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민전선'은 푸틴이 이끄는 전쟁기금 지원 창구
김당
dangk@kpinews.kr | 2022-09-30 10:34:59
계좌이체 방법, 전쟁물자 수집 장소, 물품 배달 방법 등 안내
러시아 밖에선 접속 차단…러시아 내 85개 '인민전선' 지부
러시아 3대 에너지 기업의 하나이자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업체인 가즈프롬이 전쟁 승리 기금을 이체한 '승리를 위한 모든 것 - 인민 전선'은 돈네츠크 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 인민공화국(LPR)에 전쟁 자금과 물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대중 운동 조직이다.
놀랍게도 '승리를 위한 모든 것(ВСЕ ДЛЯ ПОБЕДЫ) - 인민 전선(НАРОДНЫЙ ФРОНТ)'은 누리집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끄는 대중 운동 조직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승리를 위한 모든 것 - 인민전선'(이하 '인민전선')을 소개하는 Q&A 코너의 '우리는 누구인가(КТО МЫ?)'에는 러시아어로 "'인민전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끄는 대중 운동이다(НАРОДНЫЙ ФРОНТ – ОБЩЕСТВЕННОЕ ДВИЖЕНИЕ, ЛИДЕРОМ КОТОРОГО ЯВЛЯЕТСЯ ПРЕЗИДЕНТ РОССИИ ВЛАДИМИР ПУТИН)"라고 명시돼 있다.
또한 누리집의 초기 화면에는 전투원들 사진과 함께 러시아어로 이런 문구가 써 있다.
"LPR과 DPR의 투사들은 돈바스의 해방을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적대 행위에 영향을 받는 공화국의 군인과 주민들을 지원하십시오!"
이처럼 '인민전선'은 DPR과 LPR을 위한 전쟁 기금과 물자를 모금-수집하는 프로젝트(포털)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는 '인민전선'이 누리집에 "이 포털에서 우리는 돈을 이체하는 방법, 전투원들이 필요로 하는 물자를 어디에서 수집하는지, 물품을 수취인에게 배달하는 방법 등을 알 수 있다"고 소개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민전선' 누리집은 모금 포털임에도 러시아 이외의 지역에서는 접속이 차단돼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과 EU의 사이트 공격이나 모금 방해 같은 '적대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보인다.
'인민전선'은 누리집이 러시아어로만 돼 있는 데다가 러시아 밖에서는 접속이 차단돼 있어 한국은 물론, 서방에서도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실제로 누리집에 접속하면 "귀하의 지역에서는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는 공지가 뜬다. 이에 기자도 인터넷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러시아에서 접속한 것처럼 IP주소를 우회해 접속해야 했다.
우회 접속한 결과, Q&A 코너의 '우리는 누구인가(КТО МЫ?)'에 "'인민전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끄는 대중 운동이다(НАРОДНЫЙ ФРОНТ – ОБЩЕСТВЕННОЕ ДВИЖЕНИЕ, ЛИДЕРОМ КОТОРОГО ЯВЛЯЕТСЯ ПРЕЗИДЕНТ РОССИИ ВЛАДИМИР ПУТИН)"라고 명시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는 일'에 대해서는 "시민들로부터 기부금을 모은다"고 전제하고, " 우리는 그들의 활동을 확장하고, 희소한 상품을 구매하고, 창고 공간과 정보 지원을 제공하고, 공급망을 구성하고, 안전한 금융 거래를 돕는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모금 사이트를 만든 이유'에 대해 "DPR과 LPR의 부대는 (2014년부터) 8년 동안 적대행위에 맞서 왔지만, 공화국은 동원 상태에 있고 돈바스의 내부 자원은 한계에 있다"며 "우리가 수집하거나 구매하는 것은 전투원들이 매일 필요로 하는 소모품이고 적시 지원은 인력 손실을 줄인다"고 밝히고 있다.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해서는 재정적 기부와 현물 기탁의 두 가지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우선 재정적 기부와 관련해서는 신용카드 결제, 계좌 이체, 휴대폰 결제 등의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현물 기탁과 관련해선 필요한 목록을 제시하고 "목록에 해당하는 물품이 있으면 러시아연방 85개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민전선 지부로 가져와 달라"면서 "당신의 거주지에서 '인민전선' 지부가 어디에 있는지 보려면 지도 위에 마우스를 가져가면 된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인민전선'이 누리집에 게시한 수집품 목록을 보면 카메라가 장착된 쿼드콥터(드론, 3KM 비행 범위), 디지털 워키토키(5-10KM 범위), 방탄 조끼, 헬멧, 전술 구급 상자, 태블릿 및 노트북, 열화상 카메라, 야간 투시경, 쌍안경, 축전지 및 충전기 등으로 다양하다.
'인민전선'에 전쟁 승리 기금을 이체한 가즈프롬사는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업체이자 러시아 3대 에너지 기업의 하나로 푸틴의 오랜 친구인 알렉세이 밀레르 최고경영자(CEO)가 2001년부터 푸틴을 대리해 경영하고 있다.
가즈프롬은 '인민전선'에 이체한 기금 액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 소식통을 통해 전해진 바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인민전선'이 모금한 전쟁 자금은 40억 루블(한화 1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전선'은 가즈프롬이 유럽 가스 소비량의 40%에 달하는 막대한 가스를 판매해 벌어들인 돈을 다시 전쟁 자금으로 지원해 '전쟁의 선순환' 구조를 이끄는 창구인 셈이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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