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지도력 위기…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 불태워야"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8-13 15:37:31
"저에 '이 새끼'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윤핵관·윤핵관호소인,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하라"
"할 수 있는 역할 모두 다 할 생각"…마이웨이 고수
징계 36일만에 공식 석상…기자회견중 울먹이기도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과 윤석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 '지도력 위기'를 지적하며 "만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을 향해선 "조직에 충성한다"며 '소각'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동 해임'된 자신의 거취 회복을 위한 모든 투쟁을 예고했다.
집권여당이 비대위 전환을 통한 체제 정비를 꾀하고 있으나 내부 혼선은 되레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문자 파동'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또 직격했다. 이 전 대표를 "내부총질 당대표"로 지칭한 윤 대통령 문자 메시지를 지난달 26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노출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이 전 대표는 "민심은 떠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원내대표에게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고 단언했다. 이어 "문제되는 메시지를 대통령께서 보내시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되었는데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분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면 전혀 공정하지도 논리적이도 정의롭지도 않은 판단"이라고 쏘아붙였다. 문자 파동에 대한 '윤 대통령 책임론'을 짚은 것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을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다"며 작심한 듯 윤 대통령을 겨냥한 '폭로성'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 중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저를 '그 새끼'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고 크게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목이 쉬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소개했다.
또 "저한테 선당후사를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것이다. 선당후사란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 '이 새끼', '저 새끼'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여러분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 (문자) 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원내대표라는 권력자들 사이에서 씹어 돌림의 대상이 되었던 저에게 어떤 사람도 그 상황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던 것은 인간적인 비극"이라고 불만과 반감을 토로했다.
그가 이전보다 강도 높게 윤 전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면서 친윤(친윤석열)계 반발, 반격에 따른 내분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넘어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와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를 위시한 친윤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여권 위기 탈출 해법으로 윤핵관들에게 수도권 열세지역에 출마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이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다.
그는 권 원내대표와 이철규·장제원 의원을 윤핵관으로,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 규정하며 차례로 실명을 거명했다.
이 전 대표는 "소위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 당의 우세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람들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경상도나 강원도, 강남 3구 등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 때문에 딱히 더 얻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총선승리를 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선언하시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앞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제가 비대위 출범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 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말은 4자 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인 삼성가노보다도 근본이 없는 용어"라고 말했다. 당내 친이계 인사들이 '선당후사'를 들어 이 전 대표의 법적 대응을 만류하며 자중자애를 호소한데 대해 정면 반박하며 '마이웨이'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회견을 시작하며 "먼저 국민들 당원들께 사과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큰 선거에서 3번 연속으로 우리 국민의힘을 지지 해주신 분들이 자부심보다는 분노를 표출하는 것에 대해 저 또한 자책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대선 선거 과정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잠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웃고 또 웃었다"며 "전라도에서 보수정당에 기대를 하고 민원을 가져오는 도서벽지 주민의 절박한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바로 새벽 기차를 타고 심야 고속버스를 탔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회견후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과 만날 이유가 없을뿐더러 풀 것도 없다"며 "저는 이미 그 텔레그램 문자 이후 제 권한을 상실했다. 제겐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공식 석상에 선 것은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이후 36일 만에 처음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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