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인사이트] 고종때 나라 흔든 무당 연상케하는 윤 정부 무속 논란
UPI뉴스
| 2022-08-05 09:04:28
지지율 20%대로 떨어지면 대통령 '조롱의 대상' 전락
대통령실 나서 청탁 관련 철저하게 조사해 조처해야
초대 국회 개원식에서 국민의례 직후 한 게 무엇이었을까? 예배였다. 우리나라 선거가 주중에 치러지는 것도 종교 덕분이다. 원래는 1948년 5월 9일에 첫 선거가 있을 예정이었는데, 그날이 일요일이어서 기독교계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 후 주중 선거가 관례가 됐다.
우리나라에서 종교와 대통령의 관계가 처음 만들어진 건 초대 대통령 때부터다. 한때 선교사였던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복음이 넘치는 나라가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기독교에 민간 방송국을 두 개나 허용해 줬다. 각료의 40%가 기독교도였고, 동양권 국가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정했다.
이렇게 시작된 종교와 대통령의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끈끈해졌다. 정치의 필요에 의해 '구국 기도회'와 '구국 법회'가 열렸고, 정치는 종교를 달래기 위해 경제적 편의를 제공했다.
정치와 종교의 유착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 것만은 아니다. 특정 종교에 대한 정권의 편향성이 다른 종교와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면 믿고 있던 종교까지 한꺼번에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종교 내에서 정치와 거리를 두자고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무속인이 언론에 다시 등장했다. 대통령실과 친분을 과시하면서 이권개입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을 치를 때에도 무속인 때문에 구설에 휘말렸다. 후보 토론회 때 상대 후보의 공격 빌미가 됐고, 캠프 안에서도 말이 많아 아예 조직 하나를 해체해 버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또 무속인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들은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정통 종교가 아닌 무속이 계속 입에 오르내리는 게 이해가 되지 않고, 이권개입을 시도했다는 무속인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국정농단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모르는 어떤 힘이 작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 대통령은 사람들의 조롱의 대상이 된다. 그 혹독함이 어느 정도인지는 노무현 대통령 때를 돌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는 거라면 논쟁이라도 해볼 텐데, 개인적인 문제를 가지고 조롱하기 때문에 달리 대처할 방법도 없다. 집이 가난해서 대학을 나오지 못한 걸 가지고도 그렇게 조롱했는데. 자신이 직접 선택한 무속 관련 부분이라면 놀림의 정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무속과 관련해 시중에 나도는 얘기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그래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상한 일로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길 바란다. 이건 정권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대한민국의 품격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청탁과 관련한 일이 있었다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철저하게 조사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고종 때 나라를 뒤흔든 여자무당 진녕군 이야기를 120년이 지난 21세기에 다시 들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종우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증권 전문가다. 리서치센터장만 16년을 했다.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 그는 거품 붕괴를 경고하곤 했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용감하게 외쳤고, 경고는 적중했다.
경제비관론자를 상징하는 별명 '닥터 둠'이 따라붙은 계기다.그의 전망이 비관 일색인 것은 아니다. 거꾸로 비관론이 쏟아질 때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경우도 적잖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결정 직후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정작 그는 "하루 이틀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했고, 이런 예상 역시 적중했다.
△ 1962년 서울 출생 △ 1989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 1992년 대우경제연구소 입사 △ 2001년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 2007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1년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5년 아이엠증권 리서치센터장 △ 2018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저서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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