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연준, 치솟는 환율…'빅스텝' 불가피한 한은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8-23 16:57:05

연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밟나…"연말 4% 가야"
인플레·자본유출 우려 커…"한은 빅스텝이 옳은 방향"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열린다. 한국은행의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깊어 보인다.

당초 시장 전망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우세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큰 데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8.5%)이 전월보다 둔화했기 때문이다. 8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3%로,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터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태도가 여전히 강경한 데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하방 압력을 줄 때까지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연말 기준금리를 3.75~4.00%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기준금리를 올해 말까지 3.9%, 내년 말까지 4.4%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토마스 바킨 리치몬든 연은 총재 역시 "물가 하락에 대해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 7월에 이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거란 예상이 우세하다. 22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54.5%로 전망했다. 

연준이 또 자이언트스텝을 감행할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는 3.00~3.25%로 치솟게 된다. 한은이 베이비스텝에 머문다면, 한은 기준금리는 2.50%에 그쳐 한미 금리 역전폭이 0.75%포인트로 확대된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는 국내 금융시장의 자본 유출 확대 등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0.50%포인트를 넘으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가 여전히 강경해 달러화 가치가 폭등세다. 한국은행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원·달러 환율 종가(1345.5원)가 표시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뉴시스]

연준의 강경한 긴축 기조로 원·달러 환율도 폭등세다. 13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환율이 1340원 선을 돌파하는 등 23일까지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오전 외환당국이 구두개입하면서 환율이 잠깐 1330원대로 내려가긴 했지만, 곧 다시 1340원대로 뛰어올랐다. 23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전일 대비 5.7원 오른 1345.5원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26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인상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측돼 달러화 강세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계속 올라 연내 1400원 선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더 부추길 위험이 높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7월 수입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7.9% 올랐는데, 결제 통화(달러) 기준 상승률은 14.5%였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환율 상승세로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교수도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면서 "보통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유리하다고 인식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기업이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도 뛰기에 이익이 별로 늘지 않을 거란 얘기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을 예측하면서 증권시장의 부진 위험까지 염려했다. 환율 오름세가 해외자본 유출을 야기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란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 외국인이 국내 금융시장에 남을 매력이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환율 변동성 상승은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를 제약해 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보통 금리 상승은 증시에 불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한미 금리 역전과 고환율 탓에 금리 인상폭을 축소하는 게 증시에 더 부정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한은이 7월에 이어 8월 금통위까지 2회 연속 빅스텝을 밟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의 강관우 대표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의 인상폭에 가깝게 따라가야 한다"며 "한은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까지는 아니더라도 0.50%포인트는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도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안 교수 역시 "작금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빅스텝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박지은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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