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금리 7% '미친집값' 강타…'영끌족' 투매 가속화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9-30 16:36:34
"전세보증금 못 돌려줘 급매 증가…집값 폭락 유발할 것"
서울 반포동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 윤 모(남·50) 씨는 최근 반포자이 매물 현황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다.
현재 반포자이 전용 59㎡ 매도 호가는 30억 원 부근에서 형성돼 있는데, 그보다 5억 원이나 낮은, 25억 원짜리 급매물이 올라온 것이다. 반포자이는 올해 5월에도 신고가가 나올 만큼 인기가 높은 아파트였다.
급매물의 원인은 전세 수요 증발이었다. 윤 씨는 "새로운 전세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아 전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집주인이 결국 집을 급매로 내놓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포자이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치솟는 금리가 부동산시장을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4.73~7.28%를 기록했다. 지난 19일(연 4.38~6.48%) 대비 하단은 0.35%포인트, 상단은 0.80%포인트씩 뛴 수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강도 긴축을 거듭하면서 금리 상승세가 꺾일 기미도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11~6.45%에서 연 4.40~6.83%로 하단은 0.29%포인트, 상단은 0.38%포인트씩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오름세는 주택 매수자들을 부담스럽게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값 하락세에 높은 이자부담이 겹치니 시장에서 주택 매수세가 사라졌다"고 했다.
금융권과 부동산업계에서는 집값을 끌어내릴 더 큰 요소로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승세를 꼽는다. 28일 기준 5대 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4.15~6.58%로 19일(3.84~6.11%) 대비 하단은 0.31%포인트, 상단은 0.47%포인트씩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후 금리가 훌쩍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는 전세대출 금리가 7% 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대출 금리 폭등으로 세입자들이 월세를 더 선호하면서 시장에서 전세 수요가 사라졌다. 이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갭투자자를 위협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돈이 많은 사람들은 집값 회복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고, 1주택 실거주자도 비싼 이자를 감당하며 버틸 수 있다"며 "그러나 영끌 갭투자자는 버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입자가 월세 전환을 요구하거나 나갈 경우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영끌 갭투자자는 새로운 전세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 그 돈을 마련할 길이 없다. 전셋값을 내려도 응하는 사람이 없으면, 결국 급매로라도 집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는 것이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영끌 갭투자자가 집을 급매로 내놓는 현상은 앞으로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윤 씨는 "영끌 갭투자자의 투매 현상이 확대되면서 집값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교수는 "집값은 고점 대비 40% 가량 폭락할 것"이라며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50% 가까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김 대표도 "지역별로 집값이 40~50% 가량 빠지는 곳이 꽤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안혜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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