그룹 "소문과 억측"…북한 외무성 "황당무계한 여론조작"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와그너 그룹이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서도 "소문과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북한은 오랜 시간 동안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23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외무성 대변인의 답변을 통해 "있지도 않은 조-러 사이의 '무기거래' 문제에 대한 우리의 원칙적 입장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다"며 "우리가 철도로 러시아에 군수물자를 수송하였다는 모략보도는 황당무계한 여론조작"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일부 불순세력들이 각이한 목적으로 조작해내는 조로사이의 사실무근한 '무기거래설'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우크라이나에 각종 살인 무장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들이밀어 이 나라에 유혈참극과 파괴를 몰아오고 있는 미국의 범죄적 행위에 초점을 집중하여야 할 것"이라고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답변을 인용해 "워싱턴은 우크라이나에서 '피비린내 나는 비극을 일으켰다'"며 "북한은 키이우에 무기를 공급하는 미국을 범죄자로 규정했다"고 에둘러 보도했다.
이어 "러시아 측은 러시아 군산복합체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서 '특수 군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외국 보급품이 필요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도교신문은 북한이 지난달 북-러 국경 열차를 통해 러시아에 보내는 포탄을 포함한 군수품을 선적했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추가 선적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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