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의 경제분석] 규제 완화가 걱정되는 이유

UPI뉴스

| 2022-07-17 17:30:04

카카오는 쪼개기 상장, 네이버는 먹튀로 논란 야기
이들이 '자율규제'를 행할 만큼 투명성, 도덕성 있나
유통권력의 자율규제로는 입점업체·소비자 보호못해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대한 규제 완화는 재고해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넘었다. 아직 경제 정책의 방향성이 모호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규제를 풀겠다는 쪽에 무게를 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고 그런 움직임은 취임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규제 개혁이라는 대명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한 쪽으로 너무 몰아가다 보면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 규제 완화…득보다 실 우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말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규제보다는 육성에 방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법적인 규제를 강행하기보다는 업계의 자율규제를 유도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이전 정부에서 추진된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대한 규제가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은 중개 수익이 1000억 원을 넘거나 중개거래 금액이 1조 원 이상인 거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고 있다. 입점업체에 대한 갑질을 막기 위해 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하고 필수 기재사항 등을 규제하고 있다. 만약 이 법이 무력화되거나 백지화된다면 수많은 소상공인의 피해가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은 상거래에서 거대 권력으로 자리 잡았다. 중개 수수료나 결제 수수료, 배달 비용까지 일방적으로 정하면 입점업체나 납품업체는 그대로 따르거나 사업을 포기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따라서 이러한 비용이 어떻게 계산된 것인지 근거를 제시하게 하고 비용을 변경하는 데 대해서도 합리적 절차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을 온라인 플랫폼 업체의 선의만 믿고 자율적인 규제에 맡겨도 좋은 것일까? 그만큼 우리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이 과연 자율규제를 수행해나갈 만큼 투명성이나 도덕성이 갖춰져 있는가?

카카오, 쪼개기 상장에 경영진 먹튀 논란

카카오 그룹은 주식시장에서 이미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의 잇따른 상장으로 몸집을 부풀려왔다. 그러나 그 이후 주가는 폭락하고 말았다. 카카오 그룹 5개 상장사의 시가 총액은 자회사 상장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말과 비교했을 때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자 경영진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먹튀 논란을 일으켰고 대주주가 시간 외 거래에서 대규모 블록딜을 행사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최근에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매각 추진이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수익을 내기 시작한 카카오 모빌리티를 매각하게 되면 차기 성장동력의 한 축이 사라져 장기적으로 성장성 약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 입점업체에게 필수적인 정보조차 엉터리

전자 상거래에서 기본은 투명한 정보 공개라고 할 것이다. 그 가운데 회원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입점업체로 봐서는 중요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네이버의 유료 회원 수가 자체적으로 밝힌 것보다 훨씬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네이버는 유료 회원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멤버십 회원 수가 최근 누적 기준 8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등록 회원은 4백만 명 수준이고 실제 돈을 내는 유료 회원 수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이 보고서가 대체로 사실에 접근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네이버가 밝힌 누적 등록 회원이라는 개념은 지금까지 가입했다가 탈퇴한 회원까지 모두 합산된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런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했던 것이다. 또 유료 회원 1명이 3명까지 초대할 수 있고 이 경우 4명 모두 회원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실제 유료 회원은 2백만 명이 안 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이게 사실이면 쿠팡보다 회원 수가 적은 것은 물론 신세계그룹의 통합 유료 회원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네이버 회원에 대한 일방적인 혜택 축소

네이버는 지난달 말부터 포인트 적립 혜택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핑 라이브를 시청하면 구매 금액의 2%를 네이버 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톡톡'이라는 메시지 알림 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구매 금액의 1%를 네이버 페이 포인트로 주던 것을 없앤 것이다.

이러한 혜택은 2년 전 유료 회원제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시작하면서 가입을 유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문제는 혜택을 없애면서 가입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종료된 혜택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할 때 프로모션 성격으로 제공했던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비스의 운영상황에 따라 혜택이 생길 수도 있고 없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공정위 지침에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이용약관을 개정할 때 최소 30일의 유예기간을 두고 공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것도 권고 사항일 뿐 강제력은 없다고 한다.

'법대로'가 자율규제의 기준이어서는 안된다

논란이 된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행태를 보면 하나 공통점이 있다. 실정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실정법을 어기지 않았으니 잘못이 없다는 게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전자 상거래는 새로운 산업이다. 기존 실정법은 이들의 일탈 행위를 예측하지 못했고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법체계상 소송을 통해 소비자의 권리가 보호받기를 기대하는 것은 난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보다는 육성에 방점을 두고, 규제는 자율규제에 맡긴다면 입점업체나 소비자가 보호받을 수 없을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가 실정법이 아닌 상대방이 입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우려를 자율규제의 기준으로 삼기를 기대해야 하겠지만, 그것은 고양이가 생선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 김기성 경제평론가

● 김기성

△ 서울대 사회학과 △ SBS 경제부장 △ SBS 뉴욕 특파원 △ SBS 보도제작국장 △ SBSCNBC 대표이사 △ TV조선 뉴스센터장 △ 서울예술대학교 교수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