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화영 킨텍스 사장은 '콩밭'에 있었다

김당

dangk@kpinews.kr | 2022-10-04 17:27:55

킨텍스측 "대선 때는 아예 출근 안하고 여의도에서 살았다"
연봉 2억원 공기업 대표가 사기업 '쌍방울 법카'를 받은 까닭
사장 업추비에서 직원 경조사비 한푼도 안써…마음은 李캠프에

지난달 28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이화영 킨텍스(KINTEX) 대표가 구속 다음날 변호인을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2020년 9월에 취임한 이화영 대표(8대)의 임기는 2023년 8월 말까지다.

▲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 [킨텍스 누리집 캡처]

지난 2002년에 설립해 2005년에 문을 연 킨텍스의 역대 대표 가운데 유일한 정치인 출신 사장이다. 그 직전에 경기도지사를 지낸 임창열 대표(6, 7대)가 있지만, 그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의 행정가로 분류된다.

역대 대표 가운데 임기 중 구속돼 사직서를 내기는 이 대표가 처음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에 정무(평화)부지사를 지낸 이 대표는 이재명 지사와 민주당 주류의 핵심인 이해찬 전 대표를 이어준 '연결고리'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의 뇌물 수수 혐의에 따른 구속은 코트라(KOTRA)는 물론 정치권에도 충격이다.

더욱이 이화영 사장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쌍방울 그룹의 사외이사로서 쌍방울과 이재명 당시 도지사를 연결시켜준 장본인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는 쌍방울 사외이사직을 마친 뒤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2018년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이어 킨텍스 대표를 맡은 2020년 9월부터 올해 초까지도 3년여간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외제 차 등 차량 3대를 제공(리스) 받는 등 뇌물 2억5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가 자신의 측근을 쌍방울 직원으로 허위로 올려 임금 9000여만 원을 지급받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정무부지사의 경우 정무직 지방공무원(차관급, 특별시)이나 별정직 1급 상당 지방공무원(관리관, 광역시-도)으로 임용하게 돼 있다. 정무 부지사는 1억 원에 이르는 고액 연봉자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전시∙컨벤션 센터를 운영하는 킨텍스 대표의 연봉은 성과급을 합쳐 그 두 배쯤인 2억 원에 이른다. 공공기관 및 기관장 경영실적 평가에서 B등급 이상이면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게 돼 있다.

킨텍스는 임창열 사장이 재임한 2019~2020년에 걸쳐 마이스(MICE) 산업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기구인 국제전시연맹(UFI)과 국제컨벤션협회(ICCA)의 마케팅 어워드를 연거푸 수상하는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됐다. 경기도의 공공기관 및 기관장 경영실적 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화영 사장 부임 이후 2021년 공공기관 및 기관장 경영실적 평가에서는 B등급을 받았다. 킨텍스는 2022년부터 경기도가 아닌 고양시의 기관 평가를 받는다.

고액 연봉의 공기업 대표가 사기업 쌍방울의 법인카드와 법인차량 제공(리스) 서비스를 받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더구나 '클린 코트라'에서 왜 공기업 사장이 사기업 법인카드를 받아쓴 일이 벌어진 것일까?

개천절 연휴 기간에 킨텍스 내부의 분위기를 묻자, 한 전직 임원은 "대표가 구속되면 사직서를 내지 않아도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직무대행을 선임하고 새 대표를 공모하는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할 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런데 "충격"이라면서도 뜻밖에도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왔다.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 대표의 일정을 잘 아는 회사 관계자로부터 이런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화영 대표는 우리 회사에 이름만 걸어놓고 회사일에는 별로 뜻이 없었다. 우리 회사보다는 주로 여의도에서 활동했다. 지난 대선 때는 아예 출근도 안하고 여의도에서 살았다."

이화영 대표가 킨텍스 본사가 있는 일산보다 주로 여의도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표의 출퇴근은 출근기록이나 차량 이용기록을 확인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킨텍스 '경영공시'에 게시된 대표 업무추진비(업추비)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 대선이 있던 2022년 3월의 킨텍스 대표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위)과 규모와 업무가 유사한 벡스코 대표의 같은 기간 업추비 사용내역(아래)을 비교하면 임직원은 킨텍스(120명)가 벡스코(80명)보다 많은데 업추비는 벡스코의 5% 수준이다. [킨텍스-벡스코 경영공시 캡처]

경영공시에 게시된 지난 3월 이화영 대표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불과 3만6500원뿐이었다. 혹시 영(0)을 하나 빼먹은 게 아닌가 하고 다시 들여다봤지만 '킨텍스 주요 현황 논의' 등 2건에 단돈 3만6500원뿐이었다.

3월은 대통령 선거가 있던 달이다. "대선 때는 아예 출근도 안하고 여의도에서 살았다"는 답변을 뒷받침하는 업추비 사용 내역이다.

이에 비해 이 대표는 △1월은 주주기관 협의 등 6건에 36만9000원 △2월은 주주기관 현안 협의 등 5건에 23만1700원 △4월은 전시업계 발전방안 논의 등 4건에 46만원을 업추비로 썼다고 공시했다. 3월을 제외한 평균 업추비는 5건에 35만3500원 꼴이다.

규모와 업무가 비슷한 유사 공기업 대표의 같은 기간 업추비 사용내역과 비교하면 월 3만6500원의 업추비에서는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경영공시에 게시된 부산 국제전시장 벡스코(BEXCO) 대표 이사의 3월 업추비 사용액은 67만9000원이다. 임직원은 킨텍스(임원 4, 직원 120)가 벡스코(임원 4, 직원 80)보다 더 많은데, 사장 업추비는 벡스코의 5% 수준이다.

수상한 점은 더 있다. 벡스코 사장 업추비 내역은 감사원의 업추비 사용규정대로 날짜별로 카드 사용과 현금으로 구분해 엑셀파일로 정리돼 있는데, 킨텍스 사장 업추비는 구체성이 떨어진다.

특히 이화영 대표의 업추비 사용내역에선 현금 사용이 한푼도 없다. 3월뿐만 아니라 다른 월에도 업추비에서 현금 경조사비 사용은 찾을 수 없었다.

업추비 중 현금은 대부분 임직원 경조사비다. 벡스코 사장의 3월 업추비(67만9000원)에서도 카드 사용이 27만9000원이고 현금이 40만 원으로 더 많다. 직원 8명의 결혼이나 조사(弔事) 1인당 5만 원씩 사용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18년 7월 10일 이화영 전 의원(오른쪽)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임명했다. [이화영 페이스북]

회사의 대표가 직원 경조사조차 챙기지 않는다는 것은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콩밭이 바로 이재명 대선후보의 캠프가 차려진 여의도였던  것이다.

앞서의 임원은 킨텍스 사장의 연봉이 "이것저것 합치면 2억원쯤 된다"면서도 사기업 법인카드를 받아쓴 것에 대해서는 "선거 등 다른 곳에 쓸 일이 많을 테니 '다다익선' 아니겠냐"라고 했다.

이 임원은 "공기업은 대표라고 해도 법카(그린카드) 사용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 마음대로 못 쓰지만 사기업 법카는 다르다"며 "외부에 노출되는 그린카드로는 쓸 수 없는 데에 쓰려다 보니 공기업 사장을 하면서도 사기업 법카를 받아쓴 것 아니겠냐"고 했다.

이화영 대표의 마음이 회사보다는 '콩밭'에 가 있다는 우려는 지난해 11월 9일 킨텍스에 대한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허원 도의원은 화천대유가 100%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천화동인 1호의 이한성 대표가 이화영 대표의 의원 시절 보좌관인 점을 거론하며 이렇게 질의답변을 주고 받았다.

허원 위원: 대표님께서 너무 정치와 경영의 중간에서 완전히 외줄을 타는 것 같아요, 지금은. 왜냐하면 언론에서도 용인시장 출마설도 나오고 그다음에, 국회의원 설도 나오고. 어쨌든 지역위원장도 맡고 계시니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여튼 우리 대표께서, 그리고 또 이재명 전 지사께서 대선을 출마하시면서 캠프도 차렸는데 많은 얘기가 나오고 계신데 우리 대표께서는 임기를 여기서 꽉 채울 것인지 아니면 그쪽에 가서 그 어느 쪽을 택해서 하실 것인지 그것 좀 한번 듣고 싶습니다.

이화영 대표: 하여튼 임기를 채워서 성실하게 킨텍스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대표는 대선 직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기를 채워 성실하게 킨텍스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답변은 '거짓'이었다.
 
((다음에는 '이화영은 왜 이재명의 약한고리일까'가 이어집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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