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여행도! 계곡도! 경기도] ⑦해변 백사장 담은 남양주 '청학밸리리조트'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 2022-08-29 13:15:13

여름끝 가을 입구, 투명한 계곡물과 숲속 스미는 햇살이 일품
전국 최초 계곡 정원화 개념...2021년 10월 대통령상 수상
아름다운 계곡·다리·정원·폭포'에 배달 존·푸드트럭 존까지
▲청학밸리리조트 두물머리 소정원 [김영석 기자]

낮엔 햇살이 따가워 손으로 얼굴에 그늘을 만들지만 아침 저녁이면 서늘한 바람이 셔츠를 헤집고 들어오는 8월 말.

가는 여름이 못내 아쉽지만 맑고 시원하게 다가오는 바람 또한 싫지 않은 느낌의 가을문턱이다.

맑고 높아진 하늘만큼 센치해지는 마음도 채우고 2022년 마지막 여름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흐르는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며 여름을 느끼고, 숲속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에 반짝이는 거울같은 물로 가을 정취까지 듬뿍 느낄 수 있는 계곡을 찾아 보다.

계곡 가운데서도 널따란 황토 빛 바위 위를 졸졸졸 흐르는 맑은 물이 따가운 햇살을 머리에 이고 수풀 속 풀벌레 소리와 어우러지는 남양주 청학밸리리조트가 제격이다.

▲ 황톳빛 암반 위를 졸졸졸 흐르는 맑은 계곡물 [김영석 기자]

청학밸리리조트는 서울 상계동과 경계를 이루는 수락산(640.5m) 옥류폭포 방향(동쪽)에서 발원한 물과 남쪽의 도솔봉(538m)에서 내려온 물이 만나는 계곡의 합류지점(두물머리) 일대를 정비하며 붙인 이름이다. 이 계곡은 왕숙천으로 흘러드는 지류다.

반세기 이상 계곡 주변에 난무하던 불법 시설물을 2년 여에 걸쳐 깨끗하게 정비하고 내 집 앞 정원처럼 편안하게 힐링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을 잘 갖춘 옛 '청학 계곡'의 새 이름이다.

전국 최초로 '하천·계곡 정원화 사업' 사례로 꼽혀 2021년 10월 15일 지방자치 경영대전에서 '지역개발 분야'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할 정도로, 대한민국 하천 문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그만큼 독창성과 구조, 아름다움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리조트'라는 말 때문에 숙박시설을 갖춘 대형 시설을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 그런 시설물은 없다. '리조트'의 원래 의미대로 재미있게 놀거나 편안히 쉴 수 있는 시설을 갖춰 붙인 명칭이다.

청학밸리리조트의 근간을 이루는 계곡은 두물머리 아래에 있는 '달팽이화장실'을 기점으로 옥류폭포에 이르는 동쪽의 2.2㎞ 구간과 서쪽 '순화궁'로 도로를 따라 청학 2교까지 펼쳐진 1.8㎞ 구간으로 나뉜다.

▲ 청학밸리리조트 명물 달팽이 화장실 [김영석 기자]

이 곳이 여름과 가을을 동시에 느끼기 좋은 것은 계곡 주변을 깨끗이 정비해 내 집 앞 정원처럼 편하고 아름답게 꾸몄기 때문이다.

옥류폭포로 향하는 마을안길은 물론, 순화궁로 청학 2교에 이르기까지 계곡 주변 길 전체에 여름꽃 페튜니아를 심은 화분을 비치하고, 두물머리에는 댑싸리 울타리에 꽃 색깔이 다른 엔젤로니아를 심은 작은(440㎡) 정원을 조성했다.

여기에 청학다리에서 청학 2교 순화궁로쪽 계곡에는 양쪽 가장자리에 화강함 자연석을 계단식으로 놓아 정원에 들어온 느낌을 강조했다.

'계곡 정원화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계곡에서 누리는 숲속 해변'이란 컨셉 아래 진행된 '해변 백사장' 도입이다.

이 컨셉 아래 청학밸리에는 Sky, Sun, Flower 등 3개의 숲속 비치가 조성됐다. 정원으로 조성한 계곡에서 해변 백사장의 정취를 느끼게 하자는 취지다.

▲ '청학' 첫 글자 조형물이 설치된 Sky 비치 [김영석 기자]

Sky 비치는 청학교에서 옥류폭포에 이르는 동쪽 구간에, Sun비치는 청학교에서 청학 2교까지의 순화궁로 구간, Flower비치는 청학교 남쪽 아래에 각각 위치해 있다.

이들 비치에는 청정해역인 인천 옹진군 앞 바다에서 공수해온 모래를 깔았다. 규모는 Sky 비치 400㎡, Sun 비치 640㎡, Flower 비치 720㎡다. 물놀이에 지친 아이들이 물에서 나와 쉴 겸 해변가 모래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물놀이장은 청학다리 아래가 '핫 플레이스'다. 다리 아래 설치된 물놀이장은 길이 80m 폭 15m에 수심이 어른 무릎 정도까지 오는 대형이며, 이 물놀이장 양쪽에 길이 30m 폭 3.5m의 수변스탠드가 각각 설치됐다. 수변스탠드는 물놀이 후 올라와 잠시 쉬거나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수변 쉼터다.

청학다리는 청학밸리리조트의 상징물이다. 다리 상판에 푸른 학의 그림과 푸른 색으로 한글과 영문자를 섞어 쓴 '청학밸리 리조트' 글씨에 날아가는 학 날개 형상의 난간을 설치해 포토존으로 인기 만점이다.

이 다리에서 옥류폭포까지 이르는 Sky비치 쪽 계곡이 숲 속 힐링 공간과 청정계곡이 어우러져 여름과 가을을 동시에 느끼기 가장 좋은 포인트다.

▲ 학의 날개를 형상화한 청학교 [김영석 기자]

청학다리에서 두물머리 소정원을 끼고 페튜니아 화분이 놓인 오른쪽 계곡을 따라 1㎞쯤 올라오다 보면 낡은 작은 다리 하나가 있고, 이 다리를 지나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돌다리가 나온다.

두물머리에서 낡은 작은 다리까지 약 1㎞ 남짓한 계곡은 폭 3~4m로 좁지만 바닥의 넓은 황톳빛 바위 위를 흐르는 물이 가을 정취를 풍긴다. 이 곳은 물살이 아니면 물이 흐르는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투명해 꼭 발을 담가 보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돌다리 왼쪽 위에 Sky 비치에는 '청학'의 첫 자음을 딴 조형물과 그 앞 쪽으로 파라솔을 갖춘 고풍스런 데크 광장을 갖춰 사진을 찍으며 쉴 수 있게 했다. Sky 비치에서 옥류폭포에 이르는 계곡 왼쪽 500~600m는 옛 수락산 유원지 시절 유명한 '마당바위 집'이 있던 자리로 넓은 숲속 그늘 쉼터와 데크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데크 산책로 끝에서 수락산에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청학밸리리조트의 '백미'인 옥류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옥류폭포는 3m쯤 되는 바위에서 흘러내린 폭포가 아래에 집터만한 옥(玉) 빛 물 웅덩이를 만들었는 데, 청학이 알을 품는 형상이다.

▲ 청학밸리지조트의 백미 옥류폭포와 옥빛의 투명한 작은 못 [김영석 기자] 

옥류 폭포에서 Sky 비치 중간에 오른쪽이 왼쪽보다 높은 경사진 철다리가 나오는 데, 맑은 계곡물과 바위, 숲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청학밸리의 상류지만 옥류폭포에서 경사진 철다리까지의 계곡이 하류보다 수량도 풍부하고 유속도 있어 여름 피서객은 물론, 가을 정취를 느끼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엷은 황톳빛 바위 위를 흐르는 투명한 물에 발을 살짝 담그며 한낮의 더위를 피한 뒤, 옥류폭포 인근 숲속 계곡에서 벌레 소리를 들으며 나뭇잎 사이로 비스듬히 파고드는 햇살을 바라보면 저절로 가을속 주인공이 된다.

야외용 탁자에 앉아 수다를 떨던 김수영(40·여·서울노원구) 씨는 "서울에 사는 친구 3명과 함께 여름끝 조용한 분위기를 물색하다 이곳을 찾게 됐다"며 "3, 4년쯤 이곳에 계곡을 낀 대형 음식점을 찾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정경으로 변했을지는 상상도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Flower 비치 쪽 계곡은 2026년까지 청학밸리리조트 정원화 사업의 마지막 단계인 '아트 라이브러리'가 들어서는 데, 최상류 옥류계곡 아래에서 시작된 데크로가 연결되면서 전체 정원화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 배달존 옆의 데크 광장 [김영석 기자]

청학밸리리조트의 또하나의 특징은 주문한 음식을 전달받고 먹은 음식 그릇을 내놓는 '배달존'과 처음 방문한 이용객을 위한 안내소, 푸드트럭존이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배달존은 계곡에서 취사를 할 수 없게 한 만큼 인근 상인의 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 있게 배려한 것으로, Sky비치와 Sun비치를 잇는 도로 중간지점에 안내소와 함께 설치돼 있다. 푸드트럭존은 Sky비치 계곡 돌다리 맞은 편 공터에 마련했다.

여기에 나무와 어우러진 쾌적한 산책로와 대폭 확장된 주차장, 가로등,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조성해 편리성과 계곡의 운치를 더했다.

여름과 가을 모두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내 집 앞 정원'같은 청학밸리리조트 조성 사업은 2018년 8월 시작됐다. 경기도가 본격 추진에 나선 '청정 경기계곡 복원 사업'보다 정확히 1년 빠른 시점이다.

조광한 전 남양주 시장의 "계곡은 공공재이고 공공재는 시민들이 누구나 편하게 무료로 이용해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시작했다.

반세기 넘게 하천을 불법 점유해 수익을 올리던 상인들이 집단 반발했다. 지금도 청학밸리리조트의 버스정류장 이름이 당시의 음식점 '마당바위'일 정도로 뿌리 깊고 거대한 업체들이 터를 잡았던 곳이다.

설득에 설득을 거쳐 2019년까지 평상과 좌대 등 불법 시설물 1105개와 콘크리트 구조물 2260톤을 걷어내고 불법 업소 26개소를 정비했다. 폐기물 양만 5625톤에 달했다.

▲ 물살 때문에 물이 있다는 것을 알 정도로 투명한 계곡물 [김영석 기자]

이듬해인 2020년 봄까지 새단장을 마치고 '청학비치'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뒤, 시설을 보완해 2022년 6월 3일 맑은 계곡과 아름다운 정원의 청학밸리리조트로 재개장했다.

청학밸리리조트는 아직도 진행 중으로 3.8㎞에 이르는 데크로와 숲속 산책로가 조성되는 내년 말을 거쳐 피크닉 광장과 아트라이브러리, 조각공원이 들어서는 2026년이 돼야 완성된 전체 모습을 갖추게 된다.

주말이면 음식점 등을 운영했던 동네 주민 9명과 함께 계곡 감시와 주차 안내 등 봉사를 하고 있다는 유도근(65) 씨는 "지난 6월 3일 재개장 이후 70여 일만에 10만 명이 넘는 이용객이 다녀가 새삼 놀랐다"며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니 쓰레기 등을 몰래 놓고 가는 데 어렵사리 탄생시킨 계곡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접근성도 경기북부 유명 계곡 가운데 좋은 편이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를 이용, 퇴계원IC를 나와 47번 국도와 43번 국도를 거치거나 세종포천고속도로 동별내 IC를 나와 순화공로를 이용하면 된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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