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노웅래 맞물린 예산안…'독주 프레임'에 고심하는 민주

조채원

ccw@kpinews.kr | 2022-12-14 16:57:43

여야, 15일 본회의 앞두고도 법인세 이견 못 좁혀
野박홍근 "최종협상안 제시하라…안하면 단독처리"
與주호영 "감액 수정안 협상여지 없다…野갑질 말라"
수정안 강행 여부 미지수…'거야 독주' 여론 역풍 우려
盧 체포동의안 등 고려해 15일 이후 예산안 처리 관측

여야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예고한 예산안 처리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에도 벼랑 끝 대치를 거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부여당에 "오늘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불응시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에 대통령실·경찰국 관련 쟁점 예산을 삭감한 자체 수정안을 단독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 국민의힘 주호영(왼쪽),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뉴시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감액 수정안을 갖고 협상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맞받았다. 수정 예산안 통과는 있어서는 안되는 민주당의 갑질이자 힘자랑이라는 입장이다. 

169석의 민주당은 예산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파행을 의미한다. '거야 독주'를 각인하려는 여당 공세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를 행정부의 들러리쯤으로 여기는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와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직접 제시하며 국회의 자율적 협상 공간을 없애버렸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과세표준 2억~5억원 구간의 5만4000여개 중소·중견기업 세율을 10%로 낮춤으로써 윤 대통령의 공약인 법인세 감면 이행에는 협조를 해주겠다는 데도 정작 이익을 많이 내는 초대기업의 세금을 깎아주는 데만 혈안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끝내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다"며 "민주당이 수정안을 제출하더라도 정부가 작성한 639조원 예산안은 거의 그대로 인정하고 0.7%도 되지 않은 일부 예산만 삭감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안은 △영업이익 2억~5억원 중소기업 법인세율을 20%에서 10%로 하향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최저 구간을 12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상향 △월세 세액 공제 비중을 정부안인 12%에서 15%로 상향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통령실·경찰국 관련 예산은 빠져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최종 협상안' 제시 요구에 대해 "결국 양보해달라는 말 아니냐"며 "오히려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가 합의 없이 예산안을 통과시킨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대 쟁점인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서는 "초부자 감세가 아니라 외국 자본을 들여와 기업 만들고 일자리 만드는 것 때문"이라며 "새 정부 출범 첫해이니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법인세 이견이 명확한 만큼 이날 예산안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이 실제로 수정안 처리를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헌정 사상 야당이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서 강행 처리한 경우는 전무하다.

또 민주당 수정안이 통과되면 여야 타협의 결과물인 고등평생교육 특별회계도 불발될 수 있다. 야당 수정안에는 '증액'을 반영할 수 없다. 이재명 대표가 증액하겠다고 공언한 지역화폐·공공임대주택 예산 등도 포기해야 한다. '거야 독주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정국 파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민주당을 덮칠 수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정안 단독 처리는 곧 국정조사를 비롯해 앞으로 국회에서 벌어질 모든 일의 파행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 참여 없이는 '반쪽짜리 국정조사'에 그칠 것이고 예산안과 국조 때문에 지금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도 합의가 요원해진다"고 내다봤다. 

'거야 독주' 프레임은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를 앞둔 민주당의 고심과도 맞물려있다.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는 이르면 15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되지만 이도 '과반 야당'인 민주당이 좌우한다.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가결하면 '검찰이 야권 인사를 표적 수사한다'는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게 된다.

21대 국회에서 정정순(민주당), 이상직(무소속), 정찬민(국민의힘) 전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모두 가결됐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노 의원을 당이 감싸며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면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내년도 예산안 단독 처리에 더해져 '거야 독주 프레임'에 따른 여론의 역풍이 불 수 있다.

노 의원 체포동의안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또 다시 본회의를 열어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날 중 합의 여부와 상관 없이 예산안 처리 시한(15일)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 시점에 대해 "국회의장은 내일 본회의까지 시한을 준 것"이라며 "여야가 내일 오전까지라도 타결한다면 남은 쟁점을 정리하고 시트작업(예산명세서 작성)을 마치는데 10~11시간이 소요된다. 부득이 내일이 아닌 모레로 (처리 시점이) 넘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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