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의 부동산 경제] 새 아파트에서 빈 집 많이 나오겠네
최영진
choibak14@kpinews.kr | 2022-07-17 13:28:02
전국 아파트 입주 전망지수, 전월보다 4.3P 하락
서울 78.3·인천 66.3·전국 68.3…실입주율은 양호
향후 실입주율 봐가며 탈출 전략 모색해야 할 때
경기 침체기에는 되도록이면 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얘기는 안하는 게 좋다고 하나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불경기 때 부정적인 소리를 쏟아낼수록 시장은 더 얼어붙게 된다는 것을 알지만 눈에 보이는 현상을 그냥 못 본척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정보력이 약한 일반 개인 입장에서는 경제 상황을 면밀히 진단해 그에 맞춰 대비하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볼 때 부정적인 견해도 쓰임새가 있을 듯하다.
부동산 경기 상황도 다르지 않다. 길게 봐서 1년 전에 여러 경기 지수를 진단해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미리 예측하고 이를 고려해 대비를 한다면 경기 급랭으로 인한 피해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미 진행된 일이야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탈출 전략을 세워 놓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아파트 전망 지수 나빠지면 입주시장 침체
그런 의미에서 주택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 하나를 진단해 보려 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매달 주택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아파트 입주 전망지수를 보면, 앞으로 새 아파트 입주율이 떨어질 여지가 높아 보인다.
관련 자료를 좀 자세하게 진단해보자. 7월 전국 아파트 입주 전망 지수는 68.3으로 전월 72.6에 비해 4.3 포인트 낮아졌다. 그만큼 입주하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서울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78.3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긴 하지만 전월보다 6.7 포인트 떨어졌다.
입주율 자체로 보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지만 입주 시장 침체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은 지수 하락폭이 3.4로 전국 평균 하락폭보다 적지만 지수 자체가 66.6이어서 입주 사정이 그만큼 안 좋다는 평가다. 경기도는 지수 하락세가 13.7로 강원(17.8) 다음으로 강해 앞으로 입주율이 확 떨어질 것이라는 해석을 낳는다. 지난달 주택업체들은 이번 달 새 아파트 입주 사정이 엄청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말이다.
입주 전망 지수가 전월 대비 높아진 지역도 있다. 제주는 상승폭이 15.9로 가장 크고 부산도 9.5나 된다. 경남·울산도 입주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입주율은 80%대로 아직 양호한 편
물론 지수는 주택업체들이 체감하는 전망 수치일 뿐 실제 입주율은 아니다. 지난달부터 입주시장이 악화할 것 같다는 분위기가 주택업계에 팽배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실제 입주 사정은 어떨까. 지난 6월 전국 평균 입주율은 82.9%이고 서울은 90.5%에 달한다. 인천·경기권도 84.7%이고 다른 지역도 80%대 초·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결코 나쁜 수준이 아니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입주율이 거의 100%에 달하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으로 볼 때 현재의 수치는 양호한 편이다.
7월 전망 지수가 안 좋게 나왔다고 실제 입주 시장도 그렇게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달 실제 입주율 조사 수치를 봐야 한다는 소리다.
집 안 팔려 입주 못하는 현상 경기 침체 여파
문제는 미 입주 사유가 시장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점이다. 기존 주택이 안 팔려 입주를 못하겠다는 비율이 41.2%로 전월대비 9.7% 포인트 증가했다. 그 다음은 세입자 미확보(33.3%), 잔금 대출 미확보(25.5%) 순이다. 4월과 5월만 해도 기존 주택 매각 지연 비율은 각각 36.7%, 31.5% 수준이었다. 지난 달 소유 주택이 안 팔려 입주를 못한다는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은 주택 거래가 대폭 감소한데 따른 영향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를 고려할 때 7월 아파트 입주시장에는 찬바람이 거세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 새 아파트에 빈집이 많이 생기면 집값·전세가격도 떨어지게 되고 이는 기존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쳐 이래저래 주택경기 침체 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입주율 하락을 막기 위해 주택 거래 활성화와 무주택자에 대해 대출 확대 지원 강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지금 같은 처지에서는 효용성이 없어 보인다.
주식 같으면 손해보고 파는 이른바 '손절'이라도 하겠지만 전 재산이 묶여 있는 주택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로선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앞으로의 실제 입주율 추이를 봐가면서 탈출 전략을 짜 보면 어떨까 싶다.
KPI뉴스 / 최영진 대기자 choibak1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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