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에도 '코로나 지원' 연장에 웃지 못하는 은행들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9-27 16:47:21

5대 은행 '코로나 지원' 168.5조…6개월 새 30조 증가
"거듭된 연기로 리스크 확대…이자 상환 유예 우려 커"

'고금리 파도'를 타고 은행권 실적도 고공비행 중이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금융그룹은 모두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냈으며, 연간으로도 최대 실적이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웃지 못하고 있다. 숨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9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연장·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추가 연장한다고 27일 밝혔다. 대출 만기 연장은 최대 3년, 원리금 상환 유예는 최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해당 조치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던 지난 2020년 3월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그간 6개월씩 네 차례 연장됐는데, 이번에 더 길게 연장한 것이다. 금융위는 "고물가·고금리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은행들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확실시됨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연장·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거듭 연기되면서 리스크가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UPI뉴스 자료사진]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올해의 유일한 리스크는 미뤄졌다"고 평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코로나 지원 조치가 종료된 후 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까 우려됐는데, 연기된 것이다. 금리는 하반기에도 지속 상승세라 은행의 사상 최대 실적을 막을 걸림돌은 더 이상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주요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그룹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총 16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그룹은 5조219억 원, KB금융그룹은 4조8884억 원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리스크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단지 연기됐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연기되는 사이 리스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 연장·원리금 상환 유예 잔액은 총 168조5323억 원에 달했다. 이 중 만기연장이 157조3489억 원, 원금 상환 유예는 10조8812억 원, 이자 상환 유예는 3022억 원이다. 

1월말(139조4494억 원)에 비해 6개월 새 29조829억 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원 조치가 연장될 때마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부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이자 상환 유예다. 유예된 이자 규모는 3000억 원 수준이지만, 이자가 유예된 대출의 원금은 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조차 못 갚는다는 것은 문을 닫기 일보 직전이라고 봐야 한다"며 "3조 원 전부 부실화돼도 놀랍지 않다"고 진단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이자 상환 유예만이라도 멈춰달라고 금융당국에 거듭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금융권에서는 상환 유예가 종료되는 내년 9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부실이 터져 나올 것으로 관측한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올해 당기순익이 5조 원 넘는 금융그룹도 나올 것으로 전망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고개를 저었다. 코로나 지원 관련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을 거라 그만큼 이익이 줄 거란 얘기다. 

그는 "5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까지 적립한 코로나 지원 관련 대손충당금은 총 1조5000억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며 "연말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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