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키이우 드론 피격으로 건물 5채 파손…"방공망 강화해야"
미국, '미사일 잡는 미사일'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제공 예정
서방, 러시아 '동결작전'에 맞서 어둠 잡는 LED 전구 등 제공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가 14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받아 관공서 등 건물 5채가 파손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미국 정부는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시스템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25일 폴란드를 방문할 당시 폴란드 자시온카 공항에 배치돼 있는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미국 관리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을 승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AP 뉴시스] 러시아군은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을 집중 공격해왔는데, 이번 공격은 수도 키이우도 여전히 러시아의 표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AP 통신은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피격 직후 간략한 영상 성명을 통해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이란제 드론 13대를 쐈으며, (우크라이나 방공시스템이) 13대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세르히 포프코 키이우시 행정국장은 텔레그램에 요격된 드론의 파편이 관공서 건물 1채를 손상시켰으며 다른 주거용 건물 4채는 경미하게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조만간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 CNN의 첫 보도를 시작으로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매체는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 정부가 주력 미사일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 위한 관련 절차를 마무리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에 승인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패트리엇은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공체계로, 지원이 성사되면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최첨단 무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레이시언 사가 1980년대에 개발한 패트리엇 체계는 일찌감치 1991년 걸프전 등에서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주요 도시의 전력공급 시설을 러시아 장거리 미사일이나 이란제 자폭드론으로부터 방어하려면 방공체계 강화가 절실하다며 특히 패트리엇을 지원해달라고 미국에 요구해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패트리엇시스템에 사용되는 미사일은 3개의 모델이 있는데, '유도강화미사일-T(GEM-T)'의 경우, 160km 밖에 있는 적의 물체도 요격할 수 있다.
현재 패트리엇은 최소 17개국에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미사일을 어떤 종류로 몇대를 보낼지, 어디서 조달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패트리엇 제공 결정은 미국 정부의 가장 강력한 군사적 지원 신호가 될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한 여성이 정전으로 컴컴한 거리를 손전등에 의지해 걷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 파괴와 단전에 따른 추위를 무기로 삼는 러시아의 '동결 전략'으로 우크라이나는 12월 들어 전력과 물 공급이 끊기면서 수백만 명이 혹한과 암흑 속에 겨울을 나고 있다. [AP 뉴시스] 러시아는 겨울이 다가오자 지난 10월께부터 에너지 인프라와 민간 기간시설에 미사일을 쏟아부어 단전에 따른 추위를 무기로 삼는 전략을 가동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달 들어 러시아 공격으로 전력과 물 공급이 끊기면서 수백만 명이 혹한과 암흑 속에 겨울을 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의 탄도·순항 미사일을 멀리서도 격추할 수 있는 패트리엇 시스템으로 우크라이나의 방공 체계가 강화되면, 러시아는 '동결(凍結)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국제사회도 러시아의 동결 전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기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46개 국가와 20여 개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참석한 '우크라이나 국민과의 연대' 국제회의가 1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원조를 약속했다.
프랑스가 주관한 이번 국제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카트린느 콜론나 프랑스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10억 유로(미화 약10억6000만 달러)의 기금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콜론나 장관은 특히 카타르와 캄보디아 같은 비서방 국가들도 동참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가운데 4억1500만 달러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부문에, 그리고 나머지는 보건과 식량, 물, 교통 등의 분야에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인들이 침략자들과 겨울을 홀로 마주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 46개 국가와 20여 개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참석한 '우크라이나 국민과의 연대' 국제회의가 1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원조를 약속했다. 왼쪽부터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카트린느 콜론나 프랑스 외무장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화상 연설을 듣고 있다. [AP 뉴시스]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발전소 대부분이 폭격으로 손상되거나 파괴됐다면서, 현재 1200만 명이 정전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자국의 오래된 백열전구 5000만 개를 LED 전구로 교체하면 정전을 피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에 LED 전구 3000만 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장에는 올레나 젤렌스카 대통령 부인과 데니스 슈미할 총리가 직접 찾아 각국 정부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LED 전구는 기존의 백열전구보다 75%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수명이 10배 이상 더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서방이 제공하는 패트리엇과 LED 전구는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러시아의 장거리미사일과 어둠을 잡을 수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