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공화당에 투표" 독려…득이 될까, 독이 될까
김당
dangk@kpinews.kr | 2022-11-08 12:17:26
유료화 이어 SNS 소유주의 정치 트윗 논란…광고주 이탈 가속
미 언론 "노골적 당파적 트윗…'펭귄맨' 트위터 중립성에 의문"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지 일주일만에 임직원의 절반을 해고해 논란이 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미 중간선거를 하루 앞두고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해 다시 한번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로 머스크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선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와 계속해서 충돌하자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세금 정책과 억만장자세 등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진보성향 의원들을 여러 차례 '조롱'했다.
지난 5월에는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은 현재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다"며 "더는 민주당을 지지할 수 없고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콘텐츠관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해, 시민단체와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위터에서 혐오 콘텐츠와 가짜 뉴스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트위터 인수에 대해 "머스크가 세계 전체에 거짓말을 내보내고 뿜어내는 수단을 사들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공화당 지지 발언을 계기로 바이든 행정부와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의 이번 트윗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 수장이 미국의 한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첫 번째 사례"라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장악한 뒤 불과 며칠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 반대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진단했다.
AP 통신은 이날 '머스크의 당파적 트윗은 트위터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한다(Musk's partisan tweets call Twitter neutrality into question)'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머스크의 행동을 비판적으로 다뤘다.
AP는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는 과거에 플랫폼 안팎에서 정치적 견해를 표명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하나의 플랫폼을 소유한 그의 다른 정당에 대한 직접적인 지지는 트위터가 세계 최고 부자의 통치 아래 중립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시라큐스대학에서 소셜 미디어와 정치를 연구하는 제니퍼 스트로머-갤리 교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단순한 회사나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우리의 디지털 공론장이자 마을 광장"이라며 "공공 영역이 점점 더 사유화되고 이러한 회사의 수장들이 저울에 손가락을 대면 그것이 잠재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해로운 방식으로 왜곡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AP에 밝혔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머스크가 정치 발언을 한 이날 트위터의 변화를 우려한 광고주들의 이탈도 이어졌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자회사 카이트는 트위터에서 유료광고를 일시 중지하기로 했고,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도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 자동차회사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식품업체인 제너럴밀스와 몬데레즈인터내셔널, 유나이티드 항공 등이 트위터 광고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활동가 집단이 광고주들을 압박해 회사 매출이 급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광고가 중단된 데에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혐오 발언 확산 등 각종 논란이 커진 데다 주요 임원의 퇴사로 인한 미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유명 정치외교 잡지에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회사 자체를 넘어 지구촌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라며 "고담시에서 악당 '펭귄맨'이 시장이 된 꼴"이라는 풍자 논평까지 등장했다.
'디애틀랜틱'은 7일 논평에서 머스크의 개인 성향이 전 세계인의 정보공유와 여론형성 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고담시는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가상도시로 치안 부실 속에 온갖 흉악범죄가 난무하는 도시다. 배트맨의 펭귄맨 캐릭터는 범죄조직과 연계돼 부도덕한 행위를 일삼는 부자 악당이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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