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욕하는 플랫폼' 이재명 제안 역풍…우상호 "부적절"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2-08-02 16:58:47

禹 "당대표 되겠다는 분이 그런 발언하는 건 오버"
이상민 "강성지지자에 편승하는 것…얄팍한 행태"
이재명 "조금만 삐끗하면 침소봉대…말하기 힘들어"
조응천 "李 1일 1실언…지적하면 '왜곡한다' 변명"

"의원 욕하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제안이 역풍을 맞고 있다. 당권 경쟁자인 박용진, 강훈식 의원은 "소신을 숫자로 겁박하고자 하는 의도"라며 이 의원을 협공했다.

이 의원 측은 "취지 왜곡"이라고 반격했고 이 의원은 "침소봉대하니 말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당내 여론은 이 의원이 헛발질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2일 이 의원을 향해 "당 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오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MBN에 출연해 "당원이 당과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좋은 이야기지만, 그러한 비유는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강성 지지자들에 편승하고 이용하려는 얄팍한 행태"라고 질타했다. "'의원들 공개적으로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 발언은 매우 사려갚지 못한 주장"이라면서다.

이 의원은 "우리 민주당의 가장 큰 결함이 '찌든 계파'와 '악질적 팬덤'이고 그 상당 부분을 이 의원이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성찰하면 감히 그런 주장을 못할텐데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참 걱정스럽다"며 "우리 민주당이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과 혁신을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강훈식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문제"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비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고영인 의원도 "한마디로 눈엣가시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주고 타격을 입히겠다는 말로 들린다"고 힐난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해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 문자를 받은 의원 등을 해보고자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서 비판이 꼬리를 물자 이 의원은 전날 인천 지역 당원, 지지자 간담회에서 강하게 반박했다. "내가 재밌자고 한 얘기에서 조금만 삐끗하면 그것을 가지고 침소봉대해 전혀 본질과 다른 얘기들을 막 만들어내기 때문에 요즘은 정말 말하기 불편하고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자 조응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이 최근 들어서 1일 1실언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의 실언을 상대방 혹은 언론에서 지적하면 '발언의 취지를 왜곡한다' 이렇게 변명한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매번 상대방과 언론이 그 발언을 왜곡한다면 저 같으면 내가 어떻게 빌미를 줬을까 하고 되돌아봤을 것 같다"며 "그렇지 않고 일단 얘기해 놓고 또 취지를 왜곡한다고 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당원 플랫폼에 대해 "이렇게 숙의가 없는 직접 민주주의를 하자고 하는 것은 지금과 같은 SNS, 유튜브 민주주의로 빠지다 보면 중우정치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친명계 양이원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주의의 시작은 정치인 마음껏 욕할 수 있는 '광장'을 여는 것"이라며 이 의원을 엄호했다.

이 의원은 국회 본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당원 플랫폼 논란에 대한 질문을 거듭 받았으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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