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의 부동산경제] 세번의 좌절…용산 국제업무지구 이번엔 성공할까

최영진

choibak14@kpinews.kr | 2022-07-28 18:47:18

15만평 부지에 최고층 국제 업무 복합단지 개발
첨단기능 갖춘 업무시설과 주거 6천 가구 건설
서부이촌동·원효로·숙대 주변까지 파급 전망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용산 철도 정비창 부지의 국제 업무지구 개발 사업 얘기다. 그동안 이 사업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1년 지구단위계획 지정에 따라 2007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계획을 발표했으나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난으로 개발업체는 손을 들었다.

이후에도 여러 형태의 정비창 개발이 시도됐으나 번번이 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고 박원순 시장은 통합개발이라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꺼내 들었다가 집값 급등 파장에 휩쓸리고 말았고 문재인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내놓았으나 주민 반발 때문에 전진을 못했다.

결자해지라고 했던가. 사연 많은 이 프로젝트는 결국 첫 제안자인 오세훈 시장에게 되돌아 왔다.

서울시가 내놓은 개발 개요는 예전 계획과 좀 달라졌다. 민간 주도가 아닌 땅 주인인 코레일과 서울시 SH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먼저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는 땅 주인이 처리한 후 땅을 개발업체에 팔아 사업을 완료하는 형태다.

개발 면적도 줄었다. 당초에는 대림아파트를 비롯해 주변 주택지 등을 수용해 일대를 매머드급 다운타운으로 조성할 복안이었으나 이번에는 정비창 부지 49만3000㎡(약15만평)만 개발 대상이다.

▲ 서울 용산 철도 정비창 부지 [UPI뉴스 자료사진]


제2롯데월드보다 높게 건설해 랜드마크化

그렇다면 용산 국제 업무지구에는 어떤 용도의 건물이 들어설까. 말 그대로 업무·상업 기능이 우선이고 부가적으로 주택과 부대시설이 함께 한다. 업무·상업시설이 7이고 주거는 3정도다.

업무시설에는 글로벌 IT기업과 연구소, 국제기구 등 국제 관련 기관과 기업 유치가 우선이다. 그래서 외국인 생활 편의를 위해 국제 교육시설과 병원 등의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상업시설에는 유명 브랜드를 비롯해 다양한 공간이 배치되지 않을까 싶다. 주거는 중소형 아파트 5000가구와 주거용 오피스텔 1000실 등 모두 6000가구가 건설된다.

용산 국제 업무단지의 하이라이트는 건물 스카이라인이다. 랜드마크 건물은 잠실 제2롯데월드(123층,555m)보다 높게 지어 세계적인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다른 건물도 50층 이상으로 올려 서울의 새로운 중심 시가지로 변모시킨다는 게 개발의 개요다.

도시 인프라 구축에는 국내 처음 시도되는 최첨단 기능을 넣는다는 게 관심을 끈다. 하늘을 나는 이른바 꿈의 교통기능으로 불리는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거점을 조성해 우선 김포공항으로 연결하는 시범 노선을 운영하고 점차 인천공항·잠실·수서 등 주요 거점을 잇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율 주행 통행 시스템과 지능형 교통 시스템, 지능형 통합 방재시스템, 사물 인터넷 기반 관리 탑재 등과 같은 그야말로 최첨단 기능이 가미된 압축도시 개발이 될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잘 안 되지만 용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성될 경우 앞으로 도시 기반시설 구축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지 않을까 싶다.

세간의 관심은 과연 용산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느냐에 쏠려있는 듯하다. 서울시가 짜놓은 일정대로 말이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에 구역 지정과 개발 계획을 완료하고 2024년 하반기 관련 시설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핵심시설 건설은 2025년부터 본격 추진되는 것으로 돼 있다.

3년 후면 용산 국제 업무단지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다.
 
코레일과 SH공사 공동사업으로 자금 조달 해결
 
성공 여부는 막대한 개발자금 조달에 달려있다. 개발주체가 되는 코레일과 SH공사는 먼저 5조 원을 투입해 기반시설과 제반 인프라를 구축한 다음 주요 사업 부지를 민간에 팔아 업무단지를 조성하는 방식이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성패는 경기 향방에 달렸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가느냐가 사업 추진에 주요 포인트가 될 듯싶다. 금융위기 때와 같이 서울 도심에도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여기저기 기업 도산 사태가 벌어지면 제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버텨내기 힘들다.

경기가 안 좋으면 사업부지 매각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개발비용 또한 늘어나 이래저래 차질을 빚게 된다. 부동산 경기가 달아올라도 문제다. 용산 프로젝트는 서울 집값을 급등시킬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고 박원순 시장의 용산 통합 프로젝트도 이런 문제로 인해 좌초되지 않았던가.

다행히 지금은 주택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이어서 전반적인 집값 상승 염려는 적다지만 인근의 주택시장은 개발 호재로 집값이 들썩이는 모습이다.서울시 발표 이후 주변의 일부 아파트는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몇 억 원씩 뛰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용산 프로젝트가 수많은 구매 수요를 유발하는 사업이어서 관련 지역의 집값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듯하다. 물론 2020년 6월 이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실수요자가 아니면 부동산 거래가 쉽지 않다.

용산 개발호재 강하지만 공급 과잉 우려
 
개발 호재는 어디까지 파급될까. 가장 영향이 큰 곳은 개발지역 인근인 서부이촌동이다. 낡은 아파트지만 업무단지 조성 과정이나 완료 후에 전월세 수요가 크게 늘어나 임대료가 치솟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주변의 작은 상업시설도 이삭줍기 수요로 가격 상승세를 탈 게 분명하다.

다음은 용산 공원 서쪽의 주택단지다. 서울역에서 한강대교로 가는 대로로 인해 단절감은 있지만 국제단지의 주택 수요가 흘러들 것으로 보인다. 국제단지 수요는 동부이촌동 아파트촌까지 유입되는 것은 물론 여의도 새 아파트도 영향을 많이 받을 개연성이 충분하다.

더 넓게 보면 원효로·청파동·남영동·갈월동·한남뉴타운 같은 곳에도 국제단지 열기가 파급되면서 크고 작은 부동산 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역과 용산역 간의 철도 지하화 작업과 함께 기존 철도 부지 개발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갈월동·청파동 일대 주택재개발 사업 또한 속도를 낼 것 같다.

그러니까 용산 국제 업무단지가 서울역과 용산역 권의 다른 개발사업을 촉진시켜 용산 일대가 서울의 부촌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의 부동산 시장 판도가 바뀌어 강남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의미다.

그런 해석도 나올 법도 하나 지역 특성으로 볼 때 용산은 막강한 인프라를 갖춘 강남의 경쟁 대상이 못 된다는 게 중론이다. 여의도는 입지가 좁아질지 모른다. 워낙 국제 업무단지 위상이 높은데다 세계적인 명소로 이름이 나면 금융기관들이 속속 국제단지로 넘어올 여지도 있다.

걱정되는 것은 업무 시설 공급 과잉 우려다. 강남 삼성역을 비롯한 서울 주요 지역에 대규모 업무 단지 조성 계획이 잡혀 있는데다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 역세권에 각종 개발 사업이 동시 다발로 진행될 판이어서 이 많은 공급량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점이다.

어찌됐던 용산 국제 업무단지 개발 사업이 다시 좋은 기회를 맞았다. 이번엔 꼭 성공하길 기대한다.

▲ 최영진 대기자 / 도시계획박사


KPI뉴스 / 최영진 대기자 choibak1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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