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역사 잊은 민족 미래 없다"…정진석 "역사 공부 좀"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10-12 10:14:05

李 "日,군사도발·경제침탈…한미일 훈련 반성해야"
김병주 "이러다 3국 군사동맹…韓에 자위대 올수도"
鄭, 한용운 수필 "망국 원인은 자신" 구절 인용·반박
성일종 "구한말 조선 지도층에 문제있던 건 사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발언으로 촉발된 '역사관' 논란이 12일 이틀째 이어졌다.

정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욱일기 한반도 진주' 발언을 비판하면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UPI뉴스 자료사진]

민주당은 "식민 사관 발언"이라고 몰아세웠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망언"이라며 정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이 대표는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별도 배경 설명 없이 짧은 한 문장만 올렸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 한 적 없다'는 정 위원장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미일 3국의 동해 연합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로 규정한 자신에 대해 여권이 '안보 망치는 망언'이라고 공격하는 것을 반격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일 연합훈련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큰데 자위대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발언을 한 것을 봤다"며 "믿기지 않는 발언"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일본은 수십 년간 대한민국을 무력지배한 나라"라며 "독도를 자기 땅이라 우기고 경제 침탈까지 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에서 한미일 군사합동훈련에 대해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미 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 보면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미끄러져 가듯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보다 엄청나게 강화된 한미일 훈련으로 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만해 한용운 시인의 수필 '반성'의 구절을 인용해 '식민사관 발언' 논란을 거듭 반박했다. "만고를 돌아보건대, 어느 국가가 자멸하지 아니하고 타국의 침략을 받았는가. 어느 개인이 자모(自侮·스스로를 멸시함)하지 아니하고 타인의 모멸을 받았는가. 자기를 약하게 한 것은 다른 강자가 아니라 자기며, 자기를 불행케 한 것은 사회나 천지나 시대가 아니라 자기다"라는 내용의 구절이다.

해당 글은 한용운이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쓴 수필 '반성'(反省)을 인용한 것이다. 한용운은 "망국(亡國)의 한이 크지 아니한 것은 아니나, 정복국만을 원망하는 자는 언제든지 그 한을 풀기가 어렵다"며 "자기 불행도, 자기 행복도 타에 의하여 오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련하기도 하지만 가증스럽기가 더할 수 없다"고 적었다.

망국 근본 원인은 내부에 있었다는 시각이다. 정 위원장이 식민사관 논란에 휩싸이자 대한민국 '자강'(自強)을 강조한 한용운 시인 수필을 인용해 반격한 셈이다.

그는 또 기자들과 만나 "진의를 호도하고 왜곡하면 안 된다"며 "그건 식민사관이 아니고 역사 그 자체다. 제발 역사 공부들 좀 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발언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전쟁 한번 못하고 힘도 못 써보고 나라를 빼앗겼다는 얘기"라며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한다"고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정 위원장을 엄호했다. 성 의장은 M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구한말에 조선을 이끌었던 지도층들에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보조를 맞췄다. "국제정세를 보지 못했고 오로지 정치에 매몰돼서 싸웠던 지도층들이 어떻게 했을 때 나라가 망하는지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말씀하신 거 아니겠나"라면서다.

성 의장은 "본질이 어디 있느냐를 다 알고 있으면서 위기에 몰리니까 또다시 친일몰이에 덧씌우기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은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식민사관' 논란에 대해 "돼지 눈에는 돼지밖에 안 보인다"고 비꼬았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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