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당화 논란 당헌 개정 찬성…노룩악수 박용진엔 사과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8-09 10:07:00
朴 "내로남불·사당화 논란에 휩싸이지 않아야"
강훈식 "시기 부적절…안할 수 있다면 안 해야"
李, 朴에 "다른 거 보느라 예의 못갖췄는데 미안"
더불어민주당 유력 당대표 후보인 이재명 의원은 9일 '당헌 80조 개정'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부 여당의 야당 침탈 루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소만으로 직무를 정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논리다.
경쟁자인 박용진 의원 등이 제기한 '이재명 사당화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주관으로 열린 당대표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검찰의 야당 탄압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토론회에서는 '당헌 80조 개정'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당헌 제80조 제1항은 '사무총장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최근 이 의원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과 강성 당원 등이 온라인 청원을 통해 이 조항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우려해 불이익을 제거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당헌 80조 개정이 '이재명 방탄용'으로 불리는 이유다.
박 의원은 지난 7일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이 조항이 변경된다면 민주당은 사당화되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 얼굴엔 웃음꽃이 필 것"이라고 직격했다. 전날엔 "'사당화 방지'를 위해 공천권을 내려놓고 최고위원회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박 의원은 "어쩌다 민주당이 부정부패와 결연하자는 당헌당규 조차도 개정하려는지 우려스럽다"며 이 의원 입장을 추궁했다.
이 의원은 "여당일 때는 상관 없는 조항인데 검찰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인 상황에서 검찰이 아무나 기소하고 무죄가 되든 말든 검찰권의 남용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당원들의 당헌 개정 운동이 생기기 전에 전당대회준비위와 비상대책위가 추진했다"고 했다.
이어 "박 후보 생각처럼 이 조항을 개정하려는 게 저 때문이 아니다. 마치 저 때문에 한 것처럼 얘기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부정부패, 뇌물수수, 불법정치자금 수수가 있을 경우에 해당하는데 저는 그런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 논란이 한참 지났는데 왜 아무 말 하지 않았던 것이냐"며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많은 언론과 국민이 '이재명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당 됐을 때와 야당 됐을 때 도덕적 기준이 다르다는 내로남불 논란, 사당화 논란에 휩싸이지 않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야당일 때도 이 조항을 유지했다"고 반격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집권했을 때는 야당을 비열하게 탄압하지 않았으나, 지금 집권당은 검찰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지금도 아무 관계도 없는 제 변호인들을 희한한 이유를 붙여 계속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강훈식 의원은 "이 문제가 당원들로부터 제기된 것이라면 절차적으로 논의해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것은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개정을) 안할 수 있다면 안 하는 게 맞는다"면서도 "개정한다면 불필요한 기소를 통해 야당을 탄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이를 고려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주도권 토론 첫 발언을 박 의원에 대한 사과로 시작했다. 지난 7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악수를 청한 박 의원에게 휴대전화를 응시한 채 손만 내밀어 '노룩(No look) 악수' 논란을 빚은 탓이다.
이 의원은 "박 후보님을 화장실에서 만나 인사했는데 여기 들어올 때는 악수를 안 해 또 영상이 문제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어쨌든 그날 제가 다른 거 보고 집중을 하느라고 충분히 예의를 못 갖췄는데 미안하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웃으며 "화장실에서 제가 미처 손도 닦지 않으신 이재명 후보님께 손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제가 얼른 악수를 했다"라고 했다. 그는 "많이 섭섭하실 텐데 앞으로는 제가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서운할 건 없었고 다른 분들이 오해하실까 봐"라고 답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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