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 출범 첫날…'가처분 판결' 리스크 여전

장은현

eh@kpinews.kr | 2022-09-14 15:42:25

鄭, 현충탑 참배로 업무 시작…"제 역할 못해 송구"
이준석, 심문 참석해 자신…"법원 큰 고민 없을 것"
"당헌 개정은 소급된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 것"
전주혜 반박…"당헌 개정, 실체·절차적으로 적법"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현충탑을 참배하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가처분 소송 상황 속에서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해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새 비대위가 출범한 이날 법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당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2·3차) 심문을 진행했다. 법원은 오는 28일 '정진석 비대위'에 관한 가처분(4차) 건을 심리한 뒤 2·3차와 함께 일괄 판결할 예정이다.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첫 비대위 회의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혁, 김상훈, 김행 비대위원, 정 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정점식, 전주혜, 김병민 비대위원. [뉴시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첫 회의를 열고 "우리 당 전 대표가 당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가처분 소송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집권여당 지도부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국정 동력이 크게 떨어져 집권 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오늘 출범한 비대위의 임무는 자명하다"며 "국정 운영의 두 엔진 중 하나인 집권여당을 정상화시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튼실하게 뒷받침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앞서 새 비대위원과 현충탑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출발해야 할 것 같다"며 "위원들과 윤석열 정부가 순항할 수 있도록 당정이 일체감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가처분 심문과 관련해선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45분쯤 짙은 남색 정장에 자주색 넥타이를 매고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이 전 대표는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나 "당헌 개정이 굉장히 졸속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법원에서 큰 고민 없이 판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당헌 개정안은 소급된 상황에 대해 얘기하는 처분적 당헌 개정이라 문제가 크다고 법률가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치 현안 관련 질문엔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독전관'(讀箋官·전문을 소리내어 읽는 벼슬아치)을 언급하며 비대위 배후를 주장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정치적 사안은 나중에 말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심문 종료 후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아까 얘기했으니까"라고 한 뒤 곧장 차를 타고 떠났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10분 가량 이 전 대표가 신청한 2, 3차 가처분 사건(권성동 등 비대위원 8인 직무정지·전국위원회의 당헌 개정안 의결 효력정지)과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제기한 1차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사건을 일괄 심리했다. 이전 비대위원 직무정지 건은 심문 과정에서 이 전 대표 측이 신청을 취하해 종결됐다.

재판부는 당초 4차 가처분인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안에 대한 전국위 의결 효력정지,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신청 건도 이날 함께 심리한다고 공지했으나 국민의힘 요청으로 28일 오전 11시로 변경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정진석 비대위' 비대위원들을 상대로도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28일 4차 건과 함께 심문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법원 판결은 28일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 법률 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재판장이 이날 심문 내용과 28일 심문 결론을 같이 내겠다고 했다"며 "이번 심문은 종결된 게 아니라 28일 같은 시간에 속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용' 결정을 전망하는 측은 재판부가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대표의 지위를 임의로 바꿀 수는 없다는 전제로 1차 가처분에 인용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당이 '비상 상황'을 규정한 당헌을 개정했다고 하더라도 이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소급 적용도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기각'을 전망하는 당 측의 입장은 재판부에서 1차 결정 때 비상 상황이 아니라고 본 것에 대한 조치로 당헌을 개정했으니 문제가 치유됐다는 입장이다. 

심문에 직첩 참석한 전주혜 비대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헌 개정은 실체적으로도 적법하고 절차적으로도 적법하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피력했다"고 전했다. 전 위원은 "당헌·당규 개정은 특정 인물을 대상 삼아 하는 게 아니다"며 "일반적 경우에 적용되는 것을 전제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 전 대표 측) 주장이 지나친 억측이고 이유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당헌 개정이 처분적이라는 이 전 대표 지적을 반박한 것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당의 비대위를 두 번이나 깬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당도 전략을 잘 세웠다고 볼 수 없는 것 같다"며 "윤리위원회 등이 있는데도 법원 결정이 나온 뒤 급하게 비대위를 새로 출범한 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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