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 낡은 규제에 남의 집 전전한다"
박지은
pje@kpinews.kr | 2022-08-31 16:53:56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 "낡은 규제 탓에 자산운용사들이 남의 집을 전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85조 '고유계정과 신탁계정 간 거래 금지'는 이제 현실에 맞지 않다"고 31일 지적했다.
해당 법규에 의해 자산운용사는 자사가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가 투자한 건물에 입주할 수 없는 것이다. 빌딩 임대료(고유재산)를 자사 펀드에 내는 것이 위법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BNK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초 여의도 BNK금융타워(구 삼성생명빌딩)를 매입하고도 파이낸스타워로 이전했다. 두 건물은 현대차증권빌딩을 사이로 나란히 서 있다.
KB자산운용도 2015년 여의도 유진투자증권빌딩(현 KB금융타워) 매입 이후 사옥 이전을 포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관련법에 따라 2016년 광화문 센터원빌딩에서 나왔다. 이 외에도 대신자산운용, 베스타스운용 등 부동산 펀드를 운용 중인 다수의 자산운용사도 비슷한 이유로 사옥에 입주하지 못했다.
해당 규제는 90년대 투신사들이 고유계정과 신탁형 저축계정간 불법 편출입을 통해 우량자산은 회사에게, 불량자산은 고객에게 넘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그런 규제가 필요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해묵은 규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펀드 간 자전거래, 고유자산과 펀드 간 거래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어 합리적으로 법 적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책의 일관성도 없으며, 이중잣대"라고 지적도 꼬집었다. 해당 사항은 부동산펀드에만 적용되고 리츠는 예외다. 리츠는 '자본시장법' 하의 펀드와 달리 '부동산투자회사법'의 적용을 받는데, 여기에는 이같은 규제가 없다. 운용사가 리츠로 빌딩을 매입해 입주하면 합법이고 부동산펀드로 매입해 입주하면 불법이다.
자산운용업계는 불필요한 규제를 개정해야 한다며, 그것이 투자자에게도 이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고위관계자는 "펀드로 건물을 매입한 운용사가 타 입주자와 차별 없이 합리적으로 임대료를 낸다면 해당 펀드는 공실율이 줄어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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