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 칼럼] 힌남노가 할퀴고 간 자리서 최정우 내모는 권력의 그림자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 2022-09-22 17:02:19

태풍 힌남노의 위력은 막강했다. 순식간에 포항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포항제철소는 진창이 됐다. 여의도 세 배 면적이 속절없이 물에 잠겼다. 추정 피해가 조 단위다. 누구의 책임인가.

기실 책임론은 성급하다. 복구가 시급한 터다. 책임 추궁은 그 다음이다. 그런데 기다렸다는 듯 '최정우 책임론'이 돌출했다. 직접 삽을 들고 복구에 여념없는 포스코 회장부터 겨냥한 것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이 포문을 열었다. 지난 14일 TF회의에서 "힌남노가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중점적으로 한번 따져볼 예정"이라고 했다. 최정우 책임론의 서막이었다.

철강 수급이 발등의 불인데, 산업부 차관이 책임론을 꺼내든 것부터 어색했다. 무슨 꿍꿍이인가. 충분히 예보됐는데 왜 침수대책을 세우지 않았냐고 추궁한다면 양심 불량이다.

불가항력의 천재지변이었다. 예보됐다고, 대책을 세워 막을 수 있는 참사였나.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강(냉천)이 범람했다. 순식간에 2m, 3m 높이로 밀려들며 포항을 삼켰다. 포철만이 아니라 이마트, 현대제철 등 주변도 다 작살났다.

책임을 묻는다면 냉천이 왜 넘쳤는지, 관리주체인 포항시에 먼저 묻는 게 상식이다. MB(이명박)정부 4대강 사업 영향으로 냉천은 폭이 좁아진 상태다. 현장을 가본 철강업계 인사는 "하천 크기가 10이라면 실제 폭은 4밖에 안되더라"고 했다.

최정우 책임론은 그래서 불순하다. 재발 방지가 진짜 목적인지 의심스럽다. 이참에 문재인 정부 시절 회장에 오른 그를 찍어내겠다는 것 아닌가.

철강업계에선 배후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이창양 산업부장관, 이강덕 포항시장의 이름이 회자한다. 윤 의원과 이 장관은 마산고 동기다. 윤 의원과 이 시장은 MB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다.

논란이 일자 이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 출석해 "경영진 문책 등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거버넌스(지배구조) 등에는 관심 없다"고 말했다.

끝이 아닐 것이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더 센 공세가 펼쳐질 것이다. 곧 열릴 국정감사가 전장이다. 최 회장을 향한 여당 의원들의 집중포화가 예상된다. 권력 쥔 자들의 탐욕이 힌남노가 할퀴고 간 상처 위에서 춤추는 형국이다. 

그런데 의문이다. 정치권력은 왜 아직도 포스코 회장 자리를 탐하나. 포스코가 공기업이라도 되나. 국영기업으로 출발하긴 했지만 민영화(2000년10월)된지 20년도 넘었다. 정부 지분은 단 한 주도 없다.
 

▲ 류순열 편집국장

K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