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만 찾는다"…전세 수요 증발로 전세대출도 감소세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11-23 16:46:05
"고금리·'깡통전세' 우려에 세입자 월세 선호…한동안 지속될 듯"
바야흐로 '월세 시대'다. 2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월세 거래량은 총 117만5899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월세 거래량(97만7039건)보다 이미 20.4% 많다. 연말까지 140만 건을 넘어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 매물은 쌓여 가는데 거래는 없다. 요즘 세입자들은 다들 월세만 찾는다"고 말했다. "최근 성사된 임대차 거래 중 80% 이상이 월세를 낀 거래"라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주(14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78.4로 전주(80.4) 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역대 최저치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전세를 구하는 세입자보다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들이 더 많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전세가 소화되지 않으면서 매물은 증가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5만1478건으로, 전월말(4만5990건)보다 11.9% 늘었다.
전세 수요 증발로 전세자금대출도 감소세다. 지난 10월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 전세대출 잔액은 총 134조625억 원으로 전월말(134조1976억 원) 대비 1351억 원 줄었다. 전세대출 잔액이 감소한 건 올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대출 수요 중에서도 보증금만 있는 전세 계약이 아닌, 월세를 낀 반전세 계약의 보증금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다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반전세 계약 보증금도 대개 수억 원 수준이라 세입자들이 대출로 마련한다. 요새 전세대출 차주 중 절반 이상이 반전세 계약"이라고 말했다.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이유로는 고금리와 '깡통전세(주택 매맷값이 전셋값 아래로 내려간 경우)' 우려가 꼽힌다. 전세대출 금리가 최고 7%를 넘어 월세가 전세대출 이자보다 싸지자 세입자들은 월세로 쏠리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가 높아 전세의 월세화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 "전세대출 금리가 뛰면서 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깡통전세 위험을 걱정해 월세로 옮겨가는 세입자들도 많다"고 했다.
깡통전세는 매매가가 전셋값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못 받을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집값의 가파른 하락세로 깡통전세가 범람하자 전세보증 사고도 급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전세보증 사고금액은 총 1526억2455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예정이고, 집값 하락세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 '월세만 찾는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하반기까지는 월세 선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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