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기소 시 직무정지' 당헌 유지…구제조항 수정해 절충
조채원
ccw@kpinews.kr | 2022-08-17 14:35:27
당내 의견 수렴…'이재명 방탄용' 비판 의식한 듯
징계처분 취소 주체 윤리심판원→당무위원회
신속 구제 가능…"정치탄압땐 예외" 방탄 길 여지
비대위 구성 당헌 수정…전원 궐위→과반 궐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는 17일 '이재명 사당화', '이재명 방탄' 논란을 부른 '당헌 제80조 개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현행 당헌 80조 1항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전날 의결해 비대위에 올린 '당헌 80조 개정안'은 하룻만에 폐기됐다.
비대위는 대신 당헌 80조 3항의 징계처분 취소 주체는 윤리심판원이 아닌 당무위원회로 바꿨다. 윤리심판원보다는 신속하고 정무적인 판단이 가능한 당무위 의결을 통해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가 강하다.
독자성이 강한 윤리심판원은 징계처분 취소 여부를 판단하는데 시간(최대 30일)이 걸리고 어떤 결론을 내릴 지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당무위로 바꿔 당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윤리위는 당 외부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반면 당무위는 당내 인사들로 구성된다.
현 시점에서의 당헌 개정이 검·경 수사를 받고 있는 유력 당권주자 이재명 의원을 위한 방탄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자 비대위가 절충안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비대위는 이날 회의에서 전준위가 올린 개정안에서 일부 내용을 바꾼 수정안을 의결했다. 3항은 '정치 탄압으로 인한' 기소로 인정될 경우 중앙당 윤리심판원 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날 의결로 그 주체가 당무위로 바뀐 것이다.
전준위는 전날 직무 정지 시점을 '기소와 동시'에서 '하급심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로, 징계 처분 취소의 주체를 윤리심판원에서 최고위원회로 변경하는 내용을 가결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도덕적 기준 관련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 개정 논의가 특정인을 위한 것으로 비치는 점, 당이 충분히 숙고할 시간을 갖지 못한 점 등을 들어 개정 반대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그러자 비대위가 이날 '기소와 동시'라는 현행 조항을 유지하고 징계처분 취소 주체를 당무위로 수정하는 타협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무위는 당 지도부와 시도당위원장 등 100명이 모인 당의 의사집행기구다.
신현영 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에게 "최고위보다는 좀 더 확장된 논의 기구에서 결정하는 것이 부정부패와 정치탄압 수사에 대해 결정하는 데 공신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헌 개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냐는 질문에는 "어제 전준위 회의와 의원총회, 오늘 비대위 회의에서 수렴했던 당내 의견을 통합해 어떤 안이 가장 합리적인지를 논의해 마련한 절충안"이라며 "(부정부패 방지라는) 1항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부당한 탄압이나 수사에 대해서는 예외조항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 탄압땐 예외"라는 '이재명 방탄' 길을 터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비대위 구성 요건을 규정한 당헌 112조 3항도 수정 의결했다. 현행 조항은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원이 궐위되는 상황에서만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다. 수정 조항에 따르면 앞으로 당대표와 최고위원 '과반이 궐위되는 경우'부터 비대위를 꾸릴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내홍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소득주도성장과 1가구 1주택 원칙의 주택 정책 등의 문구를 삭제한 강령 개정안도 비대위에서 의결됐다.
비대위 의결안은 오는 19일 당무위와 24일 중앙위원회 표결을 거쳐 확정된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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