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 간의 파행에 "도민께 죄송, 공정한 경쟁의 장 위한 진통"
"파행 시작은 경제부지사 조례안 날치기 통과...자리싸움 아니다"
"김동연 지사, 도정 발전 위해 진심으로 의회와 하나 되어 달라"
한 달여의 파행 끝에 극적으로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에 합의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의원을 4일 UPI뉴스 기자가 만났다. 합의 하루만이다.
▲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의원이 한 달여 간의 파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대표의원실에서 마주친 곽 대표는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몰려드는 의원과 이어지는 전화에 응답하느라 눈코뜰새 없었다. 합의 뒤처리였다. 겨우 인터뷰 장으로 들어온 곽 대표는 처음으로 머리를 매만진 뒤 기자를 의식했다.
단발머리에 국민의힘의 상징 색인 빨간 자켓 차림의 곽 대표는 피곤함에 목소리까지 쉰 듯 했지만 한 마디 한 마디에 열정과 힘을 담았고 담백했다.
곽 대표는 이번 도의회 파행의 결정적 이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김동연 지사의 불통과 의회 무시를 꼽았다. 그러고는 원포인트 협상까지 과정을 일사천리로 풀어 냈다. 협상 대상자였던 상대 당 대표의원에 대한 아낌없는 칭찬도 이어졌다.여장부였다.
김용진 전 경제부지사 경찰 고소 취하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수석 대표단의 반대가 너무 심해 아직은 보류상태라고 밝혔다.
곽 대표는 "김동연 지사에 있어 경기도의회는 처음부터 크게 자리 잡고 있지 않은 느낌이었다"며 "이런 이유로 협상 파트너인 더불어민주당보다는 김 지사와의 갈등이 더 컸다"고 파행의 시작을 설명했다.
집행부에서 생각하는 의장자리 문제로 파행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 곽 대표는 "지난 10대 의회에서 처리한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안' 때문이었다"며 "정무직 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변경하고, 경제부지사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하면서도 의회와의 절차를 생략한 게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안'은 기존 정무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바꿔 경기도 조직의 3대축인 기획조정·경제·도시주택 3개 실 가운데 경제와 도시주택 2개 실과 4개국을 관장하도록 조례를 바꾼 것을 말한다.
이 조례는 경기도의회를 거쳐야 하는 데 김 지사는 11대 경기도의회가 아닌 당시 임기를 2일 남긴 10대 도의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에 기대 통과시켜 논란이 일었고 11대 국민의힘에서 크게 반발했다.
곽 대표는 "3명의 부지사가 있는데, 한쪽에 너무 많은 권한이 편중돼 있으면 100% 사고가 날 수 밖에 없어 이 부분을 줄기차게 얘기해왔고 11대 경기도의회와 함께 출발할 새 부지사인 만큼 11대 의회와 조율해야 한다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되짚었다.
특히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절대 다수였던 10대 더불어민주당과 야합해 기습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고 김 지사와 각을 세우게 된 것"이라며 도의회 파행이 의장자리와 김 전 부지사 때문이라는 세간의 비판에 선을 그었다.
그는 "기습처리하던 날이 우리와 첫 상견례 만찬을 잡아 놓은 6월 28일이었다"며 "이를 보고 '지사가 우리와 소통하지 않겠다는 얘기구나. 논의가 아니라 의회를 무시한다고 통보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상했던 대로 임명된 김용진 전 부지사의 일탈(이른바 술잔 투척)이 벌였는데, 김 지사가 그동안 도의회에 행한 일련의 상황과 판박이라는 느낌에 강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그 사건으로 김 전 부지사가 사퇴를 했고 김 지사가 곧바로 사의를 수용한 뒤 의회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명, 만족하지는 못하지지만 경기도민의 민생이 중요한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원포인트 임시회에 동의했다고 과정을 정리했다.
▲ "도민께 죄송하다"며 양해를 구하고 있는 곽미숙 대표의원 [경기도의회 제공] 곽 대표는 이 과정에서 협상대상자였던 더불어민주당 남종섭 대표의원을 치켜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사실 10대인 지난 4년 동안 국민의힘 자체가 도의회에서 전무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그 사이 의회가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부분들을 대표가 알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까지 해줬다"며 남 대표의 자상함을 설명한 뒤 "대척점에 있는 협상파트너여서 쉽지 않았을 텐데 국민의힘, 특히 저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할한 원구성을 위해 김 전 부지사와의 3자 회동 자리를 만든 것도 남 대표님이었다"며 "그 자리(김 전 부지사와의 만찬)에서 김 전 부지사에게 '여야 동수라는 의회 구조 속에서 국민의힘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테이블에 올라와야 한다'고 거침없이 얘기해주었다"고 재차 고마움을 표했다.
김 전 부지사의 경찰 고발건 관련해서는 "고발은 곽미숙 이름으로 했지만 혼자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수석대표단 회의에서 의원들의 반대 의사가 워낙 강해 현재로서는 취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78명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63명이 초선이어서 국힘의 의정활동이 미숙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미 2명을 수석 대표단에 합류시켰고 다시 1명을 추가로 합류시키기로 하는 등 직접 의회운영에 참여시켜 원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우려를 불식했다.
한 달여 간의 파행에 대해 "도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한 마음이다.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한 진통이었다고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며 양해를 구한 곽 대표는 "김 지사께서도 원할한 도정 운영을 위해 경기도의회와 힙을 합치겠다고 밝힌 만큼 여야정협의체에도 직접 나와 양당 대표와 함께 도정을 논의하는 진정성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