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축제 금상 '윤석열차'에 정부 "경고"…野 "역풍 맞을 것"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10-04 15:10:11

尹 얼굴 기차 그림 전시 논란…김건희 여사 조종
문체부 "정치적 주제 작품 선정, 행사취지 어긋나"
이원욱 "세상 바라보는 고등학생 혜안 자랑스럽다"
장혜영 "웃자고 그렸는데 죽자고 달려들어…자유는"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이 전시돼 정치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부천시가 후원하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한국만화축제가 계기였다. 

도마에 오른 그림은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였다. 고등학생이 그린 이 작품은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기차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맨 앞 칸에서 조종하고 그 뒤로는 법복을 입고 칼을 든 검사들이 줄지어 탄 모습을 담고 있다.

▲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뉴시스]

달리는 기차에 놀란 아이들이 도망가는 장면도 그려져 있다. 금상을 비롯해 공모전 수상작들은 한국만화박물관에 전시됐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자 102억원 예산을 지원한 문체부가 나섰다. 문체부는 4일 입장문을 통해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한다"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체부는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문체부 후원 명칭 사용승인에 관한 규정 제9조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소관부서는 승인사항을 취소하고 그때부터 3년간 후원 명칭의 사용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명시된 점을 언급했다. 문체부는 "향후 후원명칭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체부 대응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 의원도 정부를 비판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 글에서 "고등학생에게는 현직 대통령을 만화로 풍자할 자유가 없나"라며 "아니면 현직 대통령이나 영부인, 검찰을 풍자한 작품은 수상작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나"라고 따졌다. "윤석열 정부의 금과옥조 '자유'는 역시나 말뿐이었던 건가"라고도 했다.

장 의원은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이 왜 그 자체로 만화창작 의욕을 고취하는 행사 취지에 어긋나는 일인가"라며 "문체부가 무슨 근거로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럴수록 역풍을 맞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혹여나 대통령실은 이번 일로 문체부 팔 비틀 생각 말고 그냥 허허 웃고 지나가시기 바란다"라며 "웃자고 그렸는데 죽자고 달려들면 더 우스워진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풍자 그림을 공유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고등학생의 혜안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대통령실은 "저희가 따로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부처에서 대응했다면 그것을 참고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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