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용과 돈 수수 질문에 "정치후원금 받았는지 모르겠다"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10-21 15:41:37
공보국 "2018년 50만원 후원…경·대선 후원 없다"
"씨알 안먹혀" 남욱 인터뷰 공유…"어떤 말 진실?"
"우리끼리 돈주고 받은 것" 南 발언 인정 딜레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1일 "대선자금은커녕 사탕 한 개 받은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대선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는 전날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4회에 걸쳐 8억4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으로 남 변호사에게서 돈을 받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고 유 전 본부장은 이를 다시 김 부원장에게 줬다. 남 변호사 측근 이모 씨는 당시 돈 액수와 전달 시기, 장소 등을 꼼꼼하게 기록한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1원도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 부정한 돈이든 부정하지 않은 돈이든 김 부원장 통해 정치자금이나 대선자금을 기여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웃으며 "이런 얘기를 정확하게 안하면…"이라고 잠시 망설였다. 이어 "나중에 뭐라 할 것 같은데, 정식 후원금을 냈는지는 제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딱 잘라 수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정치 후원금을 법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제가 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어쨌든 분명한 것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 옳지 않은 돈을 받은 일이 전혀 없다"며 "개인적으로도 물론 받은 일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답변 후 회견에 배석한 당직자들에게 "(김 부원장이) 정치자금으로 낸 게 있는지 체크해 달라"고 지시했다. 당 안팎에선 "정치 후원금을 냈을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확실하게 확인하지 못한 듯 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 공보국은 "이 대표는 대선을 포함해 불법 정치자금을 1원도 받은 바 없고 김 부원장에게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공보국은 "공식 정치 후원으로 범위를 넓혀도 김 부원장이 2018년 경기지사선거 당시 이 대표에게 50만 원을 후원하였을 뿐이며 2021, 2022년 대선과 경선 과정 등에서 정치자금을 후원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전날 밤 페이스북에 '대선자금 진실게임1'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결백을 부각했다. 해당 글에는 남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체포되기 직전 미국 LA공항에서 JTBC와 인터뷰한 영상이 첨부됐다.
영상에서 남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내가 아는, 12년 동안 내가 그 사람(이재명 대표)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봤겠어요. 트라이를? 아유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12년간 트라이해본 이재명은 씨알도 안먹혔다고 JTBC와 인터뷰 했던 남욱이 그 이전에 이재명의 대선 경선자금을 줬다고 최근 검찰 진술했다는데 어떤 말이 진실일까요"라고 물었다. 검찰의 대장동 사건 수사가 이 대표의 대선자금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에 대한 반박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남욱이라는 사람이 작년 가을쯤인가 귀국할 때 언론과 인터뷰한 게 있다"고 대선자금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거기서 '10년간 찌르는데도 씨알 안 먹히더라', '우리끼리 돈 주고받은 것을 성남시장실이 알게 되면 큰일 난다.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하자'는 이런 얘기들이 내부 녹취록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씨알도 안 먹혀요"라는 남 변호사의 JTBC 인터뷰 발언을 결백의 사례로 든다면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끼리 돈 주고 받은 것"이라는 대목도 '팩트'로 인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끼리'가 누구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검찰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대로 김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남·정 변호사가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정치 전문가는 "이 대표가 남 변호사의 JTBC 인터뷰를 검찰 수사의 반박 근거로 내미는 것은 '대장동 일당'의 불법 자금 수수 사실도 받아들여야하는 딜레마에 빠진다"며 "물론 그렇더라도 이 대표로선 자신과의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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