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여행도! 계곡도! 경기도] ⑧의왕 청계계곡& 청계사·백운호수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2-09-11 17:27:45

온전한 도심공원 '청계계곡'...맑은물·산책로·체험시설·숲 어우러져
'청계산 맑은숲 공원' 수백년 아름드리 메타세콰이어...수도권 유일
'우담바라' 청계사와 수려한 풍광 '백운호수'까지...최고 힐링코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 윤동주의 시 '새로운 길'이 적힌 팻말  [김영석 기자]

경기도 의왕시 청계계곡 산책로에 있는 '다목적 광장' 입구 한 켠의 나무 팻말에 적힌 윤동주의 시, '새로운 길' 앞 단락이다.

마치 의왕 청계계곡 산책로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된 경기도내 다른 하천·계곡의 산책로와 사뭇 다른 '새로운 길'이란 의미로 읽혀진다. 그만큼 청계계곡의 구조는 독특하다.

먼저 계곡을 따라 형성된 지방도 '청계로'와 계곡 사이에 산책로나 자연관찰길을 두고, 아름답게 정비된 계곡에 물놀이터와 평평한 돌로 조성한 숲속 쉼터, 등산로가 마련됐다.

여기에 주변에는 맛집과 천년고찰, 아름다운 호수까지 포진한 제대로된 생태공원 체계다. 계곡과 물, 숲, 주변 자연환경 모두를 연결해 체험과 힐링,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은 산책로가 맡는다. 

산책로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 산, 체험, 놀이의 시발점이자 주변 환경 전체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인체에 비유하면 대동맥의 역할과 같다.

▲ 9월의 의왕 청계계곡 [김영석 기자]


깊은 산에서 시작해 넓은 폭과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경기 북부 유명 계곡에 설치된 산책로의 경우 이동 수단이 주 기능인 점과 확연히 다르다.


한 마디로 힐링과 놀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심속 공원이라는 의미다. 남양주시가 청학계곡을 '정원화'한 것과 같은 의왕시만의 독특한 발상에 따른 것으로, 의왕시민뿐 아니라 경기남부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인 이유다.

청계계곡뿐 아니라 의왕시는 도시 전체가 공원화한 경기남부의 대표적 도시다. 경기북부 도시가 숲과 계곡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하는 친 자연 지역이라면 경기남부는 아파트 등으로 대변되는 도심 지역이다.

경기남부의 신생도시 의왕은 전체 면적 5만 4034km² 가운데 84.4%인 4만 5631km²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다. 한남정맥의 주(主)산인 청계산과 백운산을 중심으로 5개의 크고 작은 산이 도시 곳곳에 자리 잡으면서 녹지가 시청 앞까지 펼쳐져 있다.

▲ 청계계곡 목교와 아래를 흐르는 맑은 계곡물  [김영석 기자] 

여기에 경기남부 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백운호수와 전국 유일의 순환 레일바이크가 설치된 왕송 호수가 도시 남북에 각각 자리 잡았고, 휴양림과 숲이 넓게 펼쳐진 도심 속 공원 형태다. 

도심속 공원같은 의왕시 전체의 축소판이 의왕 청계계곡이다. 청계계곡은 서울과 성남, 의왕을 경계로 하고 있는 청계산 이수봉(545m) 계곡에서 발원한 물이 백운호수를 거쳐 흐르는 학의천과 만나 안양천으로 흘러드는 상류 지역이다.

최상류에 자리잡은 천년 고찰 '청계사'를 기점으로 1.5㎞ 정도 아래에 있는 청계공영주차장까지를 보통 '청계계곡'이라 부르고, 공영주차장에서 청계동 주민센터를 거쳐 학의천에 이르는 하류를 '청계천'이라 한다. 전체적으로 약 6㎞에 달한다.

청계천과 청계계곡도 경기도의 '아름답고 깨끗한 청정계곡 복원' 프로젝트에 의해 본래의 자연하천 ·계곡으로 돌아온 뒤 '생활SOC'를 설치해 관광명소화한 곳이다.

▲ 의왕 청계천 '추억쌓기 프로젝트' 개괄도 [김영석 기자]

이 곳의 생활SOC 지원사업은 '청계천 추억쌓기 프로젝트 사업'이란 이름으로 진행됐다. 그만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이 가득하다는 의미다. 실제 산책로를 중심으로 생태학습장과 데크, 물놀이장, 이벤트장, 편의시설 등이 즐비하다.

청계천 추억쌓기 프로젝트는 지난해 5월까지 1년 여간 '청계자유발도로프' 학교 아래 청계천 변의 시민체육공간에서부터 최상류 청계사에 이르기까지 약 4㎞에 걸쳐 진행됐다.

시발점인 시민체육공간에 나무숲을 활용한 그늘쉼터 조성을 시작으로 천변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자연관찰길을 조성했다. 시민체육공간에서 300여m 윗쪽에는 징검다리와 여울을 설치한 '맑은물놀이터'를 조성했다.

자연관찰길은 모두 3곳에 조성됐는 데, 걸으며 자연을 느끼고 생태학습에 놀이까지 할 수 있도록 기존 산책로를 정비하고 계절별 화초 등을 식재하거나 시설물을 배치한 길이다. 이 때문에 계절별 자연학습 테마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 청계계곡의 데크로와 자연관찰길 [김영석 기자]

이들 산책로에는 걷다가 아름다운 계곡을 조망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4곳의 수변쉼터(행복·사색·추억·기억)와 안전난간이 설치됐다. 기존의 화장실을 깨끗하게 정비하거나 새로 만든 화장실을 도로와 산책로 5곳에 배치해 이용에 편의를 더했다.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나오면 바로 마주하는 게 돌 계단으로 잘 정비한 물놀이터다. 여름에 물놀이 힐링을 위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인 데, 계곡을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를 놓았고 징검다리 건너편에는 평평한 돌로 숲속 쉼터를 조성했다. 청계산 이수봉과 국사봉을 오를 수 있는  등산로도 갖췄다.

또 물놀이터 바로 위에는 이용객에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다목적 이벤트광장'이 마련됐는데, 이 광장 계곡 변을 따라 시가 적힌 나무 팻말들이 세워져 있다. 윤동주의 '새로운 길' 등 한 번쯤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다.

도로와 산책로 곳곳에는 계곡으로 쉽게 내려갈 수 있도록 계단을 만들어 걷다가 바로 계곡으로 내려가 발을 담그거나 물소리를 들으며 힐링할 수 있게 했다. 

▲ 영유아 생태공원  [김영석 기자]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도 마련했다. 다목적 광장을 지나 계곡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아치형 데크 다리를 건너면 '영유아 생태공원'이 나온다.

이 곳에는 그림으로 보던 인디언 집과 나무그물망, 흔들통나무, 터널, 나무그네, 징검다리 등 시설을 갖춰 아이들이 가장 오래 머무르며 놀고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이 생태공원을 지나 데크로를 따라 600여m쯤 더 상류로 올라가면 의왕 추억쌓기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인 '청계산 맑은 숲 공원'이 나온다. 청계천과 청계계곡을 찾는 이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핫 플레이스'이기도 하다.

청계로 오른편에 위치한 '청계산 맑은 숲 공원'이라고 쓰인 이정표부터 청계사에 이르기까지 500여m 구간에 조성됐다. 물이 많지는 않지만 폭이 넓고 어릴 적 가재를 잡던 숲속 계곡 그대로의 모습을 갖춘 계곡과 아름드리 나무가 에워싼 데크로, 계곡변에 마련한 등산로까지 한 데 어우러진 최고의 힐링 생태공원이다.

▲ 청게산 맑은물 숲공원 메타세콰이어 길 [김영석 기자]

데크로에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수백 년 된 아름드리 '메타세콰이어' 나무 군락이 탐방객을 맞는다.

'메타세콰이어' 나무 군락은 데크로를 따라 100여m 펼쳐지다 해송 군락지 등과 이어지는 데, 경기남부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아름드리 메타세콰이어 숲이 있는 곳은 이 곳이 유일하다.

나무가 쏟아내는 피톤치드가 걸음걸이마다 느껴져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데크로는 교통약자도 휠체어로 계곡과 자연을 감상할 수 있게 '무장애'로 조성됐다.

이 데크로에 들어서게 되면 누구나 저절로 휴대폰을 꺼내 '찰깍' 소리와 함께 사진 속 모델이 된다. 여름엔 푸르름과 그늘 속 피톤치드가 가득하고. 가을에는 단풍과 청명함이 계곡 전체를 채워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 사슴벌레 조형물을 설치한 '곤충모형 광장'과 청계계곡  [김영석 기자]

메타세콰이어에 감탄하며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숲 속에 '새들의 아파트'라고 붙여진 나무 조형물 있다. 바로 옆에는 사슴벌레와 풍뎅이 모형의 커다란 조형물이 나무와 바닥에 설치된 '곤충모형 광장'도 자리했다. 자연 학습장으로 마냥 신기해하는 아이들의 단골 포토존이다. 

다시 조금 더 상류쪽으로 올라가면 숲 속 계곡을 바라보며 쉬거나 등산 후 하산객이 쉬어갈 수 있도록 잘 정비한 '숲속 데크 광장'이 나오고,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도 눈에 들어온다.

메타세콰이어와 해송으로 둘러싸인 숲속 데크 광장에서는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화, 목 오전 10시에 2시간씩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장애인과 치매환우 보호자, 고령층 등 생활 약자들이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 청계산 맑은 숲 공원내 숲 광장 [김영석 기자]

맑은 숲 공원의 청계계곡은 양은 많지 않지만 맑은 물과 물소리, 적당히 우거진 숲, 그늘, 바위가 찾는 이의 발걸음을 잡는다.

9월이지만 아직 태양빛이 뜨거운 추석연휴 한 낮, 따가운 햇살을 피해 계곡 숲 그늘로 내려온 시민들이 자리를 깔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누운 채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맑은 숲 공원 끝 등산로와 청계사로 갈라지는 데크로 끝에는 계곡을 건너는 예쁜 나무다리가 설치돼 있고, 그 아래 돌틈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이 햇살에 반짝이는 풍광은 제대로 된 9월의 운치 자체다.

이 계곡은 봉담과천고속도로 청계IC를 나와 백운호수를 끼고 국지도 57선인 '안양판교로'를 지나 '청계로'로 들어서거나, 47번 국도 인덕원역에서 '안양판교로'를 타고 성남방향으로 오다 청계동 주민센터를 지난 뒤 좌회전해 '청계로'에 오르면 된다.

'우담바라'의 천년고찰 '청계사'와 아름다운 풍광의 '백운호수' 

▲ 청계사의 명물 '와불' [김영석 기자]

청계산 맑은 숲 공원 데크로 끝은 다시 청계로와 연결되는 데, 도로로 올라와 150여m 더 올라가면 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6호이자 산과 계곡 이름의 시원인 청계사가 탐방객을 맞는다.

통인신라 말 창건된 청계사는 동종(銅鐘)과 소장목판 등 문화재 외에 대웅전인 '극락보전' 봉인 주불과 관세음보살 얼굴(相好)에 3000년에 한 번 핀다는 '우담바라' 꽃이 피어 화제가 됐던 사찰이다.

조선 후기 건축양식인 극락보전에 이르기까지 도로에서 가파른 4단계의 돌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첫 단계 돌계단을 지키는 4대 천왕 석상을 통과한 뒤 4단계의 돌계단을 하나씩 오른 뒤에야 마주하게 돼 그 이름 또한 상징적인 의미를 둔 것이란 느낌이 들게 한다.

극락보전 오른 켠 지장전 뒤에는 길이 15m 높이 2m의 와불이 화려한 금색으로 치장한 채 온화한 표정으로 탐방객을 맞는다.

지금은 청계사 최고의 상징물이 된 이 와불은 돌을 깍아 만든 것이 아니라, 주먹만한 크기의 몽돌을 하나하나 쌓아 만든 것이어서 보기만 해도 정성이 느껴진다.

▲ 데크로가 있는 백운호수 전경  [김영석 기자] 

청계계곡 최상류에 사찰이 있다면 최하류에는 의왕의 명물 백운호수가 있다. 청계로와 안양판교로가 만나는 곳에서 봉담과천 고속도로 학의IC 입구 쪽에 있는 백운호수는 1953년에 준공한 저수지였다.

안양과 평촌지역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준설했으나 도시화로 지금은 그 기능 대신 백운산과 청계산에 둘러싸인 수려한 풍광과 이들 산 계곡에서 흘러드는 맑은 물로 호수로 재탄생했다.

이 곳에는 호수 전체를 한바퀴 돌 수 있는 데크로(둘레길)가 설치돼 있고, 호수 주변에 맛집과 대형 쇼핑몰, 라이브 카페, 숲속 빵집 등이 있어 가족나들이나 커플 데이트, 힐링을 위한 휴식의 장소로 즐겨찾는 명소가 됐다.

여름에는 시원한 호수 속에서 모터보트와 수상스키, 오리배 등으로 더위를 이기기 위해, 가을에는 호수 주변 단풍과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테크로 산책을 위해 의왕시민뿐 아니라 수도권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아직 한 낮의 햇살이 따가운 9월, 하루 가족 나들이로 청계계곡과, 청계사, 백운호수로 이어지는 힐링코스를 찾아보자. '감동'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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