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당권 도전 분리론, 與 전대 뇌관되나…룰 개정도 화약고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12-08 14:00:43

홍준표 "대선 노리고 자기정치 할 사람, 대표 안돼"
朴정부때 김무성·유승민 체제…당청갈등·총선참패
친윤 "친박 반면교사 삼아야"…"尹도 분리 공감설"
장성철 "불행의 씨앗"…안철수 "분리는 정적 제거"
劉·安·나경원·윤상현, 개정 반대…친윤, 劉 맹폭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도전자가 많아 곳곳에서 설전이다. 심판에다 훈수꾼도 가세해 과열이 우려된다. 차기 전당대회 룰 개정은 화약고로 꼽힌다. '대권·당권 도전 분리론'도 뇌관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는 윤석열 정권과 같이 옥쇄를 각오할 사람이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사람은 당대표가 돼선 안된다"며 '배제 조건'을 나열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왼쪽부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UPI뉴스 자료사진]


"이미지 정치에 젖어 아무 내용 없이 겉멋에 취해 사는 사람, 차기 대선이나 노리고 자기 정치나 할 사람, 소신 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눈치나 보는 사람, 배신을 밥 먹듯이 하고 사욕에 젖어 당이나 나라보다는 개인 욕심에만 열중하는 사람은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이 되면 총선을 치루기도 전에 또다시 박근혜 정권 재판(再版)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차기 대선이나 노리고 자기 정치나 할 사람'은 문맥상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적잖다.

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를 차례로 선출했다. '김·유 체제'는 주류인 친박계와 다른 노선을 걸었다. 유 원내대표가 먼저 박근혜 대통령과 맞선 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했다. 김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와 충돌하며 '옥새 파동'까지 벌였다.

김 대표가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제 사람' 공천을 챙기면서 대통령과 갈등이 증폭됐다는 게 친박계 판단이다. 유 원내대표도 대선을 겨냥한 '자기 정치'를 위해 대통령과 대립했다는 것이다. 사분오열된 여당은 총선에서 참패했고 정권을 내줬다.       

지난해 대선에 도전했던 홍 시장으로선 경쟁자가 당권을 차지하는 건 막아야할 일이다. 그래서 전대에 자꾸 개입하는 모양새다.   

현재 주류인 친윤계에선 "친박계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는 인식이 번지는 분위기다. 대권주자가 당대표를 겸하면 2024년 총선 공천권 행사에 대한 공정성 논란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권·당권 도전 분리'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얘기가 돌아 주목된다.

비윤계 한 인사는 "검찰총장 출신으로 여의도 기반이 약한 윤 대통령 입장에선 국정 철학이 같은 인사들이 국회에 많이 들어가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며 "공천권을 행사할 당대표가 누구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친윤계 당대표가 나와야 측근 중 측근 그룹인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을 대거 국회에 입성시키기가 수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 만큼 '대권·당권 도전 분리론'이 공론화하며 전대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을 리 없다"고 했다. 후폭풍을 우려해 선을 그은 것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현직 대통령이 당 공천과 차기 대선에 영향력을 끼치려하는 건 불행의 씨앗이 된다"며 "당은 분열되고 차기 대권 주자들이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친윤계는 당원 투표 비율을 확대하는 전대 룰 개정도 추진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권 주자인 안 의원과 유 전 의원 등이 반발해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안 의원은 전날 '당대표가 대권주자로 나서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에 대해 "너무 한가한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아무리 총선에 이긴 당대표라도 3년 동안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하면서 자기를 증명해야 대선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경쟁자를 제거하려고 하는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당대표 선출에서 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 반영 비율을 현행 '7 대 3'이 아니라 '8대 1'이나 '9 대 1'로 개정하자는 방안은 이미 첨예한 쟁점이 됐다. 

친윤계 김기현, 권성동 의원은 당심 반영 비율 확대를 지지한다. 김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원들의 의사가 당연히 절대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은 물론 윤상현 의원, 나 부위원장도 반대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7 대 3의 역사가 20년"이라며 "그동안 안 바뀐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룰 개정을 "삼류 코미디"로 비꼬았다. 나 부위원장도 전날 "전대가 시작된 거 같은데 룰을 바꾸는 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친윤계가 당심 확대 방안을 밀어붙인다면 룰 전쟁이 격화할 형국이다.

친윤계는 유 전 의원을 맹폭했다. 김정재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이 '나 하나 때문에 룰을 바꾼다'고 했는데 그럴 일은 없다. 과대망상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김기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삼류 코미디라는 건) 유 전 의원의 주관적 해석"이라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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