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이상 연체한 자영업자, 원금 80%까지 탕감…10월 시행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8-28 13:50:26
기초수급자 등 취약계층은 최대 90% 탕감해줘
부실우려 대출자, 낮은 금리 대출로 바꿔준다
도덕적 해이 방지 채무조정 거절 요건 등 비공개
대출을 90일 이상 갚지 못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원금을 최대 80% 탕감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대출은 최장 20년에 걸쳐 갚을 수 있고 1년 동안 원리금 상환은 유예된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여파로 빚더미에 오른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10월부터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정부는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격한 심사 과정을 도입하고 허위 서류를 제출하거나 고의로 연체한 경우 채무조정을 무효로 한다는 방침이다.
새출발기금 프로그램 지원 대상은 코로나19 피해를 본 개인사업자 및 소상공인(법인 포함) 중 취약차주이다. 사업자 대상 재난지원금·손실보상금을 받은 적이 있거나 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이용한 이력이 있음을 증빙하면 된다.
지원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3개월 이상 대출 상환을 연체한 '부실 차주'와 곧 3개월 이상 장기 연체를 할 가능성이 큰 '부실 우려 차주'다.
원금조정(원금감면) 기회는 상환능력을 크게 상실해 금융채무불이행자(부실 차주)가 된 연체 90일 이상 차주에게만 주어진다. 이들이 보유한 신용·보증채무 중 재산가액을 초과하는 순부채에 한해 60∼80%의 원금조정을 해준다.
도덕적 해이 우려를 감안해 탕감 대상이 되는 원금은 보유한 재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탕감 한도는 15억원이다. 기초수급자, 중증장애인, 만 70세 이상 저소득 고령자 등 취약 계층에겐 최대 90%까지 원금을 깎아준다.
원금 탕감과 아울러 갚아야 할 남은 돈에 대해 최장 1년 동안 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 대출은 10년(부동산담보대출은 20년) 동안 분할상환이 가능해진다.
최대 1년(부동산담보대출은 3년)까지 분할상환금 납부 유예도 신청할 수 있다. 사정이 매우 어려운 경우 1년간 이자까지도 납부 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채무조정을 받은 부실 차주의 공공정보는 2년 동안 신용정보에 등록된다. 해당 차주는 신규 대출 또는 신용카드 이용이 제한되고 2년 후 공공정보가 해제된다.
빚을 갚기 어려운 사정이지만 90일 이상 연체는 하지 않은 '부실 우려 차주'는 원금감면을 받을 수 없다. 이들에겐 고금리 대출을 보다 낮은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연체 30일 이전의 대출자에 대해선 대출 중 금리가 연 9%가 넘는 금액을 '9%'로 조정해준다. 연체가 30일 넘어 신용점수가 하락한 대출자는 상환 기간에 따라 금리를 3%대 후반~4%대 후반으로 낮춰줄 방침이다. 거치기간과 분할상환 기간은 부실 차주와 같다.
부실 우려 차주는 △폐업자·6개월 이상 휴업자 △만기연장·상환유예 이용차주 중 금융회사 추가 만기연장이 거절됐거나 이자상환유예를 적용받고 있는 차주 △국세 등 체납으로 신용정보 관리 대상에 등재된 차주 중 어느 한 가지 조건이라도 충족된 차주다.
이번에 발표된 방안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방지책도 대거 포함됐다. 고의로 연체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방안을 만들어 달라는 금융권의 강력한 요청이 반영됐다.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 자격을 맞추기 위해 고의로 연체하거나 고액 자산가가 소규모 채무 감면을 위해 신청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합리적 채무조정 거절 요건'을 마련한다. 당국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을 거절 요건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구체적인 거절 요건 역시 공개하지 않는다.
권대영 금융정책국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채무조정 거절 요건을 공개하면 이 역시도 맞출 우려가 있다"며 "자본시장 점검을 할 때도 거래소에서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요건을 만들고 질적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또 고의적 또는 반복적으로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신청 횟수를 1회로 제한했다. 다만 부실우려차주가 새출발기금 이용 과정에서 부실차주로 전환될 경우 추가 조정을 할 수 있다.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희망자는 10월 공개 예정인 '새출발기금 온라인 플랫폼'에 본인의 주민등록번호나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지원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금융위는 신정원 등 유관기관 등과 관련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정부는 새출발기금을 통해 약 25만명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지원받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채무조정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 다중채무자의 채무규모(금융위원회 추산 7400만원)를 고려하면 최대 40만명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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