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넓고, 지금도 '대우·세계경영'이 할 일은 많다"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2-12-07 18:27:54
신장섭 싱가포르대 교수 "김우중, 세계적인 민족주의 경영자"
박영렬 연세대 교수 "아시아 중심 시장 재편 때 대우 재평가될 듯"
"대우는 신흥국에서 출발해 당시 최대 다국적 기업으로 성공한 사례다. 대우의 '3각 무역'은 현재 IBM 등 서구 기업들이 아프리카,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에 진출할 때 쓰는 전략인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그걸 수십 년 전 만들었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후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그룹 해체)만으로 기업인, 기업을 평가해선 안된다. 오히려 많은 신흥국들이 서구 다국적 기업보다 대우, 김우중을 배우고 싶어한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경영학)는 7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김우중의 기업가 정신과 세계경영 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경영학회와 (사)대우세계경영연구회, 아주대가 공동으로 연 이날 행사에서 신 교수는 김 회장을 가리켜 "세계경영과 민족주의자라는 이질적인 두 개념이 합쳐진 기업인"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세계경영'과 '민족주의자'라는 개념은 정반대다. 하지만 역설적인 두 가지가 합쳐졌을 때 독보적인 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는 "화훼이, 알리바바 등 현재 많은 중국 기업들이 신흥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쓰는 전략이 과거 대우가 전파한 '세계경영'"이라고 평가했다.
또, 신 교수가 주목한 것은 대우그룹 사훈(社訓) 중 하나인 '희생'이다. 신 교수는 "다른 사훈인 '도전''창조'는 당시 다른 기업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희생'은 획기적인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이 강조한 희생의 대상은 '국가'와 '다음 세대'다. 신 교수는 "김 회장이 강조한 '희생'이 대우라는 조직을 하나로 묶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수출액이 196억 달러였는데 그중 13%가 대우가 맡았다. 그룹이 해체된 이후에도 GYBM(청년사업가양성)을 통해 젊은 기업가를 키워낸 것은 대한민국 어느 경영인도 하지 못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사)대우세계경영연구회에 따르면, 2011년부터 GYBM프로그램을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 4개국 취업에 성공한 이는 1300여명에 달한다. 10년이 넘어가면서 일부 수료생은 현지 기업에서 근무한 이력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등 창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박창욱 (사)대우세계경영연구회 상근부회장은 "청년취업 시장이 심각한 현재, 김우중 회장과 우리(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10년 넘게 추진해온 세계경영, 인재양성은 이제 우리 정부도 인정할 정도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포럼에는 박영렬 연세대 교수(·전 한국경영학회장)도 '김우중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가정신 지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일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회장이 다른 기업인과 다른 점은 성공 후에도 기업가 정신을 끊임없이 펼친 것"이라면서 "죽기 전까지 GYBM을 통해 '글로벌 경영자 100만 명 양성론'을 펼친 김 회장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현재 상황을 가리켜 글로벌 다자경쟁, 다자 패권주의가 본격화된 때라고 지적했다. 많은 경제사학자들이 "앞으로 세계 경제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그는 "그렇기에 김 회장이 살아생전 강조한 '아시아 전문가 양성'은 시의적절한 전략"이라면서 "앞으로 기업가 정신에는 김 회장이 실천한 열정(Energy), 전략(Strategy), 위대함(Greatness), 다시 말해 ESG가 필요하다"이라고 강조했다.
행사를 연 장병주 (사)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12월9일이면 김 회장 서가 3주기가 된다"면서 "김 회장의 바람처럼 '대우의 세계경영 정신이 후학들에게 귀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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