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러-이란 '품앗이 반대'에도 북한인권결의안 18년 연속 채택

김당

dangk@kpinews.kr | 2022-12-16 10:42:28

'전원동의'로 통과…한국, 4년만에 공동제안국 복귀
"서해 피격 유족에 정보 공개하라"…한국 요구 반영
이란-러시아와 연대 '품앗이' 반대에도 채택 못막아
유엔총회가 북한의 인권 유린을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18년 연속 채택했다. 북한은 러시아·이란과 '품앗이'로 연대하며 저항했지만 유엔총회는 표결 없이 합의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 2021년 10월 14일 뉴욕의 UN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신화 뉴시스]

유엔총회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어 북한의 인권 문제를 비롯한 다수의 인권 관련 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북한인권결의안은 지난 2005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18년 연속 유엔총회의 문턱을 넘었다.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2016년 이후 7년 연속이다. 지난 2012·2013년을 포함하면 올해가 9번째로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를 이끈 자메이카의 브라이언 크리스토퍼 맨리 월레스 부의장은 결의안 채택에 앞서 각국에 표결 의사를 물었지만 어떤 나라도 표결을 신청하지 않으면서 '합의 방식'의 통과를 선언했다. 앞서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유럽연합(EU)이 제출한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합의로 채택한 바 있다.

이번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겪는 다양한 기본적 인권 침해를 거듭 지적하면서 열악한 인도적 상황과 북한 정부가 연루된 강제실종 문제에 대해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북한의 인도적 상황이 더 악화하고 인권 상황에 부정적인 파급을 미친다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인도주의 담당 국제기구의 북한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결의안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인권침해에 가장 책임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 고려를 권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 문장은 지난 2014년부터 9년 연속 결의안에 포함됐다.

또한 결의안은 외국인에 대한 고문, 즉결 처형, 자의적 구금, 납치 등을 우려하는 기존 조항에 "유족들과 관계 기관들에 모든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는 문장을 추가했다. 이는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살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 유족과 우리 정부의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반영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북한으로 송환되는 북한 주민들이 강제 실종, 자의적 처형, 고문, 부당한 대우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문구는 지난 2019년 이뤄진 탈북 어민 강제 북송을 간접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 등 63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특히 한국도 4년 만에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며 북한 인권 상황 규탄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날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발언권을 요청해 이번 결의안에 대해 "정략적인 도발 행위"라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인권침해 행위들이 "북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서방국가가 인권 문제를 내정간섭과 다른 나라의 체제 전복을 위한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고 있으며, 그런 속셈을 실현하기 위한 무대로 유엔을 악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우리 인민이 소중히 여기는 사회주의 체제를 비방하려는 어떤 세력의 사소한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서 자국의 인권 상황이 결의안으로 상정된 이란과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세바스토폴 점령 문제를 지적당한 러시아북한 인권결의안에 반대한다며 북한을 '품앗이'로 두둔했다. 북한 역시 두 나라를 겨냥한 결의안에 반대 의사를 피력했지만 결의안 채택을 막진 못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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