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사실과 다른 보도" 정면 대응

장은현

eh@kpinews.kr | 2022-09-26 15:22:30

尹, 순방 후 첫 도어스테핑…발언 내용·경위는 안 밝혀
"동맹 훼손해 국민 위험에 빠뜨리는 것…진상 밝혀야"
與, MBC 겨냥 "野와 정언유착 의혹"…항의 방문할 듯
리얼미터…尹지지율, 16일 36.4%→주말 23일 32.8%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 미국 뉴욕에서 한 행사를 마친 뒤 "국회에서 이XX이 승인 안 해주면 OOO(바이든이 or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비속어 발언'이 정확히 어떤 문장이었는지, 경위는 무엇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발언 자체보다 언론사의 보도를 문제 삼으며 정면 돌파를 예고한 만큼 논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 순방 당시 행사장을 나가며 한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 입장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이 부분을 먼저 얘기하고 싶다"며 운을 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뭐 논란이라기 보다 이렇게 말하겠다"라며 "전세계 초강대국 2, 3개 나라를 제외하고 자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자국 능력으로 온전히 지킬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자국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동맹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건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이로 인해 한미동맹이 훼손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비속어 논란에 사과하기보다 강경 대응을 선택하면서 여야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일부 언론이 조작 보도를 했다며 민주당과의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MBC를 '최초 보도사'로 지목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상대책회의에서 "비속어 프레임을 씌운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미동맹을 해치고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해할 수 있는 보도를, 무책임하게 보도 자제 요청에도 왜곡해 자막을 입혀 보도했다"고 쏘아붙였다. 해당 발언이 방송사 카메라에 찍힌 후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단에게 보도 자제 요청을 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관련해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MBC 보도로 인해 훼손되고 묻혀 안타깝다"며 "사실왜곡, 흠집내기식 보도 행태는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다. MBC에 대해서는 당이 여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성중 의원 등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 일동은 'MBC의 국익을 해치는 매국 허위방송에 대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이름의 회견을 진행했다. MBC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최초로 '이XX', '쪽팔려서' 등의 자막을 달았다는 이유에서다. 

박 의원 등은 "MBC가 민주당 2중대로서 좌파 진영의 공격수로 활동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해당 영상의 엠바고가 풀린 시간이 오전 9시 39분이었는데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그보다 앞선 9시 33분에 해당 영상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막말'이라고 비난했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MBC에 항의 방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MBC가 해당 영상을 민주당에 유출했는지에 대해선 '그렇다'고 확실히 얘기하지 않고 있다. 박 의원은 회견 후 'MBC를 항의방문하겠다는 건 MBC를 (유출 주체로) 특정했다는 얘긴데 근거가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질문이 나오자 "(윤 대통령 발언이) 활자화, 문자화돼 나온 건 MBC 보도가 처음이었다"라고 답했다. 이들은 오는 27일 MBC를 항의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단 해명을 들어보고 아닌 것 같다 싶으면 항의방문하겠다"며 "MBC 보도가 다른 언론사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인데 그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취향대로 자막을 달아 내보낸 것이 문제"라면서다.

당 소속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에 MBC 대표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업무방행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국민들 청력 테스트를 뛰어넘어 무도하게 거짓에 거짓을 낳다"며 전면전 태세에 돌입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MBC와의 유착 의혹을 일축하며 "증거가 있다면 공식적으로 주장하라. 그러면 제가 법적 책임을 고스란히 국민의 이름을 대신해 물어드리겠다"고 반격했다. 

비속어 논란 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일간 기준 소폭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9~23일 전국 유권자 25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4.6%, 부정 평가는 62.2%였다. 전주보다 긍정 평가가 0.2%포인트(p) 상승했지만 '일' 단위로 봤을 땐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 16일 금요일 33.5%로 주간 집계를 마감한 후 20일 36.4%→21일 34.8%→22일 34.9%→23일 32.8%로 주 후반 내림세였다.

해당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1.9%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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