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김은혜·MBC…현안 대응 친윤·비윤·반윤 분화 가속화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11-11 09:37:39
비윤 안철수 "金 퇴장 적절했다…MBC건, 경고성"
반윤 유승민 "尹, 민심역주행…자유 헌법가치 훼손"
대통령실·與 시각차로 불편…비윤·반윤 증가 추세
최근 정국 현안이 꼬리를 물면서 대통령실과 집권여당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번지고 있다. 입장차가 자꾸 드러나서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적극 뒷받침하길 바란다. 하지만 일사분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불만이다. 지역구 여론 등 민심에 더 민감한 여당은 분통을 터뜨린다. 대통령실 대응이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져서다.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에 대한 시각차가 일례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 등 참모진 퇴장과 MBC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논란도 있다. 이들 문제에 대한 대응을 보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세 그룹으로 분화하는 양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을 무조건 감싸는 친윤계와 건건이 날을 세우는 반윤계가 있다. 한동안 신중하던 장제원 의원은 이태원 참사 후 윤 대통령 도우미로 다시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야당보다 더 독하게 윤 대통령을 저격 중이다. 비윤계는 선택적이다. 사안별로 대통령실을 밀거나 비판한다.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대표적이다.
장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김은혜 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웃기고 있네' 필담으로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에서 퇴장당한 일을 거론하며 "의원들이랑 통화했는데 부글부글하더라"라고 전했다. 운영위원장으로서 두 수석을 내보낸 주호영 원내대표를 겨냥해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장 의원은 "대통령의 수석 참모지 않나.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 당원들이 모욕감을 느낀 것 아니냐"며 "의원들 사이에 그런(부글부글) 감정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지도부를 한 번 더 준 건 오로지 야당의 정치 공세를 막고 자존심을 지키면서 성과를 내자, 그래서 경륜이 필요하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지금 드러난 걸 보면 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11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주 원내대표 조치에 대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일단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면서다.
안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민주당의 강기정 수석이 오히려 큰소리치면서 사과도 안 하고 조치도 안 했지 않았느냐"며 "그런 것들이 쌓여서 국민들이 실망해 정권교체를 시켜줬다"고 지적했다. 그려면서 "우리는 달라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이 장관을 문책해야한다는 의견을 재확인했다. "(이 장관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면 결국 여야 정쟁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안 의원은 그러나 MBC의 전용기 탑승 배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을 엄호했다. 그는 "경고성 조치라고 본다"며 "경고성 조치는 일회성에 그치고 MBC 내에서도 보도윤리상으로 문제는 없었는지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는 좋은 영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야당 등이 성토하는 '언론 탄압'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유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순방 전용기에 MBC 탑승을 거부한 것은 자유라는 헌법 가치를 대통령 스스로 훼손하는 결정이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끝내 민심을 깨닫지 못하고 역주행한다면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가장 강조해 온 헌법 가치가 바로 자유 아닌가. 자유 중 표현의 자유는 으뜸의 자유"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또 다른 페북 글에서 "윤 대통령은 '막연하게 뭐 다 책임져라, 그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측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비호했다"며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무한책임'을 수차 강조하던 윤 대통령은 지금 어디로 사라졌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 장관 경질을 가장 먼저 촉구했고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포함한 국정 전면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라면 국민의 편에 서야지 그깟 공천협박 때문에 권력에 아부해서는 안된다"며 "이대로 가면 민심이 두렵지 않나"라고 물었다.
김웅 의원도 반윤계 노선을 걷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조강특위가 발표한 사고 당협 66곳 공모 대상에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내정된 13개 당협이 포함됐다는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웃기고 있네"라고 조롱했다. 해시태그(#)에는 '이건 사담이다 윤리위야'라고 적었다.
비대위는 전날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내부 총질을 하는 세력이 있다며 "야당의 부당한 정치공세는 비판하지 않고 내부를 향해서만 뒤틀린 언사를 남발하는 사람들은 우리 동지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행 비대위원 겸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구성원들 중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상시적으로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썼다.
여당과 온도차가 있는 대통령실의 현안 대응이 잇따르면서 비윤계 그룹이 커지고 이들 중 반윤계로 '전향'하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가 당협 교체를 추진하는 것도 친윤계 이탈을 자극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나는 참모진 퇴장 조치에 찬성하고 MBC 전용기 제한 건엔 반대한다"며 "이 장관 즉각 사퇴를 원하면 반윤인가"라고 자조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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