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제2차 치킨 대전…가맹점주 입장에서 바라봐야

UPI뉴스

| 2022-08-16 15:19:16

가격 논쟁에 피 멍드는 치킨 가맹점주…대형마트의 치킨은 미끼 상품
프랜차이즈 본사, 과도한 영업익 자제하고 가맹점주·소비자 부담 낮춰야

홈플러스가 촉발한 치킨 가격 논쟁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값싼 치킨을 응원하는 여론을 등에 업고 말복인 지난 15일에는 가격을 1000원 더 낮춘 5990원에 치킨을 팔면서 공세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2010년 롯데마트가 불을 질렀던 반값 치킨 논란에 이어 두 번째 치킨 가격 논쟁이 벌어지면서 제2차 치킨 대전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1차 치킨 대전 때와 다른 것은 여론의 향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대형마트가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1주일 만에 막을 내렸지만, 이번 제2차 치킨 대전은 고물가 속에 조금이라도 싼 것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대형마트에 힘이 실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옳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제2차 치킨 대전을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의 대결이 아니라는 것이다. 피해는 결국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몫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치킨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눈물로 닭을 튀긴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한때 "회사 때려치우고 닭이나 튀길까?"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치킨집은 아무런 재주나 장사 경험이 없는 사람이 창업하는 대표적 자영업종으로 자리 잡았다. 2010년 이후 통계를 보더라도 매년 8000개 정도의 치킨집이 새로 생겨나는 것으로 집계될 만큼 인기 자영업종이다. 2019년 기준으로 보면 전국의 치킨집은 8만7000여 개에 달해 커피집이나 한식집보다도 많고 업종별로 압도적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렇게 창업한 치킨집들은 3년 안에 절반이 망하고 10년 이후까지 살아남는 가게는 4개 중 하나에 불과할 만큼 치킨집 사장님들의 영업환경은 팍팍한 게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2015년 이후에는 매년 창업하는 치킨집보다 폐업하는 곳이 더 많다. 1년에 대략 6000개 정도의 치킨집이 새로 생겨나는 데 비해 문을 닫는 치킨집이 8000개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다시 촉발한 치킨 가격 논쟁, 제2차 치킨 대전의 피해는 매출이 줄어드는 가맹점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형마트의 반값 치킨은 미끼 상품이다

치킨집 사장님들이 보는 대형마트 치킨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미끼 상품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프랜차이즈 치킨은 본사가 염지한(소금과 각종 양념으로 처리) 닭을 비롯해 튀김 기름과 파우더 등을 가맹점에 공급하고 가맹점주는 이 닭을 튀겨 소비자에게 파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매입해 오는 원, 부자재 이외에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료 등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본사에서 들여오는 닭 한 마리와 그에 해당하는 원, 부자재 가격의 합계가 7000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까 대형마트에서 파는 6990원은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수준인 것이다. 

실제로 대형마트의 치킨 가격에는 임대료가 빠져있고 별도의 홍보 광고비도 책정돼 있지 않다. 인건비도 상당 부분 계산돼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대형마트는 틈이 날 때마다 싸게 팔아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끼 상품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치킨을 사러 온 소비자가 다른 상품까지 구매할 것을 예상한다면 대형마트가 판매하는 반값 치킨은 미끼 상품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배달비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닭 한 마리를 튀겨 팔았을 때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얻는 수익은 3000원에서 4000원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었다. 이 수익으로 인건비와 임대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고, 다만 매출이 많이 늘어나야지 그나마 쥐꼬리 정도의 돈이라도 손에 쥘 수 있는 게 현실인 것이다. 따라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입장에서 본다면 대형마트가 올리는 치킨 매출의 상당 부분은 자신들의 몫을 빼앗아 가고 있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과도한 영업이익은 반드시 재고돼야

그렇다고 지금의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합리적인 것일까? 

프랜차이즈 본사의 이익은 가맹점과의 거래에서 나온다. 닭과 기름, 파우더 등 원부자재를 구입, 가공해 가맹점에 넘기면서 이익을 챙기는 구조로 돼 있다. 그런데 이 이익 규모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치킨의 3대 브랜드는 교촌과 bhc, BBQ를 꼽는다. 그런데 2021년 자료를 보면 bhc는 가맹점에 4770억 원어치를 팔아서 1537억 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 이익률이 무려 32.2%에 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식품업계의 평균 이익률이 5%이고 대기업의 영업 이익률이 8.6%라는 점을 감안하면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인 것은 틀림없다. 이에 비해 교촌의 영업 이익률은 5.7%, BBQ는 1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영업 이익률 얘기가 나오면 항상 bhc가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렇다면 bhc가 가맹점주를 가장 많이 쥐어짜고 그다음으로 BBQ, 교촌의 순서일 것인가?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3대 브랜드 어디를 택하더라도 가격 차이가 거의 없고, 맛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기서 거기 정도의 차이로 보는 게 옳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익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일부에서는 해바라기 기름이냐, 올리브 기름이냐의 차이, 즉 원부자재에서 본사가 남기는 이익에서 차이가 나는 점을 지적한다. 또 광고비나 접대비, 본사 인건비, 연구 개발비와 같은 판관비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bhc의 소유주, 오너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이다. 언젠가는 bhc를 수익을 남기고 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런 면에서 가맹점주들을 과도하게 압박하는 것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협력사나 하청 업체를 내세워 이익을 빼돌리거나 숨겨진 비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은 나머지 2개 브랜드보다 더욱 치열할 것이다. 

한 마디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비록 30%가 넘는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과도한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은 어느 한 업체의 일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이익의 상당 부분은 원부자재 공급 가격을 낮춰서 가맹점주에게 돌려줘야 할 것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치킨의 소비자 가격을 낮춰서 소비자 부담도 줄여줘야 할 때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형마트가 촉발한 제2차 치킨 대전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 김기성 경제평론가

 ● 김기성

△ 서울대 사회학과 △ SBS 경제부장 △ SBS 뉴욕 특파원 △ SBS 보도제작국장 △ SBSCNBC 대표이사 △ TV조선 뉴스센터장 △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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