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여성이 불안한 사회는 국가 전체가 불안한 사회"

장은현

eh@kpinews.kr | 2022-12-15 15:55:22

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국민패널과 복지 분야 토론
신당역 사건 등 女범죄 관련 "피해자 지원센터 강화"
노인 고독사·위기가구 발굴엔 "사회복지사 증원"
"노인공동주택, 세대융합형 주택개발 등 대책 마련"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노인 고독사, 생계비 부족 문제 등과 관련해 "공동 주택을 만들어 식사와 의료, 문화생활을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사회 위기가구 발굴과 관련해선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를 증원해 업무를 분담하고 동네 이장이나 통장, 종교 단체 등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민관시스템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잘 이끌겠다"고 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노인 문제, 위기가구 발굴 문제는 사회복지사들만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며 "중앙, 지방정부가 함께 제도를 잘 설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서울 용산구 남영동주민센터에서 복지 업무를 하는 나현정 씨는 윤 대통령에게 "상담을 하다보면 기초수급자 1인이 받을 수 있는 생계비가 58만 원인데 너무 적다는 민원이 많아 올릴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또 노인 고독사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민관 협력 방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몇 달 전 위기가구 발굴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주민센터를 방문했다"며 "주민센터에 있는 몇 분만으로는 많은 위기가구를 발굴해내고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생계비에 대해선 "이분들이 사는 주택을 보니 58만 원 비용을 올리고 알아서 하라고 할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며 "정부는 선진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노인 공동 주택'을 개발해 식사와 문화생활 등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또 "세대 혼합형 공동 주택을 계속 만들어 나가는 게 근본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양원, 양로원 개념이 아니라 노인 친화형, 세대 융합형 공동 주택"이라고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말한 공동 주택 확충뿐만 아니라 돌봄과 의료 통합 서비스, 건강과 문화 시설의 연계도 중요하다"며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자체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성 대상 범죄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민생 범죄에 대한 질문과 답변도 이어졌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오영서 씨는 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 제2 N번방 사태 등을 언급하며 "여성들과 그 가족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 보호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 책무이며 정의와 상식의 법치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국가에서 비로소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여성이 불안한 사회라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가 불안한 국가라는 것"이라며 "신당역의 경우 한 분만이 피해자가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여성이 불안감을 느끼고 정신적 피해를 다 같이 입은 사건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대처할 수 있는 제도를 촘촘하게 설계하고 피해자 지원센터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 같다"며 "이 문제는 장기 계획으로 천천히 가야 할 문제가 아니라 아주, 매우 신속하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악성 성범죄자가 출소 후 학교 주변 등에서 살아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분노, 황당함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악성 성범죄자는 아동이 많은 학교나 지역 주변에 아예 살지 못하게 하는 미국의 '제시카법' 같은 획기적인 제도를 우리나라 환경과 제도에 맞게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마약 확산과 관련한 얘기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단속이 강해지면 위험 부담료가 붙어 마약값이 오르는데, 요즘 떨어졌다는 얘기는 국가가 단속을 안 했다는 얘기다. 부끄러운 것"이라고 자성했다.

한 장관은 "정부가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지난 9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폐지됐던 검찰의 마약 수사를 일부 복원했다. 검찰 마약 수사 특별팀을 중심으로 유통과 제조에 대해 강력히 엄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 한 패널은 정부의 건강보험 개혁 방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노모를 모시고 사는 강옥기 씨는 "보험료가 인상된다고 하는데 점점 나이 들어가는 저희로서 병원 비용, 건강보험료가 걱정된다"며 관련 대책을 물었다.

윤 대통령은 "건강보험 이용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선량한 보험가입자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그걸 없애고 보험 제도를 정의롭게 다시 만들겠다는 뜻"이라면서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건강보험에서 제일 중요한 건 아무 때나 병원 가서 원하는 모든 진료를 받게 하는 게 아니고 나와 내 가족이 중증 질환에 걸렸을 때 돈 걱정하지 않고 회복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라며 "본래의 건강보험제도 취지대로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전 정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었던 '문재인 케어'를 폐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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