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패트리엇 등 2조원 추가지원"…젤렌스키 "주권·영토 타협불가"

김당

dangk@kpinews.kr | 2022-12-22 11:16:49

전쟁 300일째 미-우크라 정상회담, 평화정착 방안도 논의
바이든 "푸틴, 전쟁 끝낼 의사 없어"… 우크라 지속 지원"
젤렌스키 "패트리엇, 방위 핵심 수단…'그냥 평화'는 없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00일을 맞아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원 방안과 평화 정착 방안을 논의했다.

▲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 방미에 맞춰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 등 18억5000만 달러(약 2조3000억 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을 발표했다. [AP 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추구하는 데에 열려 있지만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며 "(블라디미르) 푸틴은 이 잔인하고 정당화할 수 없는 전쟁을 끝낼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는 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강하게 요구해온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을 포함해 18억5000만 달러(약 2조30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방침을 밝혔다.

이는 미국이 지금껏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온 것 가운데 단일 지원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바이든 "우크라이나, 러시아에 맞서 '깨부술 수 없는 투지' 보여줘"

바이든 대통령은 "이 지원 패키지에는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가 포함될 것"이라며 "패트리엇 포대를 훈련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방어하는 또다른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1년 중 가장 춥고 어두운 시기에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인프라를 파괴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겨울을 무기화하고 있으며, 사람들을 추위와 배고픔으로 죽게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이에 맞서 '깨부술 수 없는 투지'를 보여줬다"며 "우리는 전쟁이 이어지는 한 당신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전쟁 종식과 관련해선 "우리는 모두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하지만, 이는 푸틴이 정신을 차리고 군대를 물리는 옳은 일을 할 때에만 가능하다"며 "그러나 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돕는 방법을 논의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느낄 때, 그는 전쟁에서 이긴 것과 마찬가지로 대화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푸틴은 계속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며 "그가 서두를수록 그는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고, 그때가 전쟁 종식 방안에 대해 결정할 수 있을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기 지원과 관련해선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모든 것을 왜 주지 않느냐고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포함해 유럽 핵심 동맹과 조율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또 "유럽 동맹들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3차 세계 대전을 원치 않는다"면서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게 함으로써 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전쟁은 거대한 비극, '그냥 평화'(just peace)란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도움과 지지에 매우 감사하다"며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한 미국의 군사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미 의원들과의 좋은 만남을 고대한다며,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의 핵심 내용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2023년도 우크라이나의 방어"라고 밝혔다.

그는 "테러국가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과 에너지 기간시설을 공격하고 있다"며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은 방공 능력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는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키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수단이며, 우리 영토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사거리가 70∼80㎞에 달해 적 항공기나 미사일을 장거리에서 요격이 가능하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첨단 지대공미사일시스템 '나삼스'(NASAMS),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적 레이더 공격을 위한 대(對)레이더 미사일(HARM)을 비롯해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 고성능 드론 등을 지원했다.

앞서 미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패트리엇 제공 결정은 미국 정부의 가장 강력한 군사적 지원 신호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전쟁 종식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단지 평화를 위해 내 나라의 영토와 주권, 자유에 대해 타협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평화 정착을 위한 특정한 방안에 대해 대화했다"며 "우리가 평화 방식을 가지고 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미국에 특정한 조치를 요청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평화"라고 전제한 뒤, "전쟁은 거대한 비극으로, 전쟁이 오래 지속될수록 (자식을 잃은) 더 많은 부모가 복수를 바란다"며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전쟁에서도 우리에게 부과되는 '그냥 평화'(just peace)란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하루 전 최전선 바흐무트 깜짝 방문한 데 이어 미 군용기로 전격 방문

▲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투 최전선에 있는 한 우크라이나 대위로부터 요청받았다며 감사의 의미로 그의 훈장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AP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00일에 맞춰 전격적으로 이뤄진 두 정상의 회담은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동부의 최전선 도시인 바흐무트를 깜짝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그는 철통 보안 속에 열차로 폴란드로 이동해 폴란드 미군기지에서 미군 수송기 C-40B에 탑승해 미군의 조기경보기·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9월 미국을 찾은 바 있다.

앞서 두 정상은 회의 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의 벽난로 앞에서 '노변 회담'도 가졌다.

전투복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어로 미국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었다며 "내 마음과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투 최전선에 있는 한 우크라이나 대위로부터 요청받았다며 감사의 의미로 그의 훈장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그는 미 의회에도 전날 바흐무트 군인들로부터 받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기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30분경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마치고 귀국한다. 의회는 이번 주 우크라이나에 대한 약 450억 달러 긴급 지원을 포함한 지출안에 표결할 예정이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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