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중국 신장 자치구 '인도에 반하는 범죄' 가능성 경고

김당

dangk@kpinews.kr | 2022-09-01 12:44:18

OHCHR 보고서 "고문·부당대우 주장 신빙성…시급한 주의 필요"
"테러·극단주의 혐의 수감자 급증 '직업교육훈련센터' 강제 구금"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 사임 몇분 전 발표…'면피용' 비판도

유엔이 8월 31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 평가(OHCHR Assessment of human rights concerns in the Xinjiang Uyghur Autonomous Region, People's Republic of China) 보고서에서 "인도에 반하는 범죄"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 OHCHR은 보고서에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형사 사건이 급증해 교도소도 크게 증가했는데, 우루무치시 다반청 구역의 우루무치 제3 구치소 건물은 2018년 40개에서(왼쪽), 2020년 92개(오른쪽)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구글어스, OHCHR 보고서 캡처]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가 이끄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바첼레트 대표가 사임하기 불과 몇 분 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강제 치료와 열악한 구금 조건을 포함한 고문이나 부당대우의 패턴에 대한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며 신장 위구르 지역 상황에 대해 "시급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압박으로 발표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진 이 보고서는 '전반적인 평가 및 권장 사항'에서 "OHCHR가 접한 신장 위구르의 인권 상황은 국제형사법의 관점에서 우려를 낳게 한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법과 정책에 따라 위구르족과 기타 무슬림 집단의 구성원을 자의적이고 차별적으로 구금하는 정도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누려지는 기본권에 대한 제한과 박탈의 맥락에서 국제 범죄, 특히 반인도적 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

보고서는 우선 '형사 사법 제도를 통한 구금'에서 중국의 형사 사건에서는 일반적으로 99.9%의 유죄 판결을 받고 있다고 전제하고, 2017년 이전에는 신장 위구르에서 형을 선고받은 자의 약 10.8%가 5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는데, 2017년에는 그 수치가 87%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더라도, 신장 위구르 법원은 2017년에만 8만6655명의 피고인에게 테러 또는 "극단주의" 관련 범죄 혐의로 5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했으며, 이는 전년도보다 10배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민들 [OHCHR 누리집 캡처]

이처럼 신장 위구르에서 형사 사건이 급증함에 따라 이 지역의 교도소에 수감된 인구도 크게 증가했는데, 공개 소스 위성 이미지를 통해서도 특히 2019년 이후에 높은 보안 기능을 갖춘 건물이 신축 또는 확장된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러 곳의 기존 교도소도 확장되었는데, 예를 들어 우루무치시 다반청 구역의 우루무치 제3 구치소 건물은 2018년 40개에서, 2019년 68개, 2020년 92개로 증가했다면서 구글어스 위성 이미지 사진을 첨부했다.

OHCHR은 지난 2014~2019년 기간에 이 지역에서 테러 또는 극단주의 범죄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사건들을 표본 조사한 결과, 공식적인 혐의나 사법적 판단의 근거 없이 무슬림을 극단주의자로 규정하거나, 종교 행위를 표적으로 삼아 무슬림이 범한 모든 유형의 법 위반을 극단주의자로 추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OHCHR은 이어 '전반적인 평가 및 권장 사항'에서 "이러한 인권 침해는 국제 인권 규범 및 기준의 관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중국의 '테러 방지법 시스템'에서 비롯된다"면서 "정부는 모든 법률과 정책이 국제인권법을 준수하도록 하고, 인권침해 혐의를 즉시 조사하고, 가해자에 대한 책임을 보장하고, 피해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1차적 의무를 진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2017~2019년 사이에 소위 직업교육훈련센터(VETC) 및 기타 자의적 구금 시설에서 위구르인 및 기타 무슬림 커뮤니티의 대규모 임의적 자유 박탈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빈곤 완화 및 '극단주의' 방지를 목적으로 이른바 직업교육훈련센터를 설치했다고 주장하지만, 서방에서는 이 지역 무슬림을 감시하고 강제로 재교육하기 위한 자의적 구금 시설로 간주하고 있다.

OHCHR도 "소위 직업교육훈련센터 계획에는 종교 및 민족적 근거에 따른 강제 및 차별 요소가 포함될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면서 "여기에는 종교적 정체성과 표현에 대한 과도한 제한, 사생활 및 이동에 대한 권리가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 파란색 선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인구 1만명당 출산율을 나타내고 빨간색 선은 중국 전체의 1만명당 출산율을 나타낸다. 2018년을 분기점으로 출산율이 역전되었음을 알 수 있다. [OHCHR 보고서 캡처]

보고서는 특히 "직업교육훈련센터 강제 수용과 가족 계획 및 산아제한 정책의 강압적이고 차별적인 집행을 통한 생식 권리 침해의 심각한 징후가 있다"면서 2018년을 분기점으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 출산율이 중국 전체 출산율과 역전된 통계를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OHCHR은 '권장 사항'에서, 중국 정부에 교도소 또는 직업교육훈련센터 등 기타 구금 시설에서 자의적으로 자유를 박탈당한 모든 개인을 석방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신장 자치구에서의 인권 침해 혐의 처리에 대한 논란 속에 임기를 마친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중국과) 대화를 추구하는 것이 학대를 묵인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1일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중국 정부가 바첼레트 대표가 지난 5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시찰에 관한 인권보고서를 공개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중국 측이 각국에 이 같은 노력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을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5월 말에 유엔 인권최고대표로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바첼레트 대표는 신장위구르 카슈가르(喀什) 지구의 카슈가르코나(疏附)와 우루무치에서 이 지역 공산당 서기와 성장 등을 면담하고 교도소와 이전 직업교육훈련센터 등을 찾았다.

▲ 8월 31일(현지시간) 유엔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 평가 보고서를 발표한 직후에 사임한 미첼 바첼레트 유엔인권최고대표 [OHCHR 누리집]

칠레 대통령을 두번이나 지낸 바첼레트 대표는 당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각각 영상과 대면으로 만났다. 중국 정부는 2018년 8월 취임한 바첼레트 대표의 중국 방문 요구에 대해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 방문이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바첼레트 대표는 중국에 대한 대응이 너무 느슨하고 면피용 시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그 후 바첼레트 대표는 8월 말에 퇴임할 뜻을 내비치며 퇴임 전에 시찰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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