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해임건의안·이태원 국정조사 놓고 여야 힘겨루기

장은현

eh@kpinews.kr | 2022-11-29 17:12:04

野 "李 책임 묻는 방식·시점 등 원내 지도부 위임"
"대통령실과 여당, 국회일정 등을 고려해 정할 것"
관계자 "시작부터 탄핵소추해야 한다는 의견 나와"
與, 국조 보이콧 안하기로…李 해임건의 보류 영향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계획을 변경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정한 뒤 오는 30일 해임건의안 발의, 내달 1일 국회 본회의 보고, 2일 처리 수순을 밟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원내 지도부가 발의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보이콧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국으로 치닫던 여야가 막판 협상의 문을 열어두며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양당에선 강경론이 만만치 않아 절충안이 나올 지 미지수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곧바로 꺼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에선 이 장관 해임건의안 얘기가 돌면서 "특위 위원 탈퇴" 등과 같은 방안이 논의됐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총 후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재난 안전 총괄책임자로서 이 장관에 대한 국회 차원의 책임을 묻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을 묻는 형식과 방식, 시점에 대해 원내지도부에 위임을 해줬다"며 "향후 대통령실과 여당, 국회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시점과 방식을 정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유가족 절규와 국민 명령에 따라 이 장관 파면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해임건의안 발의를 시사했을 뿐"이라며 "그런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불쾌하다며 즉각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해임건의안을 예정대로 발의하는 게 맞냐, 어떤 의미가 있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그래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떤 방법과 시기로 할지 등은 야당 원내지도부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임건의안 발의가 보류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해임건의안마저 거부할 시 탄핵소추안 부분도 검토 중에 있기 때문에 검토를 포함한 포괄적 위임"이라고 답했다.

그는 해임건의안 제출 등 대응 방식과 관련해 "반대 의견은 없었다"며 "탄핵소추안으로 바로 돌입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요구가 강하게 있었기 때문에 고민의 지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논의를 시작할 때부터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것인지, 탄핵소추안을 바로 제출할 것인지 의견이 각각 있었다"며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결정했지만 실제로 본회의에 올리지도 않았는데 대통령실에서 반응을 하니 의총에서 다시 얘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해임건의안을 정부 예산안이나 국정조사랑 연결 지으면서 바꿔치기(협상) 하려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전혀 별개"라며 "오는 30일 이 장관 건은 원내 지도부가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긴급 중진의원 회의를 열고 이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여야 합의 정신, 협치 정신에 따라 합의한 대로 예산안을 처리한 뒤 국정조사를 하고 그 결과로 책임을 묻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당 중진의원 회의를 마치고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를 보이콧하기로 한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민주당의 해임건의안이 확정적으로 결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이 어떠한 결정을 하면 저희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그는 "해임건의안을 낸다면 그것은 (여야) 합의를 민주당에서 먼저 파기하는 것"이라며 "책임 규명 전 이 장관 파면을 요구하고 해임건의안을 처리하자는 것은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 이후 이 장관 책임이 밝혀졌는데도 자리를 유지한다면 그때 해임건의안을 행사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임건의안 제출 시 국정조사 참여 여부에 대해선 "의원들 의견이 갈렸다"고 전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어떠한 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을 전제로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전체 의견 수렴이 필요한 부분 외에는 원내 대표단이 권한을 위임 받아 결정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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